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단풍산의 열매와 씨앗들 / 새삼, 고삼, 새콩, 나비나물, 신감채, 용수염, 팥배나무, 푼지나무

모산재 2009. 1. 4. 16:36

 

단풍산의 열매와 씨앗들 / 새삼, 고삼, 새콩, 나비나물, 신감채, 용수염, 팥배나무, 푼지나무

2008. 10. 26. 일

 

 

가을도 다 지나가는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날

늘 가던 산, 늘 지나던 등산로를 들어선다.

 

가는 가을 생명들의 마지막 숨결을 엿듣고 싶은 마음에...

 

 

계곡 입구에서 새삼 열매를 만난다.

마르기 전의 열매가 푸른 머루처럼 싱싱한 모습이란 걸 처음으로 확인한다.

 

 

 

계곡 언덕에서

지난번 만났던 고사리삼을 다시 한번 눈맞춤한다.

 

한번 정들었던 녀석들은 또 만나보고 싶은 법이다.

 

 

 

뜻밖에도 꼬투리가 벌어진 채

갈색 열매들을 드러내고 있는 고삼(느삼, 도둑놈의지팡이)을 만나고 놀란다.

 

이런 모습도 처음이야~~~. 

 

 

 

그리고 그 옆에는 새콩이 고삼 줄기를 타고 조랑조랑 열매들을 달고 있다. 

 

 

 

늘 다니면서도 보지 못했는데

수까치깨인지 까치깨인지 열매들들을 잔뜩 단 모습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어 놀란다.

 

작년 바로 아래쪽 골짜기에서 줄기에 긴 털이 가득한 까치깨를 만나 적이 있는데,

이로 보면 수까치깨가 아니라 까치깨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려나 내년에 다시 찾아 확인해 보면 되겠지...

 

 

 

골짜기로 접어드니

포근한 낙엽 속에 자라고 있는 바디나물 푸른 싹이 내 마음도 싱그럽게 해 준다.

 

 

 

바로 옆에서

네잎을 단 가느다란 갈퀴류를 만나는데

줄기의 길이가 두 자는 넘을 듯한 이것을 무엇으로 봐야할지 자꾸만 망서려진다.

 

 

 

그늘돌쩌귀(투구꽃)는 꽃이 진 지 오래인 듯 열매(골돌과)만 가득... 

 

 

 

 

숲을 가득 패우던 풀들이 스러지고 골짜기은 유난히 휑해진 느낌인데,

등산객조차 한적한 가파른 골짜기를 따라 느릿느릿 오르는 길이 편안하기만 하다.

 

 

말라버린 참나무 잎사귀에서 짝짓기를 하고 있는 이 녀석들은 누구일까...

(나중에 알고보니 작은주걱참나무노린재라는 긴 이름을 가진 곤충이다.)

 

 

 

잎이 아직 싱싱하게 푸른 나비나물,

열매는 다 여물어진 모습이다.

 

 

 

보리수나무 줄기와 잎 이미지를 담아 보기로 한다.

 

 

 

서문 근처에 올라서 내려다본 서울 전경,

구름낀 날씨지만 오랜만에 삼각산과 도봉산, 불암산이 시야에 잡힌다. 

 

 

 

 

바위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 단풍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유난히 아름답다.

 

 

 

신감채 열매이지 싶은 녀석을 담아 본다.

 

 

 

두 주 전에 만났던 곳에서

한 송이만 꽃 피었던 자주쓴풀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누구의 손길엔가 꺾여 버렸을 것임에 안타깝기만 한데,

엉뚱한 곳에서 아주 작은 줄기에 몇 송이 꽃을 피운 녀석을 만나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바람이 점차 심해지는가 싶은데

어디선가 빽~빽~ 하는 묘한 마찰음이 신경을 자극한다.

 

커다란 느티나무 마른 가지가 줄기에 부딪히며 내는 소리....

 

 

 

물레나물 단풍이 제법 예뻐 보여 담아 본다.

 

 

 

숲 군데군데 물드는 아름다운 단풍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붉게 익은 팥배나무 열매들이 시선을 자꾸만 붙든다.

 

 

 

그리고 푸르른 솔잎과 붉은 수피가 아름다운 낙락장송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겠는가!

 

 

 

푼지나무는 아직 가종피가 푸른데도 붉은 씨앗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새풀은 벌써 드러눕기 시작했고,

 

 

 

용수염일까, 늘 의문인 이 풀의 까만 열매를 또 담아 두기로 한다.

 

 

 

성벽에는 거미고사리들이 잎을 벋어 한창 개체번식중인 모습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