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의 다시 피는 위성류꽃, 대암개발나물, 탑꽃속 꽃들, 제이줄나비

모산재 2008. 11. 6. 23:51

 

다시 만날 수 없는 먼 세상으로 아버지를 모시고 

일상의 서울로 돌아온 지 열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볕살만 뜨겁게 쏟아지는데

마음 편하고 싶어 산을 찾아 나선다.

 

발길 닿는 곳마다 반겨주는 생명들이 있다는 것이

오늘 따라 너무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로 접어들기 전 갑자기 위성류가 생각나 찾아보니

과연 위성류 꽃이 피고 있다.

 

일년에 두번 핀다더니 채 3개월이 지나지 않아 다시 꽃을 피웠다.

 

 

 

나비 한 마리 등산로 바닥에 앉아 있어

일단 사진부터 찍고 보는데, 이곳에서 자주 만나는 제이줄나비인 듯하다.

 

 

 

좀고추나물 꽃이 있으려나 싶어 숲속의 작은 밭을 찾았더니

밭을 매어 버린 탓인지 꽃은커녕 어린풀조차 보이지 않아 실망...

 

 

나도잠자리난초 있던 자리에 자라난 이 앙증스런 꼬마 버섯은 무엇일까...

 

애기낙엽버섯 종류일 듯한데,

도감을 찾아 보아도 비슷한 것만 보일뿐 딱 들어맞는 이미지가 없다.

 

 

 

대암개발나물이 꽃을 피웠다.

 

처음엔 감자개발나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래와 같은 심장형의 홑잎이 깃꼴겹잎과 함께 섞여 있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대암개발나물은 가을철에 구슬눈(珠芽)가 생기지 않으며

기는줄기 마디에서 방추형의 뿌리가 내린다고 한다.

 

 

 

 

습기 많은 풀섶에서 자라는 이 사초의 이름은 실사초?

 

 

 

잎겨드랑이에 각각 하나씩만 꽃을 피운 쉽싸리,

길게 나와 있는 암술 모습에 눈길이 절로 간다. 

 

 

 

사위질빵이 꽃을 피웠으니 한여름인 게 분명하다.

 

 

 

누리장나무는 아주 한창 제철을 맞은 듯

골짜기를 따라서 흐드러지게 피었다.

 

 

 

숲그늘에 외롭게 핀 갈퀴나물,

어쩐 일인지 이 산에선 갈퀴나물이 그리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

 

 

 

느린 골짜기를 지나 비탈진 능선으로 이어지는 공터에

합창하듯 무릇이 환한 꽃을 피웠다.

 

 

 

지난번 꽃이 피지 않았을 때 무슨 풀인가 싶었던 것이

마침내 꽃을 피웠다.

 

탑꽃이라고 하기엔 꽃이 제법 시원스럽게 크고,

층층이꽃이라고 하기에는 꽃색이 맑아 보이는데,

과연 무슨 꽃으로 보아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그리고 이 녀석은 들깨풀인가 쥐깨풀인가 아니면 산들깨풀인가...

 

 

 

흔히들 탑꽃이라고 말하는 녀석의 모습이다.

 

 

 

역시 한여름임을 말해주는 며느리밥풀꽃도 제철을 맞았다.

 

 

 

그리고 산 중턱 군데군데 가지가 잘려 떨어져 있는 신갈나무,

거위벌레라는 곤충의 소행이라는데,

이 녀석들이 날도토리에 알을 낳고 가지를 잘라 떨어뜨린 것이라고 한다. 

 

 

 

좁쌀보다 작은 몸에 실같은 다리를 가진 거미가 신기하여 담아본다.

 

 

 

땡볕 속 비탈진 능선을 오르노라니

전에 없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이 느껴지는데,

대충 보고 돌아갈까 하다가 문득 큰제비고깔꽃이 한창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뒷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