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활나물(Crotalaria sessiliflora) 이야기, 활나물 꽃과 열매

모산재 2010. 11. 7. 22:59

 

 

구부러졌다 활나물이요 펄럭펄럭 나비나물

이 나물 저 나물 바삐 펴서 채광우리를 채와가지구

해지기 전에만 집에 가자.

- 끔대끔대 끔대끔 놀아라, 끔대끔대 끔대끔 놀아라.

 

 

서도민요에 '나물타령(끔대타령)'이 있다. 후렴구가 달려 있고 모두 4절로 되어 있는데 위에 소개한 것은 제1절이다. '구부러졌다 활나물' 이라고 하였으니 활나물 모양이 활처럼 휘어져서 생긴 이름일까. 아니면 '낮에도 밤나무, 십리절반 오리나무'라는 '나무 노래'처럼 이름을 언어유희로 지은 노래일까. 

 

활나물의 모양을 보고 활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꽃도, 잎도, 열매도 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흔히 줄기가 활처럼 휘어진다 해서 활나물이라고 설명하지만, 활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이는 길게 펼쳐진 잎과 줄기가 교차되는 모양에서 활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무리 있어 보이는 설명이다.

 

어쨌든 활나물은 활나물이다. 밤나무가 밤(夜)과 상관 없어도 밤나무이듯이...

 

 

 

 

 

 

 

활나물은 산과 들 햇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라는 콩과의 한해살이풀이다. 구령초(拘鈴草), 불지갑(佛指甲)으로도 불린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고 하지만 아무데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풀이 아니다.

 

높이 20∼70cm로 자라고 위에서 가지가 갈라지는데, 잎의 표면을 제외하고는 전체에 털이 있다. 콩과식물은 대개 세잎나기이지만 활나물은 콩과식물로는 드물게 홑잎이다.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형인데, 잎자루가 없다.

 

꽃은 7∼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하늘색 꽃이 피며,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은 2개로 갈라지며 위는 2개 아래는 3개로 갈라져 있다. 꽃은 정오 무렵에 피어서 오후 3시 무렵이면 꽃잎을 닫아 버려 꽃을 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단다.

 

꽃받침은 꽃이 진 다음 자라서 열매를 둘러싼다. 열매는 9∼10월에 협과로 달린다. 꼬투리는 타원형이고 갈색 털이 빼곡히 자라며 2개로 갈라진다.

 

 

 

 

 

 

 

활나물의 학명은 Crotalaria sessiliflora이다. 속명 'Crotalaria'는 아기들의 완구 딸랑이를 가리키는'crotalon'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하는데 열매 속의 종자가 달랑거리는 모습을 비유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명은 'rattlebox'(딸랑이상자)가 되었다. 그 외에 'purpleflower crotalaria'(보랏꽃 크로탈라리아)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는 '다누기마메(タヌキマメ)라고 부르는데 '너구리콩'이라는 뜻이다. 털이 북실한 데서 붙은 이름인 듯하다.

 

 

 

 

 

 

 

활나물은 이른 봄에 연한 순을 채취해서 데쳐서 말린 뒤 물에 불려서 나물로 볶아 먹는다.

 

활나물을 야백합(野百合), 농길리(農吉利)이라 하며 약용한다. 활나물에는 7종의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 함유량이 비교적 많은 것은 모노크로탈린 외 2종이다. 열을 가라앉히고(淸熱) 습한 기운을 다스리며(利濕), 종기를 가라앉히고(消腫), 뱀독 같은 독을 푸는 효능이 있다. 활나물은 자양강장 효능이 뛰어나서 신기음허(腎氣陰虛)를 다스린다. 

 

활나물은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모노크로탈린을 비롯한 7가지 알칼로이드가 식도암, 피부암, 자궁암, 폐암, 직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백혈병, 만성기관지염 등의 치료에 일정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피부암에는 활나물을 짓찧어 붙이거나 바탕약을 섞어 바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