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큰제비고깔을 만나려 성곽의 등산로를 따라 돌기로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스치는 길가에 보랏빛 나비나물꽃이 피었다.
꽃 피기 전 무슨 풀인지 몰라(혹시 파리풀일까 정도로 생각했던) 헤맸던 것이 털이슬임을 알고 실소한다.
아래 이미지에서 꽃을 빼고 잎과 줄기만 보며 상상해 보자...
자주조희풀
기대했던 대로
한창을 지난 모습이지만 큰제비고깔이 제대로 피어 있어 한동안 시간을 보낸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송장풀,
이름이 억울하기만하다.
좁살만한 꽃을 단 탑꽃
이 녀석을 층층이꽃이라 부르는데,
두메층층이를 실물로 만나지 못해 어떻게 다른 것인지 늘 궁금하다.
이 녀석은 쥐손이라고 보는 게 옳겠지...
산여뀌 어린풀의 모습
등산로 아래 우산만한 크기의 오동잎을 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시 잠긴다.
산에 소를 먹이러 갔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면
저 커다란 잎새를 우산처럼 쓰기도 했던...
그런데 때를 맞춘 듯이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 게 아니냐!
갑자기 나빠진 날씨에
큰제비고깔이 군락을 이룬 곳에서 몇 컷의 사진을 더하고 하산길로 급히 접어든다.
처음에 오르던 입구로 되나오는 길,
비는 그쳤지만 잔뜩 찌푸리고 어두워오는 하늘 아래 하얀 박꽃이 꽃잎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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