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천마산 여름 풀꽃들 / 멸가치, 이삭여뀌, 큰김의털(?), 돌외, 큰쥐꼬리새

모산재 2009. 8. 25. 00:26

 

천마산 여름 풀꽃들 / 멸가치, 이삭여뀌, 큰김의털(?), 돌외, 큰쥐꼬리새

2009. 08. 06. 천마산

 

 

 

아침햇살은 따갑고 날씨는 맑았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동서울터미널로 나섰다. 김밥이라도 두어줄 사고 싶었는데 분식집이 보이지 않는다. 한눈에 보기에도 위생이 걱정스러운 쥐꼬랑지만한 김밥 몇 덩이를 포장마차에서 구하곤 때맞침 들어서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호평동 천마산으로 들어가는 골짜기, 급한 산허리를 잘라 올라가는 고층아파트가 부담스럽다. 경관이야 망치든 말든 개발부터 하고 보자?

 

 

 

등산로 입구 공터엔 멸가치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중

 

 

 

 

옥빛 고운 이 작은 애벌레는 우화하여 나비가 될까, 나방이 될까...

 

 

 

골짜기를 건너기 전, 양초로 빚은 듯한 버섯 하나 만난다. 갓 위에 꼭지가 달린 것이 특징인데, 혹시나 하고 '흰꼭지버섯'이란 이름으로 검색하니 아주 비슷한 몽따쥬가 클로즈업되지 않느냐~. 이쯤 되면 쪽집게 박수무당이다.

 

 

 

개울과 나란히 오르는 길을 따라 앙증맞은 네 갈래 꽃잎을 연 이삭여뀌들이 도열하듯 섰다. 숲이 어두워 사진이 좋지 못하다.

 

그리고 꽃이 피려고 하는 담배풀을 흔하게 만난다. 뿌리잎이 보이지 않고 잎자루에 날개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긴담배풀이 아닐까 싶다.

 

 

 

거북꼬리 꽃차례 위를 기어가는 이 녀석은 또 무슨 나비(또는 나방)가 되려는지...

 

 

 

이 나비가 줄나비이던가...

 

 

 

한여름임을 알리듯, 나무와 덤불을 가리지 않고 타고 오른 사위질빵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 한번 만나는 게 소원인데, 혹시나 했던 욘석은 줄꼬마팔랑나비 아닐까 싶다.

 

 

 

수풀에 치여서 자라는 큰개현삼은 꽃이 엉성하게 달렸다.

 

 

 

훤하게 뚫린 임도로 올라서니 이삭여뀌들이 또렷한 몽따쥬를 보여준다. 꽃잎을 연 이삭여뀌를 가만히 들여다보라...

 

 

 

 

솔이끼의 한 종일텐데 포자낭이 이렇게 길쭉한 녀석은 처음 보는 듯하다. 

 

 

 

이렇게 작은잎이 다섯 장 달리면 멍덕딸기로 보는 게 맞을까.

 

 

 

임도 옆 고랑에서 만난 벼과의 풀 하나. 이제 막 꽃이 피는 모습인데 큰김의털인지 넓은김의털인지 구별이 어렵다. 

 

  

 

 

붉나무꽃이 피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활짝 핀 모습은 드물다.

 

 

 

뜻밖에도 돌외를 만난다. 별모양의 희미한 꽃이 피었는데 아래의 씨방도 제법 굵어진 모습이다.

 

 

 

 

그리고 파리풀 잎사귀에 앉은나방 한 마리. 색깔이 다소 엷지만 끝갈색흰가지나방이 아닌가 싶다.  

 

 

 

잠자리가 자꾸 눈에 띄는데 이름을 알지 못해 안타깝다.

 

 

 

임도 곁 고랑에 채소처럼 풍성한 잎새를 자랑하는 이 풀은 뚝갈이다. 봄에 싹터 자라는 뚝갈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오늘 따라 유난히 자주 만나는 나비.

 

따가운 햇살 에너지를 듬뿍 받아서인지 길바닥과 풀섶을 가리지 않고 날았다 앉았다 한다. 줄나비 아닐까 싶다.

 

 

 

도둑놈의갈고리가 이제 갓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것이 큰쥐꼬리새라는 것을 오늘에야 확인한다. 딱딱한 유리질의 줄기가 여러 마디를 이루고 있다.

 

 

 

산층층이와 탑꽃 사이에서 헤매게 만드는 꽃. 탑꽃으로만 알았던 이 꽃을 이제 산층층이로 보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층층이는 줄기에 짧은 털, 탑꽃은 줄기에 꼬불꼬불한 털이 나 있다. 그리고 층층이는 꽃받침 아래에 길이 5-8mm의 포가 있는데 그 끝부분에 긴 털이 많이 나 있고, 탑꽃은 작은 흔적처럼 남은 작은 포가 있다고 한다. 

 

점심때가 되어가자 햇살은 더욱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