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베트남

태국 깐짜나부리 (1) 전쟁묘지, 전쟁박물관, 콰이강의 다리

모산재 2011. 2. 16. 22:50

 

1월 22일 금요일

 

 

 

 

깐짜나부리(Kanchanaburi) 투어를 떠나기 위해 캄캄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픽업 차량을 기다린다. 그러나 허탈하게도 예정 시간을 한 시간이나 더 지나 해가 환하게 떠오르고서야 차량이 오지 않는가. 여러 숙소에서 투어를 함께 할 사람들을 픽업하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다.

 

깐짜나부리는 태국 서부 깐짜나부리주의 주도로 방콕에서 북서쪽으로 110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무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차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태국과 미얀마 사이 험준한 지역의 철도 건설에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연합군 전쟁 포로를 투입하여 엄청난 사망자를 낸 비극의 역사 현장이다.

 

 

 

깐짜나부리는 서쪽으로는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콰이 강의 두 지류인 콰이노이(Kwai Noi)와 콰이야이(Kwai Yai)의 메끄롱 강이 합류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이 산악지대로 18세기 라마 1세가 미얀마인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세운 성벽도시에서 약 18km 떨어진 곳에 남북으로 길게 벋은 새 시가지가 생겼다. 이외에도 아름다운 폭포와 동굴, 코끼리와 호랑이 등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정글, 선사시대 유적지 등으로 유명해 관광객들로 붐빈다.

 

 

깐짜나부리_20100113

▲ 출처 : 태국관광청

 

 

 

 

 

■ 깐짜나부리 전쟁묘지

 

 

북서쪽으로 두 시간 가량이나 달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연합군 전쟁묘지.

 

화창하게 갠 날씨, 공원처럼 꾸며진 이른 오전의 묘지에는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많이 찾아 붐비고 있다.

 

깐짜나부리에는 쑤싼 쏭크람 청까이(Chong Kai)와 쑤싼 쏭크람 던락(Don Rak) 등 2개의 유엔군 묘지가 있는데, 규모가 훨씬 큰 이곳 쑤싼 쏭크람 던락를 많이 찾는다. 죽음의 철도 공사에 투입되어 사망한 전쟁 포로 중 6,982구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다.

 

 

 

 

 

마치 동작동국립묘지를 보는 듯한 풍경이다.

 

묘지 사이사이에는 조화가 아닌 아름다운 꽃이 피는 꽃나무를 심어서 보기에 좋다.

 

 

 

 

 

유엔군 묘지 한쪽 옆에는 화교들 묘지가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 묘지 입구 벽에 새겨진 명문

 

 

 

 

 

 

지근 거리에 제쓰 전쟁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유엔군 묘지 오른편에 자리한 태국-버마 철도 센터(Thailand-Burma Railway Center)는 박물관을 겸한 세미나실, 도서관, 커피숍을 함께 갖추고 있다.

 

그리고 연합군 묘지를 떠나 금방 깐짜나부리 거리에 들어서고 전쟁박물관 앞에 차는 멈춰 선다.

 

 

 

 

 

■ 아트 갤러리 &전쟁 박물관(War Meseum)

 

 

콰이 강의 다리 남쪽에 자리한 박물관으로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이 전쟁박물관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JEATH 전쟁박물관의 인기에 편승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시멘트 건물 내부에 잡다한 소장품을 전시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관련된 내용은 왼편 건물에 사진, 스케치, 모형을 이용해 전시하고 있다. 오른편 건물에는 아유타야 시대의 무기, 태국 왕의 초상화, 박물관 설립자의 초상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입구에는 2차세계대전 당시의 기차가 전시되어 있다. 위로는 뒤쪽에 연합군 국기들이 걸려 있고, 앞쪽에는 일장기가 걸려 있어 묘한 느낌이 든다.

 

 

 

 

 

 

 

JEATH 전쟁박물관은 이곳에서 남쪽으로 십 수 킬로미터 떨어진 매클롱(Mae Klong)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1977년에 왓 차이춤폰(Wat Chai Chumphon) 포로수용소 내부 전쟁 포로들의 막사를 이용하여 포로 수용소를 재현한 야외 박물관이다. JEATH는 당시 포로들의 국적인 Japan(일본), England(영국), America(미국), Australia(호주), Thailand(태국), Holland(네덜란드)의 앞글자를 따다가 전쟁의 참혹함을 되새기기 위해 DEATH를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지었다.

내부에는 1942~43년 전쟁 당시 죽음의 철로를 건설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포로들의 작업도구나 생활상, 각종 전쟁 기록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으며, 특히 태국인과 전쟁포로들이 실제 상황을 찍은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다.

전쟁이 끝난 후 이곳에서 죽어간 수많은 포로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하여 차이춤폰 사원 승려들(현 주지스님 등)의 노력으로 이 박물관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는 전쟁박물관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콰이강의 다리로 가는 길, 상가에서 꼬마 호랑이를 만나 구경하기도 하고, 시장에서 자몽 비슷한 커다란 열대과일, 수박처럼 큰 포멜라(pomela)를 사서 그 시원새큼한 맛을 즐기기도 한다.

 

 

 

 

 

■ 콰이강의 다리

  

 

깐짜나부리를 대표하는 볼거리로 콰이 야이(Kwai Yai) 강 위에 놓인 다리다.('야이'는 '크다'는 뜻의 타이말이다.) 다리의 아름다움보다는 1957년 데이비드 린 감독에 의해 제작된 영화의 명성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쟁박물관 부근 옥상에서 바라보는 콰이강의 다리는 비극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힘들 만큼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하다.

 

 

 

 

 

 

 

다리 주변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공원처럼 잘 정돈되어 있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 그 위에 떠 있는 수상가옥들과 작은 배들, 여유롭게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 그 어디에서도 다리 건설 공사를 하다 물에 추락하여 죽어갔던 70여 년 전의 끔찍한 역사를 읽어내기는 어렵다.

 

 

 

 

 

 

 

콰이 강의 다리는 태국에서 버마까지 415km를 연결하던 죽음의 철도의 한 구간으로 일본군이 인도 지역으로 전선을 넓히기 위해 전쟁 포로를 동원해 만들었다. 연합군에 의하여 말라카 해협과 싱가폴 해안을 잇는 수로와 항공로가 끊기게 되자, 일본군들은 물자를 수송할 육로 확보를 위해 죽음의 철도와 콰이강의 다리 건설에 나선다.

 

연합군 포로 1만 6천여 명과, 강제 노역자 4만 9천여 명을 투입하였는데, 험준한 지형에 극한의 노동으로 엄청난 희생자가 생겨나며 '죽음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목조로 만들어진 교량은 1943년 2월에 최초로 기차가 지나간 후 3개월 후에 철교로 바뀐다. 이 다리는 1944년 연합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후, 종전 이후 다시 복구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지에서는 '싸판 매남 쾌'라 부른다.

 

 

 

 

 

 

관광객들은 너나없이 철길을 걸어 강 건너편을 건너 갔다 돌아온다. 

 

현지인들의 통근 및 통학을 위해, 그리고 관광객들의 체험을 위해 하루 세 차례 이 다리를 건너 기차가 운행된다고 한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건너다니는 철교라 다리 중간에는 사람들이 기차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콰이강의 다리를 돌아본 후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