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 겨울 마른 풀꽃나무 산책

모산재 2009. 2. 1. 22:35

 

남한산 겨울 마른 풀꽃나무 산책

2009. 01. 20

 

 

 

설날을 며칠 앞두고 맑은 바람 쐬러 산을 찾는다.

 

한겨울 꽃구경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지만

봄날을 기다리는 잠든 풀나무들의 표정을 읽는 것도 괜찮으리라.

 

 

산길을 오르며

벌거벗고 선 나무들 몸매를 감상하다가 

피부가 거칠게 일어선 물박달나무가 많은 것을 보고 놀란다.

 

무성한 숲을 이룰 때는 그 존재조차도 몰랐는데....

 

 

 

잔가지에는 지난 해의 열매를 잔뜩 단 채

가지 끝에는 새봄에 꽃 피울 수꽃이삭이 시린 하늘을 향해 손가락 벌리듯 펼쳐져 있다.

 

 

 

갑자기 찾아든 한파에 계곡은 꽁꽁 얼어붙은 모습으로

고드름이 아름답게 달렸다.

 

 

 

길섶을 따라 꽃을 떨군 풀들의 흔적을 담아 보기로 한다.

 

 

요 녀석은 산박하인데,

가만 보면 씨방 속에 갈색의 작은 씨앗들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수나무의 열매도 좁살만큼 잘게 달렸다.

 

 

 

거북꼬리의 열매이다.

 

 

 

이것은 이고들빼기...

 

 

 

그리고 이것은 맑은대쑥의 씨방인데,

이미 시앗은 대지로 돌려보내고 텅 빈 모습이다.

 

 

 

역시 맑은대쑥이지만 꽃의 흔적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다.

 

 

 

솜나물 가을 폐쇄화에서 달린 씨앗도 밑부분의 것만 남았다.

 

 

 

세로줄이 선명한 기름나물 씨앗

 

 

 

이것은 서양등골나물(사근초)의 씨앗

 

 

 

계곡가의 바위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

특이한 모습의 돌기가 신기하여 담아본다.

 

무슨 기능을 하는 기관인지...

 

 

 

그늘진 곳의 국수나무는

늘어진 줄기 끝에 저렇게 많은 헛뿌리를 내놓고 있다.

 

 

 

병꽃나무 씨방

 

 

 

열매가 쪼글쪼글해지도록 붙들고 있는 누리장나무

 

 

 

호리병 같은 씨방 속에 든 씨앗이

웬만해선 밖으로 유출될 것 같지 않은 모습인데

갈라보면 씨앗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이 신기하기만 한 장구채.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위질빵의 씨앗

 

 

 

고드름도 저 정도면 예술!!!

 

 

 

떨어져 있는 살눈의 주인공은 마인지 산마인지...

 

 

 

개옻나무 겨울눈

 

 

 

산발한 듯한 자주조희풀 씨앗,

할미꽃과 같은 가족(미나리아재비과)임을 확인하게 한다.

 

 

 

씨앗이 다 떨어진 방아풀 씨방,

산박하보다도 훨씬 작은데 정말 깨알만하다.

 

 

 

솔새에 털이 저렇게 많은 걸 처음으로 확인한다.

 

 

 

몇 년이나 다니면서도 본 적이 없는 수리취를 발견하고 놀란다.

 

꽃이 필 때는 왜 보지 못했을까...

 

그런데 둘러보니 딱 이 한 그러밖에 없다.

 

 

 

 

가시와 주름진 1년지 등이 특징인 이 나무는

산사나무 아닐까 싶다.

 

 

 

진달래의 씨방이 이렇게 생겼다.

 

가운데 검은 갈색으로 서 있는 게 씨앗일까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씨앗 모양의 핵이 찾아지지 않는다.

 

 

 

그냥 바람만 쐬기는 뭣해

이렇게 마른 풀과 나무를 살피며 걷는 것도 재미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슨 약초라도 찾은 건가 싶어서인지

뭘 찾은 거냐, 먹는 거냐, 귀한 것이냐...

한마디씩 건네고 간다.

 

혼자 산을 다녀도 심심치 않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