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경주 남산 (2) 머리 없는 삼릉계곡 석조여래좌상

모산재 2010. 12. 25. 16:00

 

삼릉을 돌아보고 난 다음 다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솔숲이 주는 아늑한 느낌과 햇살이 비쳐드는 기운 때문인지 귀가 아리게 시리던 공기가 한결 푸근해진 듯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길가에는 탑의 잔해로 보이는 석물 몇 개를 늘어 놓았다. 남산 곳곳에는 아직도 묻혀 있는 문화재가 지천이라는 말이 절로 느껴진다. 이 된다. 절터만 100여 곳이고 발견된 불상이 80여 개, 불탑이 60여 개라고 하는데  파괴되어 사라진 불탑과 불상이 또 얼마나 더 있을는지... 

 


 

 


그리고 한 300m쯤 걸었을까. 길가 너럭바위 위에 머리 없는 불상 하나가 나타난다. 

 

 



■ 삼릉계곡 석조여래좌상
/ 비지정문화재

 


이 석조여래좌상은 1964년 8월 동국대학교 답사팀에 의해 현재의 자리에서 약 30m 남쪽 땅 속에서 머리가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1970년 중반까지 근처 개울에 엎어져 있는 것을 현재의 위치에 세운 것이다. 조선시대 때 유생들에 의하여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이 1.6m, 무릎 넓이 1.56m 규모의 좌상은 머리 부분이 사라지고 양쪽 무릎도 파손되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비교적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 가사의 유려한 주름, 특히 왼쪽 어깨에서 흘러내려 매듭진 가사끈과 아래 옷을 동여맨 끈, 그리고 무릎 아래로 드리워진 두 줄의 매듭이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용장사 삼륜대좌불과 함께 복식사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전체적인 형태로 미루어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가사의 옷주름과 끈 매듭이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오른쪽 어깨를 내 놓은 우견편단의 뒷모습 역시 옷주름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전체적으로 정교하지만 좌대는 깨어져 나가고 없어 그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다.

 

머리와 좌대 등 파손되어 나간 부분이 많은 탓인지 이 석불은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채 계곡을 우두커니 지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 석조여래좌상 바로 왼쪽 언덕 위에 마애관음보살입상이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