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자작나무 이야기, 자작나무 수꽃, 암꽃

모산재 2007. 5. 27. 12:19

 

 

하얀 껍질을 얇게 벗겨내어 불을 붙이면 나무껍질의 기름 성분 때문에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잘 탄다고 자작나무로 불린다.

 

동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가는 길 산림지대는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하얀 자작나무들의 숲이다. 우리 민족과 혈통이 가깝다고 이야기 되는 동시베리아(바이칼 호수 주변 지역)의 원주민 브리야트족은 자작나무를 신이 강림하는 신목으로 신성시하고, 러시아인들도 사람을 보호하는 신의 선물로 여겨 집 주위에 자작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또한 새하얀 껍질을 잘 벗겨서 사랑의 편지를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으나 한 그루에 함께 달린다.

수꽃이삭은 묵은가지 끝에 크게 달리고 암꽃이삭은 새가지 끝에 조그맣게 달린다.

 

 

 

 

 

 

 

● 자작나무 Betula pendula (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 | Birch tree  / 참나무목 자작나무과 자작나무속 교목

높이 20m에 달하고 나무껍질은 흰색이며 옆으로 얇게 벗겨지고 작은가지는 자줏빛을 띤 갈색이며 지점(脂點)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잎맥은 6∼8쌍이다. 뒷면에는 기름샘과 함께 맥겨드랑이(脈腋)에 털이 있다.

암수한그루로서 꽃은 4월에 피고 암꽃은 위를 향하며 수꽃은 이삭처럼 아래로 늘어진다. 열매이삭은 밑으로 처지며 깊이 4cm 정도이고 포조각의 옆갈래조각은 중앙갈래조각 길이의 2∼3배 정도이다. 열매는 9월에 익고 아래로 처져 매달리며, 열매의 날개는 열매의 나비보다 다소 넓다.

 

 

 

 

 

자작나무는 하얀 나무껍질과 특이한 수형, 그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쓰임새 덕분에 숲 속의 귀족 또는 여왕 등으로 불린다. 목재가 질이 좋고 썩지 않으며 병충해에 강해서 건축재, 조각재 등으로 많이 사용되고, 팔만대장경을 제작하는 목판으로도 일부 사용되었다.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자작나무의 껍질을 종이 대신 사용해 불경을 적어두거나, 신라 고분 천마총 벽화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북부 지방에서는 시신을 감싸 미이라를 만드는 개천(改遷)이라는 풍습이 있었는데, 부모의 장례를 치르고 3년 뒤 다시 묘를 열어 백골이 된 시신을 꺼내서 자작나무 껍질로 빈틈없이 싸고 다시 묻었다고 한다.

 

 

자작나무, 떡갈나무, 옥수수, 벚나무, 채소 등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의 감미료를 자일리톨이라고 하는데, 그 중 자작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자일리톨을 으뜸으로 하고 이를 이용해 충치를 예방하기도 한다. 자작나무의 수액은 식용하거나 술로 만들어 먹는다. 곡우 때 줄기에 상처를 내어 자작나무의 수액을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설로 해마다 봄이면 자작나무를 비롯한 고로쇠나무 등이 큰 고통을 겪는다.

 

수피에는 Betulin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이는 말라리아 및 HIV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지니고 있고 종양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껍질을 백화피라 하여 폐렴, 신염, 급성 편도선염, 옹종, 치주염 등을 치료하는 데에 쓰이고, 수액은 화수액이라고 하여 괴혈병, 신장병, 통풍 등에 효과가 있다. 뿌리는 황달, 지방간, 간경화 등에 사용하여 간을 해독하고 눈을 밝게 한다.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자작나무는 북부지방의 고산지대에 분포하지만, 여름의 고온과 겨울의 건조에 매우 약해 중부 이남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고, 조경용으로 심어놓은 자작나무들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거제수나무(B. costata) : 수피는 갈색빛이 도는 흰색이고 잎 모양은 타원형으로 잎맥의 수가 10∼16쌍으로 6∼8쌍인 자작나무에 비해 잎맥이 배로 촘촘하다.

• 사스레나무(B. ermani)는 나무껍질이 은빛을 띤 흰색이 강하고 톱니가 불규칙하며 잎맥이 7∼11쌍이다.

 

 

☞ 본 분류군의 학명으로 흔히 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가 쓰이나, Betula platyphylla와 자작나무(Betula pendula)는 형태적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즉, 자작나무는 성숙한 줄기가 밑으로 처지는 반면 Betula platyphylla의 줄기는 위로 솟구친다. 또한 두 분류군의 종자의 형태도 다르다. 자작나무의 열매의 날개는 견과보다 약 2배 정도 넓으나 Betula platyphylla에서는 그 견과와 날개가 비슷한 크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