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와 물새

유일한 여름 텃새 오리, 흰뺨검둥오리(Anas poecilorhyncha |spot-billed duck)

모산재 2009. 10. 26. 23:53

 

광릉의 어느 습지에서 물가 언덕에 자란 버섯 사진을 찍다가  돌아서는 순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듯이 웅크리고 앉은 대형 조류 한 마리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이 녀석 외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만 아무래도 집에서 기르는 오리는 아닌 듯 싶다.

 

 

 

 

한눈에 보아도 오리나 기러기 종류인데, 이 땅에 날아드는 기러기과의 조류가 수십 종이니  녀석의 정체를 알아보지 못한다. 다만 겨울철에 날아드는 기러기과 조류와 달리 가을에 보인다는 점, 보통의 오리나 청둥오리에 비해 엄청 큰 덩치인 점, 검푸른 부리와 속날개와 오렌지색 다리와 눈가의 검은 줄무늬를 특징으로 도감을 찾아 보았더니….

 

바로 흰뺨검둥오리다.

 

이 땅을 찾는 유일한 여름 오리라는데, 1950년대까지만 해도 겨울철새였지만 1960년대부터 호수나 못·습지·간척지·논·하천 등 평지의 물가에서 흔히 서식하는 텃새가 되었다고 한다. 여름에는 암수 1쌍이 짝지어 갈대·창포 등이 무성한 습지에 살고, 겨울에는 북녘의 번식 집단이 내려와  큰 무리를 지어 함께 겨울을 나므로 더욱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가을에 만난 이 녀석은 텃새일 텐데, 짝을 어디에 두고 저리 외롭게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란 말인가. 

 

 

 

 

 

흰뺨검둥오리 Anas poecilorhyncha |spot-billed duck / 기러기목 오리과

 

몸길이 약 61cm의 대형 오리이다. 몸 전체가 다갈색이고 머리와 목은 연한 갈색, 배는 검은 갈색이다. 날 때에는 흰색의 날개밑면과 날개덮깃 등이 특징적이다. 다리는 선명한 오렌지색이며 부리는 검정색이나 끝은 노란색이다. 암수가 거의 같은 색깔이다.

 

한국에서는 전국에서 흔히 번식하는 유일한 여름오리이자 텃새인데, 겨울에는 북녘의 번식집단이 내려와 함께 겨울을 나므로 더욱 흔하게 볼 수 있다. 호수나 못·습지·간척지·논·하천 등 평지의 물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여름에는 암수 1쌍이 짝지어 갈대·창포 등이 무성한 습지에 살고, 겨울에는 큰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초지에서는 쉽게 날아오르지 않지만 탁트인 호수나 바다에서는 청둥오리보다 먼저 사람을 피해 날아간다.

 

물가 풀숲에 둥지를 틀고 한배에 10∼12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암컷이 알을 품으며 기간은 21~23일이다. 먹이는 주로 수초의 잎이나 줄기·새싹·풀씨·열매를 먹고 곤충류·무척추동물 등의 동물성 먹이도 잡아먹는다.

 

동부 아시아의 한국·아무르·사할린(남부)·중국 등지에서 번식하며, 번식지의 남쪽에서 겨울을 난다. <두산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