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광릉골무꽃 만나러 가는 길

모산재 2008. 6. 22. 01:13

 

현충일,

 

아마도 지금쯤이면 광릉골무꽃이 피고 있지 않을까 싶어 배낭을 꾸리고 나섭니다.

 

장마도 아닌데 잔뜩 찌푸린 날씨가 마음도 우중충하게 만듭니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미국 대통령과의 하룻밤 선물로 쇠고기 수입 완전 개방을 하였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무방비로 노출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세상은 촛불시위로 시끄럽습니다.

 

시내로 나가 볼까 하다 그냥 산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고 맙니다.

 

 

버스에서 내려 등산로를 향해 걸어가는 길가에는 쥐똥나무꽃이 한창입니다.

울타리로 흔하게 쓰이는 나무이지만 꽃이 좀 아름다운 게 아닙니다.

좀 진한 느낌이지만 향기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이곳의 개암나무는 난티나무 잎처럼

잎끝이 자른 듯한 모습이고 가운데는 꼬리처럼 뾰족하게 나왔습니다.

 

이를 난티잎개암나무라고 따로 이름을 부르기도 하지만

지금은 개암나무라는 표준명으로 통합된 상태입니다.

 

 

 

날씨도 많이 흐린데다 울창한 숲속이라

셔터 스피드가 1/30초 정도로 많이 느려집니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소총 사격할 때처럼 호흡을 고르고 사진을 찍어야 하니 힘이 많이 듭니다.

 

각다귀나 모기까지 떼로 달려드니 원~

 

 

이 고사리는 뭘까요.

 

 

 

 

그리고 또 나비 한 마리를 만납니다.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의 무늬가 아주 다르네요.

 

 

 

 

대극은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모습이 보이는데

새로 자라난 줄기에는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영양엽 가운데서 자라난 색다른 모습의 고비잎은

아마도 생식엽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식엽이 따로 자라기도 하지만

영양엽의 일부가 생식엽이 되기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잎 가장자리에 녹색의 구슬같은 알갱이가 잔뜩 붙어 있습니다. 

혹시 이것이 포자일까요...

 

 

 

애호랑나비와 닮은 모습의 이 녀석은 나비인지 나방인지...

 

 

 

지금쯤 흑박주가리가는 어떤 모습으로 자랄까 싶어

자생하던 곳을 두리번거려 보지만 숲속이 너무 어두워선지 눈에 띄지를 않습니다.

 

 

마침내 광릉골무꽃을 만납니다.

그런데 숲이 너무 무성해진 탓인지 예년처럼 꽃이 풍성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얼마나 어두운지 사진에 담기가 참 난감할 정도입니다. 

 

 

 

날씨가 화창한 대낮에나 와야 제대로 담을 수 있을 듯...

안타깝지만 몇 방 제대로 찍지도 못하고 황급히 숲을 벗어납니다.

 

 

다화개별꽃 군락지에서

요 녀석의 뿌리를 확인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올해라고 작년과 달라질 리 없건마는...

 

역시 큰개별꽃과 마찬가지로 보통 2갈래이고 오래된 뿌리는 여러 갈래입니다.

큰개별꽃은 3갈래, 개별꽃은 갈래지지 않는다는 속설은 근거 없는 것임을 확인합니다.

 

 

 

산수국 꽃이 갓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길가에 심어 놓은 섬초롱꽃도 초롱을 주렁주렁 달았고요.

 

 

 

바위취 꽃도 큰대자 모양의 꽃을 아름답게 피웠습니다.

 

 

 

묏등 언덕으로 가볼까 하여 지나가는 길가에

신나무 열매가 잠자리 날개모양으로 풍성히 달렸습니다.

 

 

 

해가 기운 탓인지 숲길은 더욱더 컴컴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