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고등학교 앞 가로수에 리본 같은 꽃잎들이 바람에 나풀거리며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얗게 피었다. 새하얀 눈이 초여름의 푸른 나무에 내린 듯한 풍경을 자아내는 이 꽃이 이팝나무 꽃이다.
고슬고슬 담긴 흰 쌀밥(이밥)처럼 풍성한 꽃으로 피어서 이팝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지만, 절기상 입하(立夏) 무렵에 꽃이 피어 '입하목'이라 부르던 것이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는 나무이다. 속명 'Chionanthus'는 그리스어 chion(눈)과 anthos(꽃)의 합성어로 '눈꽃'을 의미한다니 쌀밥에서 유래한 우리의 이름에 비해 감각적이고 낭만적인 이름인 듯하다.
쌀밥이든 눈이든 풍성한 순백의 미감에서는 다를 바 없을 터인데, 여름이 들어서는 6월에 피는 이팝나무 흰 꽃사태는 무성한 푸른 잎을 온통 덮어버릴 정도로 대단하다. 하얀 쌀밥이 나무를 덮은 것처럼 마음은 넉넉해지고, 폭설이 여름나무에 내려 쌓인 것처럼 풍경은 아름답다.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큰나무는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8곳이나 된다. 내 고향 이웃 마을에도 꽃 필 때 장관을 이루는 이팝나무 노거수가 있는데, 천연기념물이 아닌 시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어째서 천연기념물에서 제외되었는지... 위엄조차 대단한 노거수인데 말이다.
● 이팝나무 Chionanthus retusa | Retusa fringetree ↘ 물푸레나무목 물푸레나무과 이팝나무속의 낙엽교목
높이 25m, 지름 50cm.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어린 줄기 황갈색으로 벗겨진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타원형 또는 달걀형이고 첨두 또는 무딘형이며 넓은 예형 또는 원저로 길이와 폭이 각 3~5cm × 2.5~6cm이다. 표면 주맥 밑부분에 연한 갈색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어린 나무의 경우 겹톱니가 있고, 감나무와 비슷한 모양이다.
꽃은 수꽃양성화딴그루로 꽃차례는 새가지에 달리며 길이 6~10cm로 밑에 잎이 달리고, 꽃대는 길이 7~10mm로 환절이 있고, 꽃받침은 4개로 깊게 갈라지며, 꽃잎은 흰색으로 4개이며 길이와 폭이 각 1.2~2cm × 3mm로, 밑부분이 합쳐지고 판통이 꽃받침보다 길며 5 ~ 6월에 개화한다. 열매는 핵과로 타원형이며 길이와 폭이 각 10~15mm × 8~9mm로 짙은 검은색이며 9~10월에 성숙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이팝나무 열매 => http://blog.daum.net/kheenn/15852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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