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산해박 꽃 핀 묏등 언덕

모산재 2008. 6. 22. 01:44

 

어둠이 밀려오는 숲길에도

순백의 인동꽃은 아주 또렷한 이미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가냘픈 술 끝에 달린

초록점의 암술머리와 황색점의 꽃밥 대비가 아름답습니다.

 

 

 

산 아래 밭에는 농작물 꽃들이 한창입니다.

 

물드는 듯한 자줏빛 무 꽃잎이 참 고와 보여서

고 놈 찍느라 쪼그리고 앉아 폼 잡고 있으니

뒤따라오던 여인이 멈춰서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 보다가 갑니다그려.

 

 

 

손짓하듯 덩굴손을 뻗치고 있는 완두콩을 못본 척 지나칠 수는 없지요.,

 

초록 잎과 하얀 꽃잎의 조화가 멋있는데

어둔 숲을 배경으로 담으니 꽤 깔끔한 모습입니다.

 

 

 

컴컴한 나무 그늘을 목 아프게 올려다보며

고욤나무 꽃을 힘들게 담아 봅니다.

 

남한산 입구에서 보았던 화려한 꽃과 달리

이것은 보통 감꽃과 같은 수수한 황백색입니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앵도 열매가 조랑조랑 달렸습니다.

며칠만 지나며 아주 달게 익을 것 같습니다.

 

한 떼의 아줌마 등산객들이 카메라가 가리키는 곳을 보며 감탄사들을 날리며 지나갑니다.

 

 

 

마을 화단엔 청화국이지 싶은 꽃이 피었습니다.

블루 데이지 또는 펠리시아라고도 불리는 꽃입니다.

 

 

 

큰금계국도 참으로 오랜만에 만납니다.

 

 

 

황금달맞이꽃은 빛실조증에 걸려 꽃잎을 닫아 버린 모습입니다.

 

 

 

풀밭 언덕으로 올라서자

제일 먼저 맞이하는 것은 강렬한 방사형으로 달린 쇠채 억센 씨앗입니다.

 

 

 

좁쌀처럼 작은 꽃을 피운 꽃받이(꽃바지)에게 잠시 눈길을 주고

 

 

 

무리를 지어 꽃봉오리를 올린 떡쑥을 담아 봅니다.

그저 흔한 잡초로만 만났던 떡쑥이 별나게 아름다워 보입니다.

 

 

 

선밀나물이 지나간 자리엔 밀나물 덩굴이 우거졌습니다.

 

암꽃의 암술머리 아래엔 씨방이 제법 통통하게 드러났습니다.

 

 

 

한 자쯤 되어 보이는 애기수영 전초 모습을 어렵게 담아 보았습니다.

 

 

 

더불어 한쪽에 아직 피고 있는 꽃까지 담아 봅니다.

 

 

 

이것은 귀리 식구로 보이는데 참새귀리로 보아야 하는지 ...

 

 

 

어둠 속에 하얗게 피어 있는 개망초에게도 흘깃 눈길 한번 준 다음

 

 

 

산해박이 있던 자리로 올라 섭니다.

 

기대했던 대로 꽃을 피웠습니다.

 

너무 어두워져 빛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서쪽 방향을 배경으로 하니 아쉬운 대로 상이 잡혀집니다.

 

 

 

여전히 자신이 없는 여러 벼과 풀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몇 컷 담아 두기로 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들여다보노라면 언젠가는 친해지겠지 싶어서...

 

 

 

 

 

그리고 더 버티기에는

내가 가진 카메라가 받쳐줄 수가 없는 상황,

 

점점이 불을 켜는 거리를 향해 풀밭언덕을 내려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