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늦가을 굴업도 (2) 늦은 햇살 비치는 서쪽해안, 느다시 매바위

모산재 2010. 12. 15. 10:30

 

 

개머리 능선을 넘어서 굴업도의 서쪽 끝 해안으로 내려선다. 구름에 가리긴 했지만 바닷물결이 몸을 뒤틀며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반사하는 빛에 눈이 부신다.

 

덕물산이 있는 굴업도의 동쪽 끝을 동뿌리라 하고 매바위가 있는 서쪽 끝인 이곳을 '느다시뿌리'라 부른다. '느다시'란 '해가 늦게까지 지지 않는 곳'이란 뜻을 가진 말로 해를 늦도록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해안은 절벽이다. 절리가 진행된 바위 벼랑은 붉은 빛깔을 띠며 단풍처럼 아름답다.

 

 

 

 

 

 

 

절벽 바위틈에는 노란 산국과 연보랏빛 해국 꽃들이 환하게 피어나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우고 있다.

 

 

 

 

 

 

 

구름 사이로 은은히 배어 비치는 햇살을 배경으로 낭자들이 포즈를 잡았다.

 

 

 

 

 

벼랑에 핀 산국과 해국

 

 

 

 

 

 

 

절벽 위의 숲은 거의 관목상에 가까운 소사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었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인 매가 서식하며 서풍을 타고 비상은한다. 그래서 매바위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해안절벽의 바위 위에는 애기향유 꽃이 융단처럼 지천으로 피었다.

 

 

 

 

 

 

 

우리 뒤를 이어 내려오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천막을 치고 홀로 하룻밤을 보내며 굴업도의 지기를 받고 자신과 대면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의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개머리 구릉을 다시 되넘어가는 길...

 

 

 

 

 

어두운 소사나무 숲,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았을 듯한 장구채 꽃을 힘들게 담아 보았다. 잊혀지는 걸 아쉬워하는 게 인간이다.

 

 

 

 

 

노출을 시키고 잡아본 개머리 능선

 

 

 

 

 

 

금방망이 한번더

 

 

 

 

 

 

개머리 북쪽 해안

 

 

 

 

 

다시 큰말 해변, 사구 발치에 남은 바람 흔적

 

 

 

 

 

해는 지고 붉은 노을만 탄다.

 

 

 

 

 

오누이로 보이는 꼬마가 독차지한 바다 놀이터.

 

 

 

 

 

 

고씨네 민박으로 돌아오니 벌써 캄캄하다.

 

저녁밥도 맛깔난다. 반찬도 국도 점심때와 다른데 모두 굴업도에서 기르고 거둔 것들이다. 온전한 굴업도의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