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큰조롱, 여로, 장구밥나무, 토현삼, 시호, 여우오줌 꽃 피는 홍릉수목원

모산재 2008. 7. 25. 00:53

토요일.

 

날씨가 고르지 못하여

해가 쨍쨍 내리쬐다가도 금방 어두운 구름이 덮기도 한다.

 

 

퇴근하다가 발길을 바로 홍릉으로 돌린다.

 

새비나무 꽃, 큰조롱 꽃 등 확인하고 싶은 꽃이 많다.

 

 

 

제일 먼저 꽃이 피는 줄도 모르기 십상인 댑싸리 꽃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도 '다북'하게 자라나서 마당비로 쓰면 안성맞춤인 이 풀은 명아주과인데

시력 2.0 이상 아니면 맨눈으로는 꽃을 관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작년에 심었던 솜양지꽃은 제 한몸 겨우 건사해낸 듯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빈약한 몸매를 보이고 있다.

 

 

 

 

반하가 육수꽃차례를 창처럼 세우고 섰다.

구름과 햇빛이 연신 자리 다툼하는데 초점이 맞지 않아 애를 먹는다.

 

 

 

 

부처꽃이 피었다.

 

 

 

 

싱싱한  이미지를 기대했던 만난 모감주나무는

아쉽게도 벌써 꽃잎을 날리고 있다.

 

 

 

 

장구밥나무는 이제 막 꽃잎을 열기 시작하였다.

 

 

 

 

솜분취라는 엉뚱한 팻말을 단 솜나물이 벌써 가을 폐쇄화 꽃대를 올리고 있다.

 

 

 

 

꽃대의 비늘포가 눈에 띄어 접사해 본다.

 

 

 

 

기대했던 대로 큰조롱 꽃이 피어 있었다.

 

 

 

 

 

아직은 때 이르다 싶은데

고본 군락의 한 귀퉁이에 꽃대가 올라오고 하얀 꽃봉오리가 달렸다.

 

 

 

 

열매가 조랑조랑 여물어가는 비짜루가 

한쪽에는 꽃이 피는 진풍경을 보인다. 

 

 

 

 

 

냉초는 거의 꽃이 다 져 가고 있어

사진발 받을 수 있는 한 녀석을 골랐으니 그게 다음 모습이다.

 

 

 

 

개시호 꽃이 피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는 '시호'라는 팻말이 서 있긴 했지만

작년에는 위와 같은 개시호만 보였는데,

 

뜻밖에 그냥 시호로 보이는 것이 눈에 띄지 않는가...

 

아쉽게도 개시호와는 달리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여로와 파란여로 꽃이 피었다.

 

그간에 여로, 파란여로, 흰여로 정도로만 알아 왔는데

알고 보면 10여 종이나 되어 되어 그 차이를 알기 쉽지 않다.

 

꽃이 붉은 것으로는 여로, 참여로, 붉은여로가 있는데,

이 이미지를 그냥 여로로 봐도 되는지...

 

 

 

또 아래처럼 푸른 꽃이 피는 여로는 파란여로라고 생각해 왔는데

푸른여로, 한라여로라는 것도 있으니 참 머리 아픈 일이다.

 

 

 

 

이것은 구릿대인지 지리강활인지 참 애매해 보이는 모습인데

잘 아시는 분의 도움말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쪽 언덕에 마련해 둔 수조에 방울고랭이 이삭이 풍성하게 달렸다.

 

 

 

 

구름 잔뜩 낀 어둑해진 날씨에 초점 잘 잡히지 않은 녀석 담느라 낑낑대는데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돌아보니 늘씬한 미녀 한 분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ㅎㅎ 김O영 쌤이시다~.

 

가끔씩 이 곳을 들르신다더니 이렇게 조우한 것이다.

 

 

심심하던 차 함께 돌아보기로 하는데

빗방울이 슬슬 듣기 시작한다.

 

 

 

왕담배풀이라는 딴 이름을 가진 여우오줌이

담배풀 종류 중에서 가장 큰 꽃을 이름처럼 피웠다.

 

혀꽃(설상화)도 없고 관상화조차 희미한데

녹색의 포엽들만 해바라기 못지 않게 꽃을 받치고 섰다.

 

 

 

 

벌써 곰취꽃도 피었는데

빗속에서 사진을 담으니 색상이 곱게 나올 리 없다, 쩝~.

 

 

 

 

토현삼이 몇 송이의 검붉은 꽃을 열고선 비를 맞고 섰다.

 

 

 

 

젖을 만큼 비가 내리고 있지만 그냥 돌아서기는 아까워서

키작은 나무들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