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의 높은 산에서 한계령풀을 구경하고
속초 명동항 부근에서 물곰탕에 소주 한잔 곁들이며 하룻밤 머문 뒤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여 다시 서울 부근의 천마산으로 향한다.
꼭 하나, 당개지치를 꼭 만나고 싶은 마음에...
산 입구에 들어섰을 때는 아직 점심때도 못된 시각,
점심 먹기엔 부담스러워 요기로 국수를 시키려니
식당집 주인 아주머니 장사할 뜻이 없다.
그래서 그냥 산을 오르기로 한다.
평일이라 등산객 없는 한적함이 참 좋다.
등산로 입구에는 야광나무 꽃이 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게 야광나무의 수피...
미나리냉이도 이제 끝물이지 싶다.
웬일인지 풀꽃나무보다도 나비가 눈에 자꾸 띄는 게 아닌가.
왕자팔랑나비로 알고 있는 녀석이 보이더니
그리고 길바닥에 북방거꾸로여덟팔나비로 보이는 녀석이 철퍼덕 날아앉지 않느냐...
그리고 길쭉한 잎이 마주난 이 녀석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으니...
나도냉이도 제철을 맞이했다.
그리고 양지쪽 풀섶에는 벌써 새모래덩굴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꽃을 들여다보니 수꽃만 피었다.
큼직한 5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이는데,
노란 꽃잎은 대개 6~10장으로 뷸규칙한데,
수술이 붉은 것이 특이해 보인다.(대개 수술은 12~20개이다.)
큰괭이밥의 씨방의 모습을 담아본다.
졸방제비꽃이 무리를 지어 피고 있다.
그리고 만나고 싶었던 당개지치를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곳에서 만난다.
햇살이 고르지 못하여 영 사진발이 받지 않아 안타깝다.
이 세잎짜리 천남성은 넓은잎천남성으로 봐야 할까.
(정상적이라면 다섯잎이라야 하겠지만...)
너도바람꽃의 씨방과 씨앗의 풍경은 꽃 못지 않게 아름답다.
아마도 큰개별꽃이지 싶은 녀석이 뻘쭘하니 서 있다.
그 열매의 생김새를 알고 싶어서 접사해보니 이런 모습이다.
당개지치 꽃을 다시 한번 더 담아보고...
그늘에 꽃을 피운 벼과의 풀,
전초 모습을 담아보느라고 땀깨나 흘린다.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한데, 에휴~.
당개지치 한번 더~.
용둥글레는 저렇게 포엽에 싸여 녹색의 꽃을 피운다.
배가 살살 고파지기 시작하는데
도사님 골짜기에 앉아서 가지고 온 참외 등으로 요기하자고 한다.
그리고 애초의 목적지까지 계속 오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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