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 10> 봉래폭포, 저동항과 촛대바위
2007. 07. 26
울릉도 여행의 마지막날이다.
오늘은 성인봉에서 저동으로 흘러내리는 봉래폭포와 저동항의 풍경과 촛대바위를 돌아보고, 학포의 만물상을 다녀오면서 사동과 남양 주변의 경관을 구경하는 것이다.
만일 시간이 허락한다면 댓섬(죽도)를 다녀왔으면 싶기도 하지만 어려울 듯하다.
일단 봉래폭포로 가는 택시를 탄다. 폭포까지는 2km 남짓한 거리...
(* 클릭하면 크게 보임)
봉래폭포 휴게소에서 내려 계곡 옆으로 난 길을 오른다.
길 주변에 낯선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뽀리뱅이 비슷한데, 뭔가 달라보이는 꽃. 개보리뺑이도, 그늘보리뺑이도 아닌 것 같은데 뭘까...?
나중에 자료들을 검색해보다가 이것이 서양개보리뺑이라는 귀