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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의 털갈매나무, 타래난초, 대나물, 산해박, 용수염, 동고비

by 모산재 2008. 7. 30.

갈매나무 종류라고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신원을 몰랐던,

ㅍ님과 ㄱ님의 귀띔으로 털갈매나무임을 알게 된 나무를 찾는다.

 

그냥 갈매나무는 잎이 길다란데,

이 녀석은 원형에 가까운 타원형이고

잎이나 잎자루 등에 미세한 털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으며

잔가지 끝은 가시 모양으로 잎이 달라지 않는 모습이다.  

 

오른쪽 끝에 가시 모양의 가지끝을 볼 수 있다. 

 

  

 

 

새 한 마리가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어 카메라 초점을 맞추노라니

눈치 챈 녀석 나무 뒤로 숨어 버리더니 다시 땅바닥으로 내려 앉는다.

 

이 녀석의 이름은 동고비라고 ㄱ님께서 알려 준다.

 

 

 

벼과의 풀들이 많이 자라는 고갯길을 오른다.

 

지난번 꽃이삭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던 녀석을 살펴보니 이런 모습의 씨앗을 달았다.

 

용수염이 아닐까 싶어 수목원의 도감을 찾아보니

표본 자료 이미지는 일치하는 듯한데 사진 이미지는 아주 엉뚱한 것을 올려 놓았다.

 

어쨌거나 일단은 용수염으로 알고 넘어가기로 한다.

 

 

 

참반디 꽃이 피었는데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오기를 발동하여

저 점처럼 작은 꽃을 담아보기로 한다.

 

초점 맞추느라 아주 땀깨나 뻘뻘 흘려 겨우 건진 게 이거다.

 

 

 

 

그리고 또 하나의 벼과 식물인 이 녀석의 이름은 뭔지.

호기심은 발동하는데 아는 건 없고, 속 시원히 알려주는 이도 없고...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불나방처럼 생긴 녀석이 눈에 띈다.

 

 

 

여름볕을 따갑게 받고 활짝 핀 원추리꽃

 

 

 

네잎갈퀴인지, 산갈퀴인지 아직도 또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갈퀴

 

 

 

묏등 언덕으로 내려서니

기대했던 대로 타래난초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햇살이 구름 속에 숨어 버리고 해질 시간이 가까워져 광량이 부족한 게 아쉬울 뿐...

 

 

 

 

 

 

워낙 타래난초 군락이 많아 어느 정도 찍고선

풀밭 주변에 핀 다른 꽃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제비꿀이 다시 꽃 피려나 보다.

 

제비꿀은 가지가 없거나 아주 짧다고 하는데

이렇게 가지가 약간 있는 이것은 그냥 제비꿀인지 긴제비꿀인지 참 애매하다.

 

내 나름의 판단으로는 꽃봉오리의 길이보다 가지의 길이가 짧으면 그냥 제비꿀!

그 반대로 가지의 길이가 더 길면 긴제비꿀!

 

그래서 이건 그냥 제비꿀...

 

이건 뭐 과학도 아닌 막연한 우격다짐인데,

제비꿀과 긴제비꿀이 과연 유전적 형질 자체가 다른 건지 연속변이에 불과한 것인지... 

 

 

 

다소 습한 고랑에서

줄기 아랫부분은 땅으로 기다가 꽃이삭이 달린 줄기 윗부분은 곧게 선 벼과의 풀을 만난다.

 

도감의 이미지로 비교해보니

누운기장대풀과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제주도 자생이니 그도 아닌 듯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니 답답...

 

 

 

 

때늦게 핀 산해박이 어찌 이리 아름다워 보이는지,

어둔 수풀을 배경으로 찰칵!

 

 

 

솔나물꽃도 담아보는데 초점이 영 안 잡힌다.

 

 

 

풀밭에서 핀 물레나물은 꽃색이 바랜 것인지

멀리서 볼 때는 흰 꽃인 줄 알았다.

 

 

 

뜻밖에도 대나물 꽃을 만난다.

 

이곳에 무성히 군락을 이룬 대부분의 대나물은 이제 꽃봉오리를 겨우 형성하고 있는 참인데...

 

 

 

꽃이 환하고 커다란 원추리는 제대로 잡혀 준다.

 

 

 

이것은 구절초는 아닌 듯한데

맑은대쑥인지 사철쑥인지 뭔지... 자꾸만 나를 헷갈리게 만드네.

 

 

 

그 흔한 좁쌀풀을 올해는 처음으로 만나보는군.

 

대모산 언덕에도 많건만 싹 벌초를 하고 난 다음에 찾았으니 만나지 못하고.

 

 

 

 

시나브로 어둠이 내려앉고

어둠보다 먼저 내 몸이 무거워지고

산을 내려갈 일이 부담 되어 피로는 밀려오고...

 

무거운 발길 터덜터덜, 오후 한나절의 풀꽃나무 산책은 이렇게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