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까치무릇, 기름나무, 히어리, 미선나무 꽃 피는 홍릉수목원의 봄

모산재 2009. 3. 26. 23:33

 

까치무릇, 기름나무, 히어리, 미선나무 꽃 피는 홍릉수목원의 봄

2009. 03. 14 (토)

 

 

 

기막히게 환하게 햇살 내리는 토요일,

부장인 친구가 점심이나 함께 먹고 퇴근하잔다.

 

그러잖아도 엊저녁 이 친구의 제안에 부서 사람들과

수락산입구에까지 가서 마신 몇 잔 술에 속이 편하지 않던 차에

얼씨구나 마음 알고 챙겨 주는 제안이 얼마나 고마운가.

 

뼈해장국 한 그릇 훌훌 마시며 속풀이를 하고 있는데

수목원으로 빨리 오라는 전화가 온다.

 

 

이미 한 바퀴 돌고 나와 점심식사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에

기다리기도 뭣하고 혼자서 수목원을 돌아보기로 한다.

 

 

따스한 볕살 듬뿍 받고 있는 약초원에는

두 주 전에는 보이지 않던 꽃들이 제법 피었다.

 

 

꽃송이를 가든 단 대극이 기지개를 켜며 제일 먼저 인사를 한다.

 

 

 

청노루귀 한 송이 보이던 화단에는

흰노루귀도 활짝 피었다.

 

 

 

아직은 좀 빠르다 싶은데

현호색 한 포기가 외로이 꽃을 피우고 섰다.

 

 

 

머위는 솔 같은 밋밋한 수꽃만 잔뜩 피운 모습이다.

 

 

 

산작약 새 순이 훌쩍 자랐다.

해마다 꽃 피는 시기를 맞추지 못해 아쉬움이 있는 녀석...

 

 

 

두 주 전 꽃맹아리조차도 보이지 않던 까치무릇(산자고)이 싱그러운 꽃송이를 달고 있어 얼마나 반가운지... 

 

 

 

미치광이풀은 다 자라 활짝 핀 검붉은 꽃송이가 주롱주렁 달렸다.

 

 

 

 

약초원을 떠나 관목원으로 이동하려는데 전화가 울린다.

 

점심을 먹던 일행이 약초원에서 기다리겠는 말에

뒤를 돌아보니 벌써 입구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 멀리 보인다.

 

그런데 시커먼 사내와 함께 한 여인이 보이는데

암만 보아도 낯익은 '얼골'은 아니다.

 

다시 전화하여 손을 흔들어 주고 바쁘게 관목원으로 향한다.

 

 

수목원을 들어설 때 몰랐는데

관목원으로 이동하니 개나리는 벌써 만개한 모습이 아니냐.

 

봄이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훌쩍 들어섰단 말인가.

 

 

 

게다가 진달래도 꽃망울을 한창 떠뜨리는 모습이니 봄은 봄인 모양이다.

 

 

 

이 땅에는 자생하지 않는 난대성 일본산 꽃단풍도

묵은 가지 끝에 화려한 꽃송이들을 달았다.

 

 

 

생강나무도 활짝 피었는데,

 

 

 

같은 녹나무과의 기름나무도 꽃망울이 터졌다. 

 

일본에 자생하는 녀석을 도입한 것이데

생강나무에 비해서는 꽃송이가 잘고 작은잎이 길쭉한 편이다.

 

 

 

새 봄 들어 처음 만나는 제비꽃,

아마도 서울제비꽃인 듯한데 메마른 흙더미에서 피운 꽃이라 더욱 반갑다. 

 

 

 

마주 달린 잎과 꽃이삭이 키버들로 보이는 녀석은

벌써 붉은 암술이 가득한 모습이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는데 히어리도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혹시 도사물나무일까 살펴보는데 꽃줄기의 털이 보이지 않으니 히어리로 봐도 될 듯하다.)

 

 

 

미선나무도 활짝...

 

 

 

색감이 아름다운 분홍미선나무도 나란히 활짝 피었다.

 

 

 

약초원에 있던 사람들이 자꾸만 전화를 하고,

둘러볼 곳은 많고,

 

한 시간은 더 있어야 되니 그냥 먼저 가셔도 좋다고 하니

그럴 수야 없지, 기다리겠단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