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개별꽃, 제비꽃, 괭이눈, 현호색, 노루귀 피기 시작하는 남한산

모산재 2009. 4. 6. 00:17

 

산뜻한 봄옷을 입기엔 아직은 부담스런 봄날,

 

양지바른 낮은 골짜기엔 현호색 큰개별꽃이

눈 덮였던 높은 골짜기엔 노루귀가 화사하게 피어났으리라...

 

싶은 마음에 아침겸 이른 점심을 먹고선 집을 나선다.

 

 

자주괴불주머니의 잎사귀는 제법 무성해져서

꽃 필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겠다.

 

 

 

한층 따스한 햇살 가득 내리는 골짜기엔

고드름 몇 개가 흐르는 물에 흔적처럼 남았을 뿐이고...

 

등산로 입구 큰 바위 아래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리고 시산제를 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이미 봄빛이다. 

 

 

 

큰개별꽃은 기대했던 대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털제비꽃까지 벌써 피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으랴.

 

 

 

길가 언덕에 솜나물이 앙증스런 꽃송이를 피워 올렸다.

 

 

 

아무래도 태백제비꽃도 피었을 듯하여

양지바른 개울가를 더듬었더니 몇 송이 꽃들이 고개를 숙인 채 피었다.

 

 

 

꼬리고사리이지 싶은데 

진고사리일까도 싶은 고사리 한번 담아 보고...

 

 

 

기대대로 현호색도 더러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개암나무 암꽃은 아직도 한창...

 

 

 

이렇게 노란 꽃밥을 다는 통통한 꽃이삭이

무슨 버들인지 몰라서 안타깝다.

 

 

 

꽃받침(꽃잎처럼 보이는)이 펼쳐진 모양인 산괭이눈,

 

 

 

꽃받침을 오무리고 있는 털괭이눈도 8개의 수술을 가지런히 보이고

 

 

 

졸졸 흐르는 석간수에서 봄의 소리를 들어 본다.

 

 

 

투구꽃(그늘돌쩌귀) 어린 풀이 낙엽 가득한 골짜기의 겨울에

봄의 생기를 일깨운다.

 

 

 

산철쭉 꽃맹아리는 겹겹으로 싸인 포의 모습이

진달래 꽃맹아리와 얼마나 다른가.

 

 

 

귀룽나무는 붉은 새싹에서 파릇파릇한 잎으로 변신중. 

 

 

 

신갈나무 열매가 발아하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제 저녁 내린 비가 이곳에선 눈으로 내린 것인지

눈이 군데군데 쌓인 그늘진 비탈에서 노루귀를 만난다.

 

 

 

 

올해는 꽃이 빠르다 했건만

작년 이맘때 온통 노루귀 꽃밭이었던 이곳에서

활짝 핀 노루귀꽃을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

변덕스런 꽃샘추위 탓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핀 꽃들도 동상을 입은 탓인지

꽃잎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시든 자국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