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서쪽 끝 매바위까지 개머리 구릉을 다 돌아본 뒤 마을 뒤 기지국(송신탑)까지 구릉을 따라 걸어보기로 한다. 사방으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시원스럽기도 하거니와 나무숲과 풀숲이 교차되는 구릉길을 따라 걷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다.
혹시나 이곳에 자생하는 먹구렁이와 왕은점표범나비를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도 하였지만 만나지 못하였다. 먹구렁이야 모르겠지만 바람이 워낙 거세어서 나비가 날 수가 없는 날씨이기도 하다. 간혹 능선에서 북쪽에서 거세게 불어 넘어오는 바람에 낙엽처럼 실려서 휙 날아가는 나비들이 있지만, 왕은점표범나비인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기름나물
알록제비꽃
고사리삼
여우콩 줄기를 타고 있는 이 애벌레는 누구...?
산박하
골등골나물, 바람이 거세어 초점이 흐려졌다.
곽향, 꽃이 진 뒤의 모습이다.
개머리 입구 능선길에서 본 송신탑 방향.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이 길을 따라 걷노라면 풀숲과 나무숲이 교차되는 데서 즐거움이 배가된다.
취나물
까실쑥부쟁이
나래새?
송장풀
풀무치
흰가시광대버섯?
구릉의 정상부를 두르는 숲이 시작되는 곳에서 만난 나무. 키가 높지 않고 아담하다.
도깨비바늘
닭의덩굴
향유
송신탑으로 오르는 언덕에서 바라본 개머리 구릉. CJ와 옹진군청은 온갖 희귀 식물들과 먹구렁이, 왕은점표법나비 등의 희귀 동물이 서식하는 저 구릉을 깎아내어 잔디를 입히고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한다.
송신탑이 있는 정상에서 본 섬의 동쪽 동뿌리, 목기미해변 너머 덕물산 방향. 왼쪽으로 덕적도, 오른쪽으로 문갑도가 보인다.
수까치깨
무슨 나무인지... 뽕나무 모습인데 회색의 수피에 질긴 질감의 잎...
해변 산기슭에 자라는 점으로 보아 돌뽕나무(들뽕나무)일까?
뿌리잎이 무성한 채로 꽃을 피운 뚝갈. 여름과 가을에 자라나는 뚝갈의 잎모양이 봄에 보는 것과 달라 이채롭다.
산허리를 잘라 만든 송신탑으로 이어지는 길이 마구 파헤쳐저 좀 흉한 모습이다. 좀 곱게 만들 수 없었을까.
길 부근에서 만난 댕댕이덩굴은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었는데, 줄기의 굵기가 엄지 손가락만 할 정도로 대단해서 보호를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닦느라고 파헤쳐진 돌과 흙더미들이 나무들 주변에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곳.
이렇게 개머리에서 송신탑이 있는 구릉까지 산책을 하고서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해는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민박집에는 샤워시설이 없어서 해수욕장에 딸린 샤워장을 찾았건만 깨끗하지 않아서 포기하고 고양이 세수로 만족하기로 한다.
저녁 식사는 그래도 해산물들로 만든 맛갈난 반찬이 곁들여져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에 주인 아주머니가 보너스로 꽃게찜을 내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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