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무의도(3) 까치놀 어촌체험마을에서 실미도까지 걷는 길

모산재 2010. 8. 7. 13:02

 

새벽에 비가 쏟아지는 소리에 얼핏 잠을 깬다. 어제 오후 바람 한 점 없이 후텁지근하더니 결국 비가 되어 내리는 모양이다.

 

날이 밝아 일어났을 때에도 여전히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 잠깐 비는 그치는 사이,  엊저녁 식사를 한 곳에서 또 아침을 먹기가 뭣해 배낭을 메고 식당을 찾아 나선다. 

 

 

숙소 부근 뜰에는 참골무꽃과 함께 끈끈이대나물 핑크빛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그리고 아욱 꽃도 피었다.

 

 

 

 

 

공터엔 기생꽃이 기생보다도 더 예쁘게 환하게 피었다.

 

 

 

 

 

 

까치놀섬마을 주변은 무의도의 평야지대라 할만큼 땅이 넓다. 호룡곡산과 국사봉 능선이 이어지는 곳에 자리잡은 마을 주변의 들판은 두 산의 너른 품에서 흘러내린 수량이 풍부해서 개울에도 맑은 물이 흐르고 크고 작은 습지도 많다.

 

 

연못을 가득 덮고 있는 이 물풀은 이삭물수세미인가...?

 

 

 

 

 

 

포내마을은 까치놀섬마을이라는 이름의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되어 있고, 여러 가지 청소년, 또는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촌체험마을로 외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숙박 시설 등 택지를 위해 포클레인을 동원해 연못 등 자연 습지들을 메우고 있어 안타깝다. 도시인들에게 자연 체험을 하게 하는 것으로 경제적 활로를 개척하는 한편 호룡곡산과 갯벌을 이어주는 소중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을의 원래 모습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른쪽으로 모두 들판과 자연습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평지들이 택지로 조성중이다.

 

 

인천 까치놀섬 [농촌전통테마]

출처 : http://kkachinol.go2vil.org

 

 

도로 주변 마을의 논과 습지를 밀고 메워서 외지인들을 수용하기 위한 어촌체험마을 숙소 건물들을 대단위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물들도 군대막사나 창고처럼 획일적이어서 묘미도 없다.

 

아마도 이 마을처럼 다양한 자연 습지가 잇는 마을도 드물 것이다. 오히려 습지를 살려 또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습지를 메우고 이처럼 획일적인 건물을 짓기보다는 습지를 벗어난 곳에 습지와 어울리는 전통 농촌형 건물을 짓는다면 더 좋을 것을...

 

 

 

 

 

아침을 먹을 만한 식당을 나선 길인데 식당은 찾지 못하고 발길이 이끄는 대로 갯가로 나가본다. 갯가로 이어지는 길목은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마을 사람들이 생업을 유지하는 어패류를 채취하는 곳이다.

 

썰물 상태의 갯벌은 넓게 펼쳐져 있고, 멀리 바다로 향하는 긴 데크가 눈에 띈다.

 

 

 

 

 

저 데크가 무엇일까.

 

나중 확인해 보니 어촌 체험마을을 조성을 위해 인천 중구청에서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작년 12월에 준공한 120m짜리 바다 진입 데크이다. 이 시설은 밀물 때 숭어․망둥어 등 바다낚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그 외에 갯벌에서 조개나 바지락, 낙지 등을 잡는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화장실, 세족장, 휴게시설 등 기반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너른 갯벌 이름은 '느지지갯벌'이라 한다.

 

 

무의도 정보를 알아보다가 까치놀섬마을 홈페이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마을 소개글이 올라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훈훈한 옛 전통을 체험하는 마을의 성격을 잘 표현하였다.

 

무의 까치놀 섬마을은
멀리 수평선 위로 황금빛 석양이 잠기는 까치놀을
볼 수 있는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에 오시면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방울을 봅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봅니다.
映窓에 비치는 달빛을 봅니다.
바닷가 고운모래와 모래톱을 봅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갯벌을 봅니다.
우리 마을에서의 하룻밤은 자연을 가슴에 담습니다.

우리 마을에 오시면
어머니의 손끝 맛을 봅니다.
화롯가에 앉아 군밤을 구워먹던 어린시절을 찾습니다.
무쇠 솥에 갓 쪄낸 감자와 옥수수의 맛을 봅니다.
진솔한 우리의 삶을 함께 나눕니다.
정이 담긴 말 한마디와 따듯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에서 어머니의 삶을 봅니다.
할아버지의 거친 손과 땀방울에서 농심을 느낍니다.

우리 마을에서의 하룻밤은 고향의 정을 담습니다.
우리 마을에서의 하룻밤은
자연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어린시절 추억과의 만남입니다.

-무의 까치놀 섬마을주민 일동-

 

 

여기에 어촌체험 프로그램도 네 계절마다 특성화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그렇고 그런 수련 시설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당일치기 프로그램도 있고, 1박2일 프로그램도 있다.

 

'느지지갯벌'이 마을 잎에 있고 바로 너머에는 하나개해수욕장과 자연생태 관찰로가 있고, 호룡곡산과 국사봉이 있으니 자연체험 코스로서는 빠지는 것 하나 없다. 거기에 조개공예체험, 연 만들기 및 날리기, 자치기와 같은 전통 놀이도 곁들인다.

 

특히 마을 앞 '느지지갯벌'에서는 밤에 횃불을 들고 낙지와 게 등을 잡는 '홰바리'라는 체험 활동을 한다. 그리고 이 곳에는 바위에 붙어 사는 굴이 아닌 갯벌에 사는 굴을 캐는데 '굴뽕'이라 부르는 이 섬마을 특유의 해산물이다.

