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분꽃나무(섬분꽃나무)와 산분꽃나무

모산재 2008. 4. 30. 22:30

 

아직은 이른봄이다 싶은 4월이면 분꽃나무는 꽃을 피운다.

 

야생화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홍릉수목원에 '산분꽃나무', '분꽃나무'도 꽃을 피웠다. 나무꽃으로는 앙증스러울 정도로 어여쁜 꽃이라 사람들은 카메라를 대고 셔터를 누른다. 그리고 홍릉수목원이 붙여준 이름 그대로 '산분꽃나무' '분꽃나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다.

 

두 꽃나무는 꽃과 잎의 형태와 질감, 그리고 색깔에 확실히 차이가 있어 보인다. '산분꽃나무'는 화관이 가늘고 길며 붉은 데 비하여, '분꽃나무'는 화관이 두툼하고 짧으며 흰빛이 더 두드러진다. '산분꽃나무'의 잎은 얇은 데 비하여 '분꽃나무'는 다소 두툼하다. 그리고 '분꽃나무'는 개화시기가 좀 늦다.

 

 

 

홍릉수목원의 '산분꽃나무'는 산분꽃나무가 아니라 분꽃나무이다.

 

 

 

 

 

 

 

 

홍릉수목원의 '분꽃나무' =이전의 섬분꽃나무로 지금은 분꽃나무로 통합

 

 

 

 

 

 

꽃봉오리일 때는 붉은 빛이 보이다가 꽃이 만개하면 순백의 꽃으로 변한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강원도 깊은 산에서 보았던 분꽃나무가 '산분꽃나무'와 같은 이미지였다면 서해안의 섬지역에서 봤던 분꽃나무는 그냥 '분꽃나무'의 모습이다. 그래서 그래서 이 두툼한 분꽃나무를 나는 '섬분꽃나무'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섬분꽃나무는 분꽃나무와 통합되어 분꽃나무가 추천명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섬분꽃나무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분꽃나무라 부르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산분꽃나무'이다. 이것은 '산분꽃나무'가 아니라 그냥 분꽃나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이 분꽃나무이고 '분꽃나무'라는 것이 '섬분꽃나무'인 셈인데, 이 둘이 하나로 통합되었으니 그냥 분꽃나무라 부르면 되는 것이다.

 

산분꽃나무는 아직 내가 만나보지 못한 꽃으로 같은 인동과이긴 하지만 분꽃나무와는 다른 꽃이라는 것이다. 학명으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산분꽃나무 Viburnum burejaeticum

     분꽃나무 Viburnum carlesii

 

산분꽃나무의 학명 Viburnum burejaeticum으로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이미지가 나타난다. 홍릉수목원의 '산분꽃나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학명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ttp://www.forestfarm.com/

 

 

 

예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홍릉수목원과 같은 이미지를 실어 놓았는데 최근에는 위와 같은 이미지로 교체되어 게재되어 있다.(인용하면 좋을 텐데... 국민세금으로 운용하는 국립기관에서 왜 작년부터 게시물 복사를 차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람들이 많이 퍼 나르고 활용하도록 권장해야 마땅할 텐데 그간 개방했던 정보를 오히려 폐쇄해버리다니... 조금 개선되긴 했지만 부실 덩어리 자료들 끌어안고 있으면서 이렇게 이미자를 구하러 외국 사이트를 찾아다니게 만들어야 하는가?)  

 

붉은 빛이 전혀 없는 하얀 꽃에 5개의 긴 수술이 꽃부리 바깥으로 나와 연두색 꽃밥을 달고 있는 모습은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경기도 가평과 연천, 강원도 인제와 홍천, 평창과 영월 등지에 분포한다고 한다. 언제 한번 만나길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