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집에 앉았다가 점심때가 지나서 집을 나섰다.
계곡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어느새 계곡 언저리에는 들깨풀붙이들이 꽃을 피워대고 있다.
도감이나 백과사전을 뒤적일 때는 산뜻하게 구별되던 들깨풀, 쥐깨풀, 산들깨풀들이었는데
막상 눈앞에서 마주하니 그만 한없이 막연해져 버린다.
잎자루가 비교적 길어서 쥐깨풀이겠거니 생각하면서도 자꾸 산들깨쪽이 아닐까 흔들리는 마음,
그래도 포잎이 타원형이 아니라 뾰족한 걸 보면 쥐깨풀로 생각하기로 한다.
꽃이나 포잎의 모양으로 봐선 위엣놈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맨 위의 잎이 잎자루가 없는 녀석을 만나며 들깨풀일까,
게다가 꽃대엔 털도 제법 빼곡하니...
대암개발나물
좁쌀처럼 작은 붉나무꽃이 피었다.
아주 멀리 높은 곳에 앉은 나비를 당겨서 담아본다. 제이줄나비로 보인다.
바보여뀌로 보이는 녀석도 꽃을 달았다.
방아풀이 꽃피기 시작한 것을 보면 이제 가을이 성큼 들어섰다는 이야기...
나비나물을 숙주로 자란 새삼이 하얀 꽃을 피웠다.
새끼 오리들이 소풍가는 듯 흰진범꽃도 피기 시작한다.
방아풀과 경쟁하듯 핀 산박하꽃, 역시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멀리 수풀 속에 딱 한 그루 투구꽃이 피었다.
예전의 이름이라면 아마도 씨방에 털이 없는 그늘돌쩌귀일 것이다.
이곳에 올라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
삼각산 도봉산이 말끔히 보이는 날이 열 손가락으로나 꼽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탑꽃이라 부르는 꽃
성벽을 따라 큰꿩의비름이 활짝 꽃을 피웠다.
큰꿩의비름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유난히 나비들이 많다.
등산로를 따라서 한동안 나비 여행이 이어진다.
굴뚝나비
진득찰도 한두 송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큰꿩의비름에 앉아 꿀을 찾는 표범나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이는 팔랑나비,
날개가 많이 상한 모습이어서 정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부전나비
큰꿩의비름에 앉은 나비. 아마도 애물결나비가 아닐까 싶은데 날개 아랫면을 보여 주지 않는다.
부전나비의 사랑
역시 큰꿩의비름에 앉은 호랑나비
송장풀
표범나비
까실쑥부쟁이도 꽃망울을 막 떠뜨렸다.
신감채
이 녀석이 과연 탑꽃일까?
노랑물봉선
'풀꽃나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고향의 들에서 만난 풀꽃들 (1) (0) | 2008.11.30 |
---|---|
2008-08-31 남한산 풀꽃나무 산책 (2) (0) | 2008.11.26 |
남한산의 나비나물, 층층이꽃, 털이슬, 자주조희풀, 송장풀, 큰제비고깔 (0) | 2008.11.07 |
남한산의 다시 피는 위성류꽃, 대암개발나물, 탑꽃속 꽃들, 제이줄나비 (0) | 2008.11.06 |
뙤약볕 내리쬐는 한여름 고향의 풀꽃나무들(4) (0) | 2008.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