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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이야기

깊은 산 골짜기의 큰괭이밥 Oxalis obtriangulata

by 모산재 2008. 4. 17.

 

아직 이르다 싶은 4월 초인데 계곡 속에는 봄이 일직 찾아든다. 노루귀, 너도바람꽃은 벌써 피었고 복수초,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기 시작햤다. 깊은 산 숲속 물맑은 골짜기에서만 피는 큰괭이밥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계곡 주변 바위틈에는 붉은 줄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는 다섯 장의 흰 꽃잎을 조심스레 펼치며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가녀리고 길다란 갈색 꽃대에 단 하나만 달린 꽃은 버겁다 싶게 큼지막한데,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꽃이다. 괭이밥의 꽃말이 '빛나는 마음'이라 하는데 화사한 꽃잎을 자랑하는 큰괭이밥에도 잘 어울리는 듯하다.

 

꽃대의 아랫도리 부분에는 이제 갓 태어난 파란 잎들이 내년에 필 꽃들의 자양을 마련하기 위해 조심스레 오무린 손아귀를 펼치고 있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는 거꾸로 선 세모꼴로 끝 부분이 자른 듯한 모양의 잎이 긴 자루에 달려 또 한 세상을 넉넉히 받쳐갈 것이다.

 

 

 

 

전 세계에 900종이나 되는 괭이밥속의 하나인 큰괭이밥은 이 땅에 자생하는 괭이밥 식구로서는 가장 아름답고 큰 꽃이다. 괭이밥속 풀들이 다 그러하듯이 큰괭이밥도 잎이 째져 있고 3개의 작은잎들은 낮에는 활짝 펼쳐졌다가 밤에는 닫히는 '수면 운동'을 보여준다.

 

백과사전에서 꽃은 4∼6월에 핀다고 하지만 대개 4월에 핀다고 보는 것이 옳다. 노란 빛이 살짝 감도는 듯한 하얀 꽃잎에 붉은 줄이 여럿이 있고, 꽃 가운데에는 5갈래로 된 암술 주변에 흰 꽃밥을 단 10개의 수술이 두르고 있다. 꽃이 진 자리에는 원기둥 모양의 긴 삭과가 달린다.

 

신 맛이 나는 풀은 먹을 수도 있다. 민간에서는 잎을 개선에 걸리거나 독충에 쏘였을 때 약으로 쓴다고 한다.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괭이밥으로는 민가 주변이나 들판에 흔히 볼 수 있는 괭이밥, 선괭이밥, 붉은괭이밥 등이 있는데 이들은 노란 꽃이 피는 기본종이다. 그리고 깊은 산 속 골짜기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으로 큰괭이밥과 애기괭이밥이 있는데 이들은 비교적 꽃이 크고 꽃색이 희다.

 

큰괭이밥과 애기괭이밥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잎끝이 둥근 애기괭이밥과는 달리 큰괭이밥은 잎끝이 자른 듯한 역삼각형이다. 큰괭이밥의 종소명 obtriangulata는 '역삼각형'이란 뜻으로 잎 모양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큰괭이밥은 꽃잎에 선명한 붉은 세로 줄이 있는 점으로 다른 괭이밥 종류와 쉽게 구별된다.

 

그 외에 외래종으로는 흔히 '옥살리스'라는 속명으로 불리는 사랑초, 자주괭이밥, 덩이괭이밥이 있는데 더러는 남부지방 일대에 귀화하여 뿌리를 내린 것을 볼 수 있다.

 

 

 

 

● 큰괭이밥 Oxalis obtriangulata | Large wood sorrelshamrock-sorrel   ↘   쥐손이풀목 괭이밥과 괭이밥속 여러해살이풀

근경의 윗부분에 소비늘잎이 있고 잎은 뿌리에서 나온다. 잎은 뿌리에서 나오는 장상의 3출복엽이며 길이 3-15cm로서 곧게 서는 엽병이 있고 끝에 3개의 소엽이 돌려나기한다. 소엽은 작은잎자루가 없으며 도삼각형 절두이고 상단의 중앙부가 약간 파지며 길이 3cm, 나비 4-6cm로서 가장자리에 털이 약간 있고 앞뒷면에 복모가 깔려 있다. 정소엽을 따버리면 날개를 펴고 있은 나비같이 보이는 것도 하나의 특색이다.

5-6월에 길이 10-20cm의 화경이 잎다발속에서 나와 그 끝에 1개의 흰꽃이 달리고 바로 밑에 작은포가 있다. 꽃받침조각은 긴 타원형으로서 털이 있으며 5개이고 수술대보다 길며 꽃잎도 긴 거꿀달걀모양으로서 5개이고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이다. 삭과는 원주상 달걀모양으로서 길이 2-3cm 정도이며 털이 없고 5실이며 각 실마다 1-2개의 종자가 6-8월에 익어 5조각으로 벌어진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애기괭이밥 → http://blog.daum.net/kheenn/11586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