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대공원 산언덕 벼과의 풀들과 풀꽃나무들

모산재 2008. 6. 1. 23:35

오늘은 달리기대회가 있는 날이라 서울대공원으로 간다.

 

아이들이 달리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동안

반환점 확인 장소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

 

 

 

그 동안 주변 산언덕을 산책하며 풀꽃나무 탐색을 즐긴다.

 

크게 색다르게 볼 것은  없지만

생명들의 표정들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아카시아 꽃이 지고 있는 풍경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그 그늘 잡풀 가득한 풀섶에 꿀풀 꽃이 피고 있다.

 

어린 시절 보리 익어가는 고향의 산언덕

저 보랏빛 꽃잎을 따서 꽁무니를 빨면 단꿀맛이 좋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서울 주변의 꿀풀들에선 꿀맛을 볼 수 없다.

 

 

 

 

 

벼과의 풀들이 잔뜩 우거졌는데 한창 꽃이 피고 지는 중이다.

 

워낙 여러 종들이 보여서 하나하나 담아보기로 한다.

 

워낙에 가늘고 산만하게 꽃이삭을 피워 초점 맞춰 사진 담기가 쉽지 않다.

 

이 녀석들에 대해서도 꽤 많이 자료들을 뒤적이며 익혔건만

시간이 지나고나면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워낙 비슷비슷한 게 많아 구별이 까다로운 녀석들...

 

 

 

이게 김의털이었던가...

 

 

 

 

 

요 녀석은 잎이 잔디 닮은 여러해살이풀인데, 왕포아풀로 보면 될는지...

 

 

 

 

 

이건 큰김의털일까...

 

도감을 펼쳐 놓고 공부 좀 한 다음에 이름표를 달아야겠다.

 

 

 

 

 

이것은 그냥 꽃층층이꽃인지 아니면 산층층이인지...

 

꽃층층이꽃, 산층층이, 두메층층이, 탑꽃 등등도 구별이 골치 아픈 부류이다.

 

 

 

 

 

또 하나의 벼과풀!

 

 

 

 

 

그리고 이 녀석은 오리새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 틀림없다.

 

 

 

 

 

집 주변 공터에 흔히 10cm도 안 되는 키로 자라는 냉이와 비슷한 녀석,

이것도 키는 그만해 보이는데 잎이 좀 많이 달렸다.

 

끝의 작은잎이 큰 특징으로 보아 황새냉이로 보는 게 옳을 듯...

 

 

 

 

 

쇠별꽃의 수술이 저렇게 길고 꽃밥이 자줏빛인 걸 처음으로 확인한다.

 

5갈래로 갈라진 암술대도 바람개비 모양으로 유난히 꼬부라졌다.

 

 

 

 

국수나무는 벌써 꽃색이 바래고 있다. 

 

 

 

 

찔레꽃도 제철을 조금 지나고 있지 않나 싶다.

 

 

 

 

풀섶에는 유난히 요렇게 생긴 녀석이 많이 날아다닌다.

 

날아갈 때에는 날개 뒷면의 황색 색깔이 훨씬 도드라져 보이는데

윗면 색깔은 이렇게 회색빛이 강하군.

 

 

 

 

요건 하루살이 종류로 보인다.

 

꼬리에 세 갈래로 난 더듬이 모양의 기관이 특이하다.

 

 

 

 

저수지 오르는 길 볕 좋은 박석 지대에는 고들빼기 꽃이 한창이다.

 

 

 

 

서울대공원의 수원인 저수지 풍경

 

 

 

 

 

저수지 뚝방에는 장대나물이 볼품없는 흰 꽃을 피웠다.

 

 

 

 

산딸나무는 아직 갓 피어 풀색인 꽃이 많은데

이렇게 하얗게 활짝 핀 꽃도 더러는 보인다. 

 

 

 

 

이 버들의 이름은 무엇인지...

 

버들의 종류도 수십 종이나 되니 구별하기 쉽지 않다.

 

 

 

 

개옻나무 꽃은 아주 한창이다.

 

 

 

 

꽃을 한 송이만 피우고 있는, 손가락 한 마디쯤이나 될까 싶은 꼬마 냉이를 담아 본다.

 

뿌리잎은 보이지도 않고 줄기잎은 전혀 갈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졸속속이풀이라고도 하는 개갓냉이는 이렇게 생겼다.

 

 

 

 

큰개별꽃의 뿌리 모양을 확인하고 싶어 캐 보았다.

 

 

 

큰개별꽃 뿌리는 세 갈래라고 하는데 이것은 무려 다섯 갈래나 된다.

 

그리고 또 하나 확인한 것은 저렇게 뿌리로도 줄기를 벋어 개체번식을 한다는 것.

 

마디에 달려 있는 빨간 열매 같은 것은 정상화가 지고 난 뒤에 생기는 폐쇄화 봉오리이다.

 

 

 

 

그 동안에 달리기를 시작한 아이들이 줄줄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풀꽃나무 탐색을 멈추고 아이들의 팔뚝에 확인 도장을 찍어 주는 일을 한다.

 

 

기를 쓰며 달리던 우리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아이들은 달린다는 표현을 쓸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냥 산책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잘 먹어서 몸은 엄청 커졌지만

운동 부족으로 몸의 효율성은 아주 떨어졌다.

 

 

선두가 지나가고도 한 시간 반 시간이나 더 지날 때까지도

이곳 반환점을 지키고 있어야했다.

  

11시가 훌쩍 넘어서야 아이들을 모두 통과시킨다.

 

 

 

돌아가는 길,

 

싸리냉이는 이미 꽃이 지고  길다란 씨방들만 무수하게 달렸다.

 

 

 

 

기본종으로 보이는 단풍나무에는 프로펠러 모양의 씨방이 여물어 가고 있다.

 

 

 

 

벽오동은 이름 그대로 줄기가 아주 푸르다.

 

 

 

 

잎이 플라타너스처럼 커다란데, 잎 모양이 중국단풍 같은 나무를 만난다.

 

이것이 플라타너스와 비슷한 열매를 다는 대만풍나무임을 알나중에 확인한다. 

 

 

 

 

가끔식 붓꽃이 한두송이 외롭게 피어 있는 모습들도 보인다.

 

 

 

 

때죽나무 꽃이 가지마다 조롱조롱 꽃대궐을 이루며 피었다.

 

 

 

 

튤립나무도 연꽃 같은 연노랑 꽃을 화사하게 피웠다.

 

 

 

 

모두 모여서 점심을 같이 먹기로 되어 있었지만

동행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는 식물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지라

온 김에 식물원을 꼭 돌아보고 싶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