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천마산에서 만난 당개지치, 민눈양지꽃, 무늬족도리풀, 삿갓나물

모산재 2008. 5. 28. 00:39

 

천남성 몸매가 모델처럼 늘씬하여

개울을 배경으로 정성을 다하여 찍어본다.

 

시야가 막힌 어두운 숲속에서

이 녀석의 윤곽을 이렇게 또렷이 잡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개감수가 군락을 이룬 곳에서

또 한번 시간을 보낸다.

 

햇빛이 워낙 어룽거려서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

 

 

 

골짜기를 제법 올랐다고 생각되는 곳에서부터

민눈양지꽃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무늬족도리풀이 흔히 보인다.

 

당연히 족도리풀과는 아주 다른 모습인데

얼핏 보면 남해안 지역에 자생하는 개족도리풀과 구별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꽃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이것이 그냥 족도리풀이다.

 

 

 

처음에는 이 녀석들이 고깔제비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쩌면 모두 하나같이 한 잎만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일까...

 

 

 

그래서 곰곰 생각해보니 제비꽃의 특징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며

모시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넓은잎천남성 

 

 

 

애기괭이눈 씨방과 씨앗

 

 

 

무성한 잎에 둘러싸여 민눈양지꽃이 노란 꽃을 피웠는데

너도바람꽃의 씨방과 씨앗, 복수초가 숨은 그림처럼 어울렸다.

 

 

 

골짜기의 아래쪽엔 이미 꽃이 지고 있던 는쟁이냉이가

꿩의다리 어린풀들을 잔뜩 거느리고 꽃을 피웠다.

 

 

 

벌깨덩굴도 전성기를 넘기고 있는 상태.

 

 

 

매화말발도리도 마찬가지...

 

 

 

7부 능선쯤 공기가 서늘한 탓인지

귀룽나무꽃이 제법 싱싱한 표정을 짓고 있다.

 

 

 

목표로 했던 지점에서 당개지치 꽃을 다시 만난다.

 

 

 

감자난초가 필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

지난 번에 봐 두었던 녀석을 아무리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다 져가는 나도개감채 꽃을 만나고

 

 

 

큰구슬붕이를 만난다.

 

 

 

참꽃마리의 표정이 청초해서 잠시 마음을 주고

 

 

 

햇살이 물러서기를 기다리다가

당개지치 꽃을 한번 더 담아본다.

 

역시 직사광선이 사라지고 고루 퍼진 빛을 받은 녀석의 용모가 엄청 매력적이다.

 

 

 

뜻밖에도 삿갓나물의 꽃이 피어 있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지장보살이라고 불리는 풀솜대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길을 되돌려 골짜기를 내려오는 길,

고추나무꽃도 한번 담아 본다.

 

잎도 꽃도 고추와 많이 닮았다.

 

 

 

그리고 오늘 이곳 일정은

처음처럼 나비를 만나는 것으로 마감된다.

 

애기세줄나비라는 녀석이 멸가치 잎사귀 위에 앉아 제자리 돌기를 하고 있다...

 

 

 

2박 3일의 일정을 끝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빈대떡에 막걸리 몇 사발 들이키며 몇 개의 산을 타느라 얻은 여독을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