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와 물새

교정으로 날아든 직박구리(Hypsipetes amaurotis | brown-eared bulbul)

모산재 2009. 11. 27. 23:56

 

토요일, 햇살이 나긴 했지만 연무가 뿌얘서 산뜻한 느낌이 들디 않은 오전, 정보관과 교실 사이 뜰에서 찢어지듯 시끄럽게 울어제끼는 낯익은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삐~요, 삐~요, 삐~ 삐~ 삐~익'

 

나야 요렇게 점잖게밖에 울음소리를 나타내지 못하지만, '야사모' 게시판 댓글에서 초이스님은 이 시끄러운 놈의 소리를 요렇게 재미있게 표현한 적이 있다.

 

   요 쉐이~!!

   무지 시끄럽심미데이~~

   삐약삐약~ 켔다가... 삑삑~ 켔다가, 삐욱삐욱~ 빽빽~ 벨 소릴 다 함니더!

 

이름이 어째서 직박구리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자의식이라곤 한 점 없이 아주 박력있게 질러대는 울음소리에 '직박'이란 이름의 어감이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야 든다.

 

온 몸이 잿빛을 띤 갈색을 하고 귀 주변에 밤색 무늬가 뚜렷한 이 녀석의 영어 이름은 'brown-eared bulbul'이다. 'bulbul'이 뭘까 하고 찾아보니 "페르시아의 시에 나오는 명금(鳴禽) 나이팅게일'이라고 한다. 나이팅게일이야 우는 소리가 매우 아름답다고 알려진 새 아닌가. 그래서인지 'bulbul'이란 말은 '가수', 또는 '시인'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요 시끄럽게 우는 놈을 '갈색 귀의 나이팅게일'이라고 하였으니 혈통도 다른 딱새과의 명창 나이팅게일과 동열로 봐 줬다는 이야기다. 

 

자귀나무에 앉아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입을 한껏 벌리며 우는 녀석의 표정을 담아 본다. 시끄러운 울음소리에 희끄무레한 연무도 걷히는 듯한 느낌이다.

 

 

 

↓ 태릉 어느 학교 교정

 

 

 

 

 

  

 

 

 

 

 

 

직박구리 Hypsipetes amaurotis | brown-eared bulbul / 참새목 직박구리과

 

몸길이 약 27.5cm이다. 암컷과 수컷 모두 머리꼭대기와 뒷목이 남청색을 띤 엷은 잿빛으로 각 깃털 끝은 뾰족하다. 등, 허리, 위꼬리덮깃은 어두운 시멘트 색을 띤 잿빛으로 각 깃의 가장자리는 약간 엷은 색이다. 눈앞은 어두운 갈색이며, 귀 깃과 앞 목에 이르는 부분은 밤색의 띠로 되어 있다. 턱밑, 턱 아래 부위, 목은 엷은 잿빛이며, 윗가슴은 어두운 잿빛으로 각 깃털의 가장자리는 엷은 색이다.

 

무리를 지어 시끄럽게 지저귀는데, 울음소리가 음악적이고 특히 한국에서는 겨울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새이다. 날 때는 날개를 퍼덕여 날아오른 뒤 날개를 몸 옆에 붙이고 곡선을 그리면서 날아간다. 날 때에도 잘 울며 1마리가 울면 다른 개체가 모여들어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다.

 

한반도의 중부 이남 지역에서 흔히 번식하는 텃새이다. 겨울에는 보통 평지로 내려와 마을 부근 나무에서 3∼6마리씩 무리를 짓는다. 여름철에는 암수 함께 살고 이동할 때는 40∼50마리에서 수백 마리에 이르는 큰 무리를 지을 때가 있다. 주로 나무 위에서 살고 땅 위에 내려오는 일은 거의 없다.

 

잡목림이나 낙엽활엽수림 또는 키가 큰 관목림나무껍질과 뿌리를 가지고 둥지를 트는데, 나뭇잎에 가려져 있는 나뭇가지에 밥그릇 모양으로 만든다. 5∼6월에 한배에 4∼5개의 알을 낳으며 알은 엷은 장밋빛 바탕에 붉은 갈색의 얼룩무늬가 있다. 먹이는 겨울에는 주로 식물의 열매를 먹고 여름에는 동물성인 곤충을 잡아먹는다.

 

구북구 동부와 한국·일본·타이완·루손섬 등지에서 번식하며 북부의 번식 집단은 남쪽으로 내려가 겨울을 난다. <두산백과사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참조>

 

구북구(舊北區, Palearctic) : 생물 지리구 중 하나로 유라시아 대륙의 히말라야 산맥 이북 지역을 가리킨다.  중국남부에서인도에이르는지역을제외한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북부등지를포함하며, 가장진화된형의동식물이분포한다. 기후는 남쪽 대부분이 온대이며, 식물은 스텝(온대초원)·온대 낙엽수림·침엽수림이 펼쳐져 있고, 그 북쪽은 툰드라로 이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