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농사짓던 사람들은 모내기를 하고 난 뒤에는 세번에 걸쳐 논을 매었다. 무논에 무성히 자라나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서...
요즘에야 제초제를 치거나 아니면 노대통령이 퇴임 후 도입하고자 했던 오리농법 등을 통해서 해결하지만 옛날에는 한여름 땡볕 아래 엎드려 애벌, 두벌, 세벌 논매기를 꼬박 해내야 했다.
모심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는 7월에 접어 들 무렵 애벌 논매기는 힘들지 않고 쉽다. 두벌 매기 할 때에는 볏잎이 슬슬 얼굴을 찌르기 시작해 불편해진다. 세벌매기는 많이 힘들다. 다 자란 볏잎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모기와 각다귀 멸구 등 온갖 벌레들이 달려 들어 괴롭힌다.
이렇게 괴롭게 논매기를 하면서 걷어내는 무논의 잡초가 바로 물달개비, 벗풀과 보풀,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물질경이들이다. 요즘에야 야생화로 애호가들의 사진 세례를 받으며 사랑받지만, 그 시절에는 아주 '웬수' 같은 잡초 아니었겠는가.
농사꾼의 자식으로 그 시절에는 무심히, 때론 귀찮게 대하였든 녀석들을 이제 야생화 애호가가 되어 만난다. 시골을 찾은 날 집 부근 논에서 벼를 들쳐보다가 환하게 핀 물질경이 꽃을 보고 환호작약하였으니, 세월이 사람을 바꾸게 하는 것임이 틀림 없다.
↓ 합천 가회
● 물질경이 Ottelia alismoides / 소생식물목 자라풀과의 한해살이풀
뿌리는 수염뿌리이고 줄기가 없으며 꽃줄기의 길이가 25∼50cm이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고 얇으며 5∼9개의 맥이 있고 길이 10∼30cm, 폭 2∼5cm의 넓은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심장형이며, 어린 잎은 거꾸로 세운 바소 모양이다. 잎 가장자리에 주름살과 더불어 톱니가 있다.
꽃은 양성화이고 8∼9월에 흰색 또는 분홍색으로 피고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린다. 꽃의 지름은 3cm이고 포로 싸인다. 포는 통 모양이고 겉에 닭의 볏 같은 날개가 있다. 꽃받침조각은 3개이고 긴 타원 모양이며, 꽃잎은 3개이고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수술은 6개이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대는 3개이다. 씨방은 하위이고, 열매는 타원 모양이며 길이가 3∼5cm이고 많은 종자가 들어 있다. 종자는 길이 2mm의 긴 타원 모양이고 털이 있다.
물질경이는 논이나 도랑 등의 물 속에서 자라는 물풀이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용설초(龍舌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기관지천식과 해수에 효과가 있고 유방염과 종기에 짓찧어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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