 

 

그리고 '벌버리'라고 하는 향토음식이 있다고 한다. 벌버리는 박대나 조기 등의 생선 껍질로 만든 묵인데, 칼로 썰어 접시에 담아 놓으면 힘없이 벌벌 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섬에 다녀오고 한참 뒤에 알게 된 사실,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맛 봐야겠다.

 

 

더보기
 

※ 까치놀섬마을 어촌체험 일정표

 

    - 출처: 까치놀섬마을 홈페이지(http://kkachinol.go2vil.org)

 

 
당일형
시간
....봄 철
30분
....하늘길산책
60분
....논두렁밭두렁
60분
....점심식사
60분
....조개한섬
60분
....굴/조개구이
60분
....나무/조개공예체험
30분
....반짝장터
 
시간
....여름철
30분
....하늘길산책
60분
....논두렁밭두렁
60분
....점심식사
90분
....해변운동회
90분
....매끈매끈머드
30분
....반짝장터
 
 
   
 
시간
....가을철
30분
....하늘길산책
60분
....논두렁밭두렁
60분
....점심식사
60분
....조개한섬
60분
....굴/조개구이
60분
....망둥이잡이
30분
....반짝장터
 
시간
....겨울철
30분
....하늘길산책
60분
....까치놀연만들기
60분
....점심식사
60분
....논두렁연날리기/자치기
60분
....굴따기
60분
....굴/조개구이
30분
....반짝장터
 
숙박형프로그램(예시)
시간
제1일
제2일
07:00 ~ 08:00
 
느지지일출
08:00 ~ 09:00
아침식사
09:00 ~ 10:00
포도수확/
포도주담그기
10:00 ~ 11:00
해수욕
조개한섬
 
노젓는
뱃사공
11:00 ~ 12:00
 
12:00 ~ 13:00
점심식사
13:00 ~ 14:00
도착한 순서대로 예약확인
반짝장터
14:00 ~ 15:00
마을도착
15:00 ~ 16:00
느지지조개줍기
일몰시간
20:00

(7월 기준)

 
매끈매끈머드
16:00 ~ 17:00
17:00 ~ 18:00
 
저녁식사
18:00 ~ 19:00
 
 
까치놀감상
(자연생태관찰로→정상→재빼기)
 
19:00 ~ 20:00
20:00 ~ 21:00
홰바리
(느지지)
공예체험
(미니어쳐)
21:00 ~ 22:00
자유시간
*위 일정표는 예시 입니다.
계절별, 인원별, 여행계획에 따라 일정표는 변경되오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느지지갯벌을 돌아보고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 

 

 

 

왕질경이로 보이는 녀석을 찍어 보고... 

 

 

 

 

 

습지 변두리에 빼곡히 들어선 애기부들도 담아 보고...

 

 

 

 

 

이곳의 습지엔 백련(흰 연꽃)만 보인다.

 

 

 

 

 

 

 

다시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작은 마을에서 식당을 찾지 못하고 결국 엊저녁 식사를 했던 집을 찾아 백반을 시켜 늦은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나니 빗방울은 더 굵어지고, 할 수 없이 다시 숙소로 들어가서 얼마가 시간을 보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가랑비 정도로 빗방울이 가늘어지자 우산을 쓰고 숙소를 나선다.

 

날씨가 쾌청하다면 국사봉 등반을 했으면 좋으련만 날씨가 궂으니 실미도를 돌아보는 것으로 무의도 일정을 마무리할 작정이다다. 그리 멀지 않으니 실미도까지 걷기로 한다.

 

 

아침 숙소에서도 보이던 콩과식물이 걷는 길 도중 민가 앞에서도 발견한다. 작두콩 비슷하기도 한데...

 

 

 

 

 

타래난초를 만난다. 올들어 처음 만나보는 꽃.

 

 

 

 

 

이렇게 깃꼴로 갈라진 이고들빼기를 강화고들빼기라고 하던가...

 

 

 

 

 

그런데 바로 곁에는 원형을 유지한 이고들빼기가 나란히 있으니, 강화고들빼기는 독립된 종이라기보다는 이고들빼기의 연속변이의 한 모습으로 보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서해 섬에서 만나는 엉겅퀴들은 육지의 것들에 비해 가시가 날카롭다. 그렇다고 가시엉겅퀴로 보기도 그렇다.

 

 

 

 

 

까락이 없는 이 풀은 구주개밀일까...

 

 

 

 

 

이것은 갯보리일 듯하고...

 

 

 

 

 

원추리

 

 

 

 

 

민가 정원의 초롱꽃

 

 

 

 

 

꽃잎이 5개와 6개가 함게 있는 이 녀석, 젓가락나물이었는지 개구리미나리였는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왕비늘사초

 

 

 

 

 

 

큰무리마을에 닿으니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어느 새 햇살이 쨍쨍 내리쬐고 있다. 이곳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어 실미도 방향으로 넘어간다.

 

 

어느 집 담장 안에서 자라고 있는 오갈피나무는 잎이 세잎나기다. 가시가 없는 것이 서울오갈피로 보인다.

 

 

 

 

 

고갯길을 오르며 오랜만에 꽈리꽃을 담아본다.

 

 

 

 

 

고갯마루로 넘어서 실미해수욕장으로 내려서는 길에서 나방을 만난다.

 

 

 

 

 

그런데 특이한 모양의 나방이 풀잎 위에 앉았다. 처음으로 보는 녀석인데 모양이 이상해서 툭 건드렸더니 날개를 편다.

 

 

 

 

 

 

 

실미해수욕장 주변 들은 포도밭이 차지하고 있다. 무의도 포도도 품질이 좋다고 하는데 까치놀섬마을 많은 농가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바닷가 솔숲 언덕에는 버섯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실미유원지, 실미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