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와 물새

나무와 성벽 타기의 명수, 동고비(Sitta europaea)

모산재 2010. 10. 17. 00:49

 

남한산성길을 걷다 보면 동고비라는 작은 새를 종종 만난다. 성벽을 위로 아래로 옆으로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때도 있고, 붉은 비늘이 아름다운 커다란 소나무 줄기를 타고 노는 모습을 만나기도 한다. 성벽이건 나무건 동고비는 평지나 다름없이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며 걸어다닌다. 작은 새이지만 가늘고 긴 발가락이 바위나 나무를 타기에 알맞게 발달한 듯하다.

 

동고비(nuthatch)는 참새목 동고비과에 속하는 새로 우리 나라 전역에 번식하는 흔한 텃새이다. 저지대에서 고산지대에 이르는 낙엽활엽수림이 있는 산지의 숲속이나 도시의 공원에서 생활한다. 

 

몸길이 13.5cm, 날개길이 7.5∼8.5cm이다. 등은 잿빛이 도는 청색이고 배는 희고 옆구리는 오렌지색이며 겨드랑이와 아래꽁지덮깃에는 다갈색의 무늬가 있다. 부리에서 목 뒤쪽으로 흰색의 가는 눈썹선과 검은 눈을 지나는 선(裏眼線)이 있다.  

 

 

 

 

↓ 남한산성

 

 

 

 

 

 

나무 위의 생활이 주가 되며, 나무줄기나 가지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며 먹이를 찾는다. 머리를 아래로 한 채 거꾸로 다니기도 하고 굵은 나뭇가지 아래쪽을 기어다니기도 한다. 울음소리가 크고 금속성 소리를 낸다.  

 

둥지는 딱따구리의 낡은 둥지나 나무구멍을 이용하여 틀고 출입구가 크면 흙으로 입구를 막아 좁힌다. 여름에는 거미류곤충류를 잡아먹고 겨울에는 식물의 씨앗이나 나무열매도 먹는다. 절의 쓰레기통과 부근에 버린 과자와 빵조각도 주워먹는다.

 

흔히 박새나 쇠박새의 무리 속에 섞여 지낸다. 혼자 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며, 4~6월 중 한배에 7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흰색바탕에 엷은 자주색과 붉은 갈색의 얼룩점이 있다. 14~15일간 알을 품은 후 부화되면 23~25일간 새끼를 키워 독립시킨다.

 

 

 

 

 

 

 

  

 

 

 

우수리·아무르 지역, 중국 동북지방,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을 포함하는 이 지역에는 아종(亞種)인 시타 유로파이아 아무렌시스(S. e. amurensis)도 분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