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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시대 건너 가기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여, 친북인명사전에 '박정희'부터 올려라

by 모산재 2010. 3. 12.

 

오늘 갑자기 내 블로그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거 왜 이런가, 기이하여 그 원인을 몰라 황망해 하다가 뉴스 하나를 발견하고서야 번개처럼 스치는 것이 있었다.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라는 해괴한 단체가 오늘 친북·반국가행위 인명사전에 수록될 명단 100명을 공개했다는 기사!


확인해보니 과연!


작년 11월말 이 단체가 친북인명사전 소동을 벌인 것을 보며 올린 내 글이 다음 블로그 게시판 머리에 올려져 있는 게 아닌가... 그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 작년에 포스팅한 글 → http://blog.daum.net/kheenn/15853141



그래서 황급히 뉴스를 검색해보니 세상에나...


경 받는 대한민국의 양심들은 다 친북, 반국가행위자, '빨갱이'로 몰아 놓았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강정구 동국대 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소설가 조정래 황석영,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강사, 최열 환경재단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권영길 의원, 김근태 노회찬 전 의원, 이재정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문정현 문규현 함세웅 신부, 진관 수경스님 등...


선정 기준이 북한 당국의 노선인 '주체사상' '선군노선' '연방제 통일' 등을 지지ㆍ선전한 행위(친북행위)와,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국가변란을 선동한 경우(반국가행위)라니, 모든 것을 전두환 이전으로 돌려 놓는 쥐박이 세상의 비극적인 코미디가 기가 막혀 헛웃음만 절로 나온다.


이명박 정권이 죽음으로 몰아넣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이름은 감히 넣지 못한 듯하다. 그래도 인간이길 포기하지는 않은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처지가 구려서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후자 쪽일 듯하다.


이전 '친일인명사전'이 나왔을 때 이들은 자신들이 신처럼 떠받드는 박정희라는 이름 석 자가 들어갔다고 길길이 뛰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추앙해 마지 않는 박정희는 어떤 인물인가? 일제가 세운 만주군관학교에 들어가려고 혈서까지 쓰는 충성심을 보이고 해방 후에는 군부 내에서 남로당원으로 암약하다 신분이 드러나자 동지들을 특무대장 김창룡에게 밀고한 댓가로 사면받아 목숨을 건졌던 이가 아니던가. 그리고 3선 개헌으로 독재의 터를 닦은 그는 북한과 접촉하며 '자주적, 민족적, 평화적'이라는 통일방안을 내세운 '7.4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자마자 이를 핑계로 종신 집권의 유신체제를 만든 파시스트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를 위해 일생을 바쳐온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현 정권에 기대어 날뛰는 친일파 후예들의 책동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 정치세력의 친일 반민족행위 전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통일에 헌신해온 분들을 '친북, 반국가 행위'자로 매도하며 군사독재시절로 돌아가기를 꿈꾸는 이들의 정신 상태는 '하일 히틀러'를 외치는 나찌를 떠올리게 한다. 걸핏하면 검은 선글라스에 군복 차림으로 국민들을 겁주며 시위하는 이 땅의 '우익'들의 모습을 보라. 

 

아무래도 '친일인명사전'에 이어 '친북인명사전'에서도 비중있게 다루어져야 할 인물은 박정희이지 싶다.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여, 엉뚱한 사람들 잡으려 하지 말고 어서 빨리 '박정희'라는 이름 석 자부터 '친북인명사전'에 올려라. 그래야 국가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지 않겠는가.




<이하 이들이 발표한 명단>

▶재야권(재야운동권·노동계) 36명
강순정(연방통추 공동의장) 권오현(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의장) 김광일(다함께 운영위원) 김승국(평화만들기 대표) 김종일(평통사 사무처장) 나창순(범민련 명예의장) 노중선(4월혁명회 상임대표) 문성현(전 민주노동당 대표) 민경우(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박석률(민자통 의장) 박석운(노동인권회관, 전 진보연대 공동대표) 박세길(새사연 연구위원) 배은심(전 반미여성회 회장)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송갑석(전대협 동우회장) 오종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윤원탁(실천연대 공동대표) 이경원(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이규재(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이승구(이시우)(사진작가) 이승환(민화협 집행위원장·전 한청의장) 이재춘(활동가) 이재현(현장실천연대 의장) 임동규(통일광장 대표)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전상봉(공동성강화를 위한 서울시민연대 대표) 정광훈(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전 전농의장) 정대연(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조덕원(21코리아 대표) 최열(환경재단 대표) 최일붕(다함께 대표) 표명렬(평화재향군인회 회장) 한상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목사) 한충목(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허영구(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학계(전·현직 교수) 17명
강만길(고려대 명예교수) 강정구(동국대 교수) 김근식(경남대 교수) 김세균(서울대 교수) 김수행(전 서울대 교수) 서중석(성균관대 교수) 손호철(서강대 교수) 신영복(성공회대 석좌교수) 안병욱(카톨릭대 교수·전 진실화해과거사위원장) 오세철(연세대 명예교수) 이영희(전 한양대 교수) 이장희(외국어대 교수) 이철기(동국대 교수) 장상환(경상대 교수) 정해구(성공회대 교수) 조국(서울대 교수)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종교계 10명
김민웅(목사·성공회대 교수) 김상근(목사·615 공동위 남측위원장) 문규현(신부·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문정현(신부·통일평화재단 이사장) 법타(스님·평화불교협의회 의장) 수경(스님·불교환경연대 대표) 진관(스님·불교인권위원장) 함세웅(신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홍근수(목사·평통사 공동대표) 효림(스님·실천승가회 명예대표)

▶문화예술·언론계 13명
김경호(국민일보 부장·전 기자협회장) 박종화(음악가) 백낙청(평론가·서울대 명예교수) 백무산(시인) 신준영(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전 말지 기자) 안영민(민족21 편집국장)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 윤민석(운동권 가수) 이창기(자주민보 대표) 장명국(내일신문 사장) 정일용(연합뉴스 기자·전 기자협회장) 조정래(소설가) 황석영(소설가)

▶법조계 3명
김승교(변호사·실천연대 상임대표) 박원순(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임종인(변호사·전 국회의원)

▶의료계 2명
이상이(제주대 의대 교수) 권정기(의사·전 진보의련 의장)

▶정치권·관계 14명
강기갑(국회의원·민노당 대표) 권영길(국회의원) 김근태(민주당 상임고문·전 국회의원) 김창현(민주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 노회찬(진보신당 대표·전 국회의원) 손장래(민족21 고문·전 안기부 차장) 오영식(전 국회의원) 우상호(민주당 대변인) 이인영(전 국회의원)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임종석(전 국회의원) 최규식(국회의원) 한상범(전 의문사진상규명위 위원장)

▶해외 5명
김명철(조미평화센터 소장·일본) 김현환(재미동포전국연합 부의장·미국) 노길남(민족통신 대표·미국) 박용(범민련 공동사무국 사무부총장·일본) 송두율(독일뮌스터대 강사·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