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의 나도잠자리란, 옥잠난초, 애기낙엽버섯, 파리풀, 개갈퀴, 황고사리, 뿔나비나방, 왕버들

모산재 2008. 7. 30. 00:51

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에도 빗기운 사라지지 않더니

반 나절이 지나면서 서서히 개기 시작한다.

 

 

멀리 가기는 시간으로도 틀렸고

오늘도 남한산을 오르기로 한다.

 

 

 

꼭 만나봐야 할 것이 둘 있으니

나도잠자리란과 타래난초가 그것이다.

 

 

 

 

산골짜기 작은 개울을 건너 비에 흠뻑 젖은 풀섶을 헤치고 들어서니

비를 맞고 갓 피어난 듯 싱그러운 풀잎색의 나도잠자리란 꽃이 반겨 준다.

 

 

숲그늘인 데다가 이 곳에까지 밀고 들어온 

서양등골나물들에 둘러싸여 있어 사진 찍기가 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낑낑대며 수없이 셔터를 눌렀지만 이미지는 흐릿하기만하다.

조금만 어두워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카메라를 탓할 밖에...

 

 

 

 

그 틈바구니에 이렇게 예쁜 버섯이 피어 있어서 담아 보았는데

애기낙엽버섯이란다.

 

아주 은은한 불빛을 밝힌 스탠드 등처럼 분위기 괜찮다!

 

 

 

 

 

 

산 속에 있는 작은 텃밭에 자생하는 좀고추나물 꽃이 피었으리라 하고 찾아보니

밭 주인장이 밭을 매어버린 탓인지 아주 말끔한데,

몇몇 개체가 보이긴하였지만 꽃과는 거리가 멀다.

 

 

 

하릴없이밭 멀뚱대다가 뒷구석의 칡덩굴에서 곤충 한 마리 발견한다.

이게 뭔고 궁금하더니, 마침 이 글을 올리기 직전 파리매라는 이름을 접하는데 어쩐지 닮아 보인다.

 

 

 

 

 

 

자주알록제비꽃은 이 무렵이면 뒷면의 자주색이 사라진다.

 

 

 

 

 

이렇게 잎자루와 가운데 주맥 쪽에만 자주색 흔적을 살짝 남기며...

 

 

 

 

 

 

파리풀 꽃이 피었다.

 

여름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아, 골짜기 주변에서 만난 이 풀에 나는 혼돈에 빠진다.

 

줄기와 잎자루, 잎가장자리에 긴털이 밀생하고 있는 이 풀은

탑꽃, 층층이, 산층층이, 두메층층이 등등..., 어떤 것에 속하는 걸까.

 

 

 

 

 

 

 

이 풀은 나중 산 능선에서 만난 이 풀과는 좀 달라 보이지 않은가.

 

 

 

 

 

 

 

어찌하였건 이 두 풀은 그냥 층층이꽃은 아닌 듯하다.

 

 

 

 

냄새가 고약하여 누린내나무라고도 부르는 누리장나무는 꽃봉오리가 잔뜩 부풀었다.

 

 

 

 

 

산행길에 핀 딱 한 송이의 꽃!

 

 

 

 

 

 

산 허리를 오르니 파리풀 꽃이 꽤 많이 피었다.

 

 

 

 

 

 

시원한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고 있으니

골찌기에는 돗자리를 깔고 피서를 즐기는 중년 부부나 가족들 모습이 가득하다.

 

 

 

 

 

 

갈래진 등산로에 샌드위치된 좁은 공간에 뜻밖에도 옥잠난초가 보이지 않은가.

진작에 알았더라면 꽃 피는 것을 관찰했을 것을...

 

 

 

 

 

 

넓은잎외잎쑥 모습을 담아본다.

 

 

잎이 넓은데 외잎으로 달려서 '넓은잎외잎쑥'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것이다.

 

 

 

 

 

아무리 넓은잎이라도 줄기가 자라나게 되면 윗부분의 잎은 이렇게 선형에 가까운 피침형이 된다.

 

 

 

 

 

 

옥잠난초를 본 김에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군락을 찾아보고 싶어서

평소 다니지 않던 길 없는 그늘진 골짜기 쪽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생각지도 못한 뿔나비나방을 만나 또 낑낑대며 겨우 사진 담기에 성공한다.

 

이 녀석의 유충은 양치식물을 먹고 자란다더니 고사리에 앉았다.

 

 

 

 

 

 

이것을 개갈퀴로 보자하니 잎이 4~5개라는 기술과는 달리 6개 윤생이 보이고,

잎이 4장씩 윤생하지만 원줄기에서는 3-6개씩 달린다는 털둥근갈퀴로 보자니

키가 한뼘 정도라야 하는데 너무 키가 높다.

 

그래도 3맥이 뚜렷한 것이 개갈퀴가 맞는 듯하다.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가니 과연!

그늘진 곳에 드문드문 옥잠난초가 씨방을 달고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들이 보이는데,

그 중 한 녀석은 꽃 한 송이를 남기고 있어 나를 기쁘게 한다.

 

 

잎모양이 나나벌이난초와 구별이 어려운 옥잠난초는

아래 이미지처럼 순판의 꽃잎이 넓데데한 것으로 구별하면 된다.

 

 

 

 

 

 

산성길에 거의 다가선 곳에서

처음으로 보는 고사리 종류를 만나 발걸음을 멈춘다.

 

 

이름을 확인하니 황고사리!

 

 

 

 

 

 

 

자주조희풀 꽃이 피었다.

 

 

 

 

 

 

그리고 만나는 큰흰줄표범나비...

 

 

 

 

 

 

 

이 버들은 또 무엇일꼬...

호랑버들일까 아니면 왕버들일까?

 

잎자루의 독특한 포 모양이 왕버들에 고유한 것이란다.

 

 

 

 

 

 

 

 

나도잠자리란을 만났으니

이젠 타래난초를 만나러 성벽길을 따라 갈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