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고창 (6) 선운사 일주문, 미륵보살이 거처하는 도솔산으로 들어서다

모산재 2011. 3. 10. 11:05

 

천연기념물인 송악을 둘러보고 선운사를 향해 발길을 옮긴다. 화창한 날씨인데도 도솔산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바람은 시리게 차갑다. 그래도 맑은 솔향기 느껴지는 바람이 상쾌하다.

 

 

그리고 금방 부처님 세상임을 알리는 일주문이다.

 

선운사가 있어 선운산이라 부르지만 원래 도솔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일주문에도 '도솔산 선운사(도솔산 선운사)'라고 써 놓았다. 집안 아저씨 뻘인 김충현의 멋드러진 글씨로...

 

 

 

 

 

 

도솔산이란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는 것일까. 잠시 '도솔(兜率)'이 뭔지 알아보고 가자. 그래야 도솔산과 도솔계곡에 담긴 부처님 세계가 조금 이해될 거 같다.

 

이 땅에는 도솔이란 말이 참 많이 쓰인다. 유리왕이 지었다는 '도솔가'도 있었고 월명사가 지었다는 '도솔가'란 말이 전해진다. 불교에는 '도솔천'이 있다.

 

그렇다. 도솔은 도솔천(兜率天)을 가리키는 말이다. 제석천이 다스리는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40리)이 되는 곳에 있는 천계(天界)가 도솔천이다. 

 

 거기에 내원궁·외원궁이 있는데 미륵보살은 그 내원에 거처하면서 석가의 교화를 받지 못한 중생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남섬부주(州, 또는 남염부주)에 하생()하여 성불할 시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선운사 골짜기를 도솔계곡이라 하고, 그 골짜기 깊숙한 곳에는 도솔암이 있으며, 도솔암에는 내원궁(院宮)이 있지 않은가. 아, 그리고 도솔암 암벽에는 미륵보살이 후천개벽을 염원하는 중생들의 하계를 내려다보며 지키고 있지 않은가.

 

선운사가 있는 도솔산은 바로 미륵보살이 거처하는 도솔천인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 나는, 미륵보살님을 만나러 도솔산을 오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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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미산(須彌山)과 남섬부주(州) = 남염부주(浮州)

 

수미산(須彌山) 

 

수메루(Sumeru)의 음사(音寫)이며, 약해서 '메루'라고도 하는데, 미루(彌樓:彌漏) 등으로 음사하고 묘고(妙高)·묘광(妙光) 등으로 의역한다. 세계의 최하부를 풍륜(風輪)이라 하고 그 위에 수륜(水輪)· 금륜(金輪:地輪)이 겹쳐 있으며, 금륜 위에 구산팔해(九山八海), 즉 수미산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8개의 큰 산이 둘러싸고 있고, 산과 산 사이에는 각각 대해가 있는데 그 수가 8개라고 한다. 또한 가장 바깥쪽 바다의 사방에 섬(四洲)이 있는데, 그 중 남쪽에 있는 남염부주(南閻浮州)에 인간이 살고 있다고 한다. 수미산은 4보(寶), 즉 황금·백은(白銀)·유리(瑠璃)·파리(玻璃)로 이루어졌고, 중허리의 사방에 사천왕(四天王)이 살고 있으며, 정상에는 제석천(帝釋天)이 주인인 33천(天)의 궁전이 있고, 해와 달은 수미산의 허리를 돈다고 한다. 

 

 

남섬부주(南贍部州) = 남염부주(南閻浮州) 

 

불교의 세계관에 따르면 수미산 주변에 네 곳의 땅이 있는데, 그 가운데 남쪽에 있는 땅을 이르는 말이다. 이곳에만 인간이 산다고 알려져 있다. 염부(閻浮)라는 수목이 많이 자라는 곳이라서 염부주라고도 한다. 본래 염부는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므로 남섬부주는 불교의 발생지인 인도를 상징하는 말로 추정된다. 그밖에 나머지 세 곳의 땅은 동쪽의 동승신주(東勝身洲), 서쪽의 서구부주(西瞿浮洲), 북쪽의 북구로주(北俱盧洲)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곳은 북구로주로서 승처(勝處)라고도 불린다.

 

 

일주문을 지나 전나무 숲속에 있는 부도밭으로 향하려는데, 주황빛 플래카드 하나가 눈에 뜨인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맹렬히 규탄하고 있다. 미륵보살님의 가르침으로 수행에 정진해야할 산중 스님들을 무엇이 이토록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요 근래 무릎 꿇고 기도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스님들의 분노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었다고 하겠지만(이도 대통령으로서 보일 모습이 아닌데), 국민들은 교회 권력 앞에 무릎 끓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