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목원을 향해서 걸어가는데
마당 끝에 쪼란히 서 있는 나무들이 눈에 익다 했더니 개동청나무 아닌가.
일본에서 들어온 늘푸른나무인데 어느 새 열매가 매달렸다.
개동청나무 열매를 찍고 있는데
김쌤께서 저~기에 핀 흰 꽃이 뭐냐고 관목 덤불 위를 가리킨다.
ㅎㅎ 배꼽꽃 계요등이 피지 않았느냐.
'닭오줌 냄새가 나는 덩굴'이라 해서 계뇨등(鷄尿藤)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냄새는 그렇더라도 꽃 하나는 비할 데 없을 정도로 앙증맞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멀리 숲 속에 풍성한 꽃차례를 자랑하고 있는 음나무!
꽃댕강나무가 화려한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이노리나무 열매는 단맛이 드는지 발그레 익어가고 있다.
물길 있는 곳에는 물골풀로 보이는 풀의 열매가 익어 가고 있다.
빗발은 점차로 굵어지고 하늘도 컴컴해지는데
새비나무 꽃이라도 보고 갈까 찾아 보았더니
아직 꽃맹아리만 보일 뿐 제대로 피지 않았다.
뜰에 핀 능소화 꽃덤불이 아름다워 한 컷 담고...
거대한 중국굴피나무에 달린 열매도 담아본다.
비에 쫓겨서 돌아가는 길, 약초식물원을 지난다.
약초식물원 화단에 초롱이끼로 보이는 이끼가 눈에 띈다.
박쥐나물은 꽃이 거의 지고 있는 모습이다.
은꿩의다리라는 팻말이 붙은 꿩의다리는
아무리 봐도 꽃이나 잎의 모양이 산꿩의다리다.
그리고 모시대꽃이 때 이르게 피었다.
가지과임에는 분명한 꽃이 어둔 숲그늘에 피었는데 무척 낯선 모습이다.
도깨비가지인 듯한데 그늘에서 자라 가늘고 해쓱한 모습인 듯하다.
박쥐나물과 비슷한 모습의 병품쌈 꽃도 이젠 흔적만 남았다.
화사하게 핀 광릉갈퀴
지난 번 어두운 숲에서 담느라 애를 썼던 사람주나무가
햇빛 잘 드는 길가에 서 있지 않은가.
길고 노란 이삭 줄기가 수꽃이고,
3갈래로 된 암술머리를 이고 암꽃은 열매가 부풀었다.
노각나무 꽃이 환하게 피었는데 하늘은 점차 어두워져 가고만 있다.
길가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유카, 홍초, 무궁화 등을 한 컷씩 담고는
서둘러 수목원을 빠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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