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냄새 풍기는 청순미인 같은 꽃, 누린내풀(Coryopteris divaricata)

모산재 2009. 9. 3. 21:06

 

어여쁜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고 했던가. 풀꽃 중에도 이처럼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 있다. 누린내풀이 바로 그러한데, 아래에서 보듯 바람에 하늘거리는 푸른 꽃들의 자태가 청순하고 가냘픈 미인에 못지 않은데, 손길이 살짝 닿기만 해도 고약한 냄새에 코를 감싸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찌 보면 액취가 심각한 청순미인이라고나 할까...

 

바이칼의 물빛이나 하늘빛보다 더 파란 꽃잎, 뱀이 혀를 낼름거리는 듯 내밀고 있는 기다란 꽃술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꽃술을 가만 들여다 보면 암술 하나가 수술 둘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마편초과의 나무로 역시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도 어여쁜 꽃을 자랑하는 것으로 누리장나무가 있으니, 풀을 대표하는 누린내풀과 나무를 대표하는 누리장나무는 냄새 풍기는 청순미인으로 쌍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냄새가 아무리 고약해도 이 아름다운 자태를 모른 체하고 스쳐 지나치는 목석은 드물 것 같다.

 

 

 

 

↓ 단양

 

 

 

 

 

 

 

 

 

 

누린내풀 어린풀

 

 

 

 

 

 

 

누린내풀은 마편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고약한 냄새 때문에 '노린재풀'이라고도 한다. 속명 Coryopteris는 '견과'라는 뜻의 그리스어 caryon과 '날개'라는 뜻의 pteros의 합성어로서 종자의 특성을 나타낸 말이다. 종소명 divaricata는 '넓은 각도로 벌어진(diverging, spreading)'의 뜻으로 가지가 많이 갈라지는 특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산지에서 자라며 전초를 '화골단(化骨丹)'이라 하여 기관지염, 백일해, 해수, 임파선염 등을 다스리는 데 쓴다. 이뇨제, 피임제로 쓰기도 한다.

 

 

 

 

● 누린내풀 Coryopteris divaricata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층꽃나무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약 1m이다. 전체에 짧은 털이 있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 줄기는 모나고 많이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다. 길이 8∼13cm, 나비 4∼8cm로 끝이 뾰족하고 밑은 둥글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 길이는 1∼4cm이다.

7∼8월에 하늘색을 띤 자주색 꽃이 피는데 줄기와 가지 끝에 원뿔형으로 달린다. 각 잎겨드랑이의 꽃이삭에는 긴 꽃대가 있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며 녹색이고 5개로 갈라진다. 화관통은 윗부분이 2개로 갈라져 넓게 벌어지며 암술과 수술은 밖으로 나온다. 열매는 꽃받침보다 짧고 4개로 갈라진다. 종자는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