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굴업도 여행 (6) / 목기미해수욕장, 코끼리바위, 연평산 오르며 본 굴업도

모산재 2009. 10. 14. 22:28

 

텔레비전도 없는 방에서 책 한 권 준비해오지 않은 나그네가 할 일이 있나. 일찍 잠들었더니 일찍 깬다. 눈은 떴으되 아직 어두운 섬을 돌아다니기도 뭣해 이불 속에서 빈둥대다가 일출 시간이 가까웠어야 밖으로 나와 고양이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선다.

 

9시 30분에 떠나는 배를 타야 하니 그 전에 연평산이나 덕물산을 다녀와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한다. 연평산과 덕물산의 선택은 지리를 잘 알지 못하니 일단 가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다행스럽게도 어제 그렇게 바람이 심하더니 이 아침엔 잠들었을까 싶게 바람이 없고 바다도 평온하다. 어제도 날씨가 이랬으면 풀꽃 탐사를 보다 즐겁게 했으련만...

 

 

해수욕장 백사장으로 나서니 토끼섬 너머로 동녁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하지만 서쪽 개머리 구릉이 아직 컴컴한 것을 보면 해돋이는 좀더 기다려도 될 것 같다.

 

 

 

 

 

멀리 백아도, 울도를 배경으로 수평선 위로 드러난 선단여를 한참 바라보다가 목기미해변을 향하여 고개를 넘는다.

 

 

 

 

이 섬에도 전동싸리가 귀화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목기미 해변에 도착하니 막 해돋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덕적도와 문갑도 너머 소야도와 영흥도 섬 위로 떠오르는 해돋이 광경은 장엄하고도 평화로웠다. 부디 이 섬이 포크레인으로 파헤쳐지는 일이 없기를 빌며 연평봉을 향하여 바쁘게 발길을 옮긴다.

 

   

 

  

 

 

목기미로 이어지기는 해변의 산언덕도 모래로 덮혔는데, 마을 앞 서쪽 해변 산언덕과 비슷한 모습이다. 바람이 실어올린 모래언덕(사구)임에 털림 없다.

 

 

 

 

동뿌리 덕물산으로 이어지는 목기미해변의 풍경

 

 

 

 

목기미해변 동쪽에서 돌아본 선착장 방향

 

 

 

 

해돋이가 끝난 뒤 돌아본 목기미해변. 모래톱으로 전봇대가 일렬로 서 있는 풍경이 이채롭다. 이 섬이 어업으로 번창하던 시절에 이곳에는 작부들이 술을 파는 집들이 꽤많이 들어서 있었다고 한다. 

 

 

 

 

모래 언덕을 올라서다보니 길은 절로 연평산 쪽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덕물산 쪽으로 가려면 백사장쪽으로 한참을 더 가야 할 것 같은데...

 

 

띄엄띄엄 눈에 띄는 갯방풍

 

 

 

 

갯가에서 자란 탓인지 꼭두서니의 잎은 유난히 두껍고 단단해 보인다.

 

 

 

 

모래언덕에는 대새풀로 보이는 풀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꽃이 피는 시기라 다소 바람이 있는 곳이지만 겨우 꽃 이미지 하나를 담아 본다.

 

 

 

 

백선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풀밭 곳곳에 씨방을 단 백선이 보인다.

 

 

 

 

연평산으로 오르는 억새밭 구릉에서 돌아본 목기미해변과 선착장 방향

 

 

 

 

오른쪽으로는 송신탑이 있는 마을 뒷산 너머 해변

 

 

 

 

 

덕물산 너머에서 고개를 내미는 한줌의 햇살

 

 

 

 

금불초

 

 

 

 

풀밭으로 된 평온한 구릉은 예전에는 밭이었던 흔적을 보여 주고 있다. 그 너머 수평선에 떠 있는 가도와 각홀도가 보인다. 

 

 

 

 

자세히 보면 왼쪽 바위 해안에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또 한 등성이를 넘어서 보이는 해안 풍경

 

 

 

 

뒷쪽 연평산으로 이어지는 구릉의 풍경, 숲으로 된 구릉과 풀밭으로 된 구릉이 반복되어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 굴업도가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이유에 수긍이 되는 이유다.

 

 

 

 

연평산으로 오르는 언덕에서 돌아본 해안 풍경, 이토록 아름다운 섬을 본 적이 있는가...

 

 

 

 

 

드디어 오른 연평산 정상, 정상에서 본 굴업도 전경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1시간 지나 7시 30분이나 되었다. 배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왔던 길로 바쁘게 내려선다.

 

 

꼬끼리바위가 있는 해변이 보이는 곳에서 떠오른 햇살에 환하게 드러난 풍경을 다시 담아 보았다. 물도 아까에 비해서 많이 들었다.

 

 

 

 

 

코끼리바위로 내려서는 언덕도 모래언덕을 이루고 있다. 백사장이 그리 넓게 발달하지 않은 반암석 반 모래의 해안임에도 발이 빠질 정도의 모래언덕을 이루고 있음은 이곳의 바람이 예사롭지 않음을 말해 준다.

 

 

그저 호기심에 끌려 이곳을 내려설 때만 해도 코끼리바위라는 존재를 몰랐다. 코끼리를 닮았구나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이미 사람들로부터 코끼리바위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바위 꼭대기 절벽 틈에는 해국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꽃이 피었으면 얼마나 멋진 장면일까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목기미 해변의 북쪽 해안선. 밀물이 조금씩 들고 있는 중이다.

 

 

 

 

목기미 모래톱 북쪽 해안 풍경 

 

  

 

 

 

목기미 모래톱에서 본 연평산 방향 풍경

 

 

 

 

 

뚝갈 꽃에 앉은 버드나무얼룩가지나방도 만나고...

 

 

 

 

자주조희풀이 자생하고 있는 것도 확인한다.

 

 

 

 

서해 섬에 두루 자생하는 대나물 꽃도 보인다.

 

 

 

 

어제와는 달리 바람 한 점 없이 평온한 섬 풍경

 

 

 

 

이렇게 좋은 날씨에 좀더 머무르다 덕물산과 토끼섬을 두루 살펴보았으면 좋으련만, 떠나는 배시간이 한 시간도 못 남았으니 야속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