우리 산하와 문화재

고창 (5) 선운사 입구, 고창 삼인리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

모산재 2011. 3. 8. 18:52

 

고창읍성을 돌아보고 난 다음날 선운사로 향한다.

 

오늘은 선운사를 돌아보고 난 다음에 선운사 골짜기를 따라서 도솔암과 마애불, 그리고 낙조대와 투구바위까지 돌아볼 계획이다. 선운산 정상이 336m라니 그리 힘들지는 않을 거다.

 

고창 버스터미널에서 선운사 가는 버스는 거의 매 시간 단위로 있어 불편함이 없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이 있지만, 그것은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 설렘의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다니는 여행은 느긋해서 좋다.

 

 

차창으로 명랑하게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즐기며 20~30분쯤 달렸을까. 어느 새 버스는 선운사 물이 흘러내리는 도솔계곡을 들어서고 있다. 5년만에 찾은 선운사, 그리 달라진 풍경은 없다.

 

관자노리가 얼얼할 정도로 계곡 바람은 싸늘한데, 먼저 바로 개울 건너편으로 보이는 천연기념물 송악부터 찾는다.

 

 

 

 

 

 

 

절벽 아래쪽에 뿌리를 박고 줄기를 부챗살처럼 활짝 펴고 절벽을 타고 올랐다.높이가 15m나 되는 절벽은 송악의 푸른 잎들로 덮였는데, 그 모습이 마치 태극선이나 공작선 같은 둥글부채 같지 않은가...

 

 

그런데 송악은 어떤 나무일까?

 

송악은 오갈피나무, 엄나무, 팔손이나무 등과 함께 두릅나무과의 상록 덩굴식물이다. 아이비(Hedera helix)와 아주 닮았는데 같은 송악속으로 학명은 Hedera rhombea. 두터운 가죽질로 광택이 나는 짙푸른 잎이 겨울에 더욱 빛나는 나무이다. 늦은 가을에 녹색 꽃을 피우고 이듬해 5월에 검은 열매가 익는데, 그 모양이 두릅나무나 오갈피나무를 많이 닮았다.

 

 

 

 

 

 

다른 두릅나무과의 나무와는 달리, 송악은 홀로 서지 않고 줄기와 가지에서 공기뿌리(氣根)를 내려 바위나 다른 나무에 붙어 덩굴처럼 자란다. 특히 바닷바람이 강한 바닷가 마을에는 돌담에 이 덩굴나무를 많이 심는데, 담장에 찰싹 달라붙어 담장을 보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송악을 '담장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선운사 입구의 이 송악은 밑동 둘레가 80㎝쯤 된다고 한다. 나무의 나이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적어도 수백 년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나무가 크고 오래된 것으로도 가치가 크지만 , 이 나무가 자라는 선운사 계곡 삼인리는 송악이 내륙에서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에 가깝다는 점데도 큰 의의가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송악의 푸른 잎을 소가 잘 먹어 남쪽 지방에서는 '소밥나무'라 부른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상춘등(常春藤)'이라 하는데, 고혈압을 완화하고 지혈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선운사가 있는 심인리 계곡에는 천연기념물이 셋 있는데, 그 첫째가 바로 이 송악이요, 둘째가 선운사 뒤안의 동백나무 숲이요, 셋째가 도솔암 아래의 장사송이란 소나무다.

 

 

 

이제 나머지 두 천연기념물을 만나러 갈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