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아침 식사를 한 뒤 배 떠나기 전까지 주어진 짧은 시간을 이용해 해수욕장 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민박집 옆 길가에 전봇대를 고정시킨 철삿줄을 기어 오른 미국나팔꽃이 아침햇살을 받아 환한 꽃을 피웠다.
아침햇살을 받은 푸른 바다, 그 위에 또렷이 드러난 선단여를 당겨서 잡아 보았다.
순비기나무는 한쪽에선 꽃을 피우고 또 한쪽에선 열매를 달고...
바닷가의 바위에 이런 구멍들이 많은 것을 보면 용암이 분출되어 만들어진 화성암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해수욕장의 동편 갯바위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갯바위 위에서 바라본 해수욕장 주변의 해안 풍경(동쪽 근경 → 서쪽 원경)
꽃며느리밥풀의 하얀 밥풀이 참 선명하기도 하다.
별스런 풀꽃이나 다른 생명 하나라도 만날 수 있을까 돌아본 해안은 특별한 것이 없다. 다만 시간이 더 있다면 토끼섬을 탐사해보았으면 좋으련만... 그 유명하다는 해식와도 구경하고 말이다.
민가 주변 울타리에 핀 덩굴강낭콩 꽃
민박집 아저씨는 손님을 위해 경운기로 선착장까지 태워주겠다고 했지만 5분에서 좀 더 걸릴 뿐인 거리에 신세지는 것이 미안해 사양한다. 뱃시간에 맞춰 고개를 터덜터덜 걸어서 넘어오는데, 뒤에서 나타난 봉고차 한 대가 멈추고서 타라고 한다. 마을 이장님 차. 덕분에 선착장까지 걸어서 5분 거리를 2분만에 도착한다.
선착장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해안길 주변 풍경. 건너편으로 해안사구와 목기미 모래톱, 연평산 봉우리가 보인다.
그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풍경.
선착장과 건너편으로 보이는 동뿌리 덕물산
해안 절개지 습한 곳에는 물통이들이 뿌리 내리고 있다.
그리고 꽃을 피운 배풍등도 보이고
큰천남성은 흔하고 흔하다.
갯바위 위에는 키작은 갯강아지풀과 갯장구채가 함께 자란다.
이 섬에 도착할 때 맨 처음 맞이해 주었던 갈매기, 떠날 때에도 마지막으로 만나는 존재가 되었다.
9시 30분 경에 배가 도착하여 어떤 섬보다 좋았던 1박 2일의 굴업도와는 아쉬운 이별을 고한다. 떠나면서도 앞으로 굴업도를 자주 찾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내년 새싹 트는 봄부터 꼭 찾게 되리라. 내후년에 착공한다는 골프장 건설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CJ(제일제당)! 제발 그대들의 탐욕을 위해 태고 이래로 온전한 생태계를 유지해온 천혜의 굴업도에 포크레인 들이대지 말기를! 잊지 말기를, 생태계의 낙원 굴업도는 외제 잔디를 입혀 얻을 그대들의 이윤 위에 존재하는 하늘의 선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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