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는 겨울을 나기 전 좁쌀보다도 작은 꽃봉오리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이듬해 3월이면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개나리 꽃모양의 흰색(때로는 분홍색) 꽃이 다닥다닥 수북하게 달린다. 꽃은 종 모양의 통꽃으로 꽃부리가 4갈래로 나뉘는데 암술 하나에 수술 둘이 들어 있다. 향기가 없는 개나리꽃과는 달리 미선나무꽃은 은은하고 매혹적인 향기를 자랑한다.
미선나무는 미선나무속의 단 하나뿐인 종으로 한국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충청북도 괴산군 송덕리, 진천군 용정리, 영동군 매천리,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 등에서 자생하는데 이들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북한에서도 평양 대성산 미선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미선나무가 자생하는 지역은 모두 흙이 거의 없는 돌밭인데, 물기가 있으면서도 물빠짐이 좋은 양지 바른 땅에서 잘 자란다.
끝이 살짝 들어간 동그란 원반형의 열매가 마치 '아름다운 부채'처럼 생겼다고 해서 '미선(美扇)나무'라 부른다. 꽃이나 나무의 생김새가 개나리(Forsythia)와 비슷하며 향기 나는 흰 꽃이 피므로 영어로는 '흰 개나리'라는 뜻의 'White Forsythia'로 불린다.
미선나무의 종류는 흰색 꽃이 피는 것이 기본종이다. 분홍색 꽃이 피는 것을 '분홍미선'(for. lilacinum), 상아색 꽃이 피는 것을 '상아미선'(for. eburneum), 꽃받침이 연한 녹색인 것을 '푸른미선'(for. viridicalycinum), 열매 끝이 패지 않고 둥근 것을 '둥근미선'(var. rotundicarpum)이라고 한다.
1m 남짓 자라는 떨기나무로 네모난 줄기와 가지는 보라색을 띠고 밑으로 처진다. 줄기 속은 계단처럼 칸칸으로 나뉜다. 꽃은 줄기 끝에서 모여 피므로 나뭇가지를 잘라주면 꽃이 피지 않을 수도 있다. 추위에도 잘 견디며 꺾꽂이로도 쉽게 번식된다.
미선나무는 1917년 정태현 박사가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 처음으로 발견하였고, 1919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中井) 박사가 새로운 종임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1924년 일본인 학자 이시토야 쓰토무(石戶谷勉)가 학계에 처음 보고했을 당시 Abeliophyllum distichum이라는 학명을 얻었다. 1997년 산림청에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제173호로 지정한데 이어, 1998년에는 환경부에서 보호양생식물 제49호로 지정하였다.
은은하고 매혹적인 꽃향기를 즐길 수 있으니 뜰이나 정원에 관상수로 알맞은 나무이다. 최근 괴산에서는 미선나무 전시회 등 축제를 열어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기도 하는 등 미선나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미선나무에 대한 연구 결과 추출물에는 항암 및 항염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특허 등록을 마쳤고, 모 화장품회사에서는 미백과 주름 개선 효능으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 미선나무 Abeliophyllum distichum | Miseonnamu,White Forsythia ↘ 물푸레나무목 물푸레나무과 미선나무속 관목
높이 1m. 가지는 끝이 처지며 자줏빛이 돌고 속이 계단 모양이며 일년생가지가 사각형이다. 뿌리는 개나리의 뿌리와 비슷하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2줄로 달리고 달걀형 또는 타원상 달걀형이고 예두 또는 점첨두, 원저 또는 절저이며 길이와 폭이 각 3 ~ 8cm × 0.5 ~ 3cm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자루 길이는 2 ~ 5mm이다.
꽃은 전년도에 형성되었다가 잎보다 먼저 피며, 총상꽃차례로 꽃은 자주색이며 길이는 3 ~ 4mm이다. 꽃받침은 종상 사각형으로 떨어지지 않고 길이는 3 ~ 3.5mm이고, 열편은 4개이며 꽃부리는 꽃받침보다 길며 흰색, 연한 노란색 또는 약간 붉은색 등으로 3월 중순~4월 초순에 개화한다. 열매는 시과로 원상 타원형이고 길이와 폭이 각 25mm로 끝이 오그라들며 넓은 예저이며 9월에 성숙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풀꽃나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능소화 Campsis grandiflora (0) | 2009.07.27 |
---|---|
암꽃, 수꽃이 따로 피는 달래(Allium monanthum) (0) | 2009.04.23 |
메꽃과의 기생식물, 새삼(Cuscuta japonica) 이야기 (0) | 2009.01.23 |
백목련 꽃과 열매, 목련 이야기 (0) | 2008.12.13 |
배롱나무(Lagerstroemia indica | crape myrtle), '떠나는 벗에 대한 그리움' (0) | 2008.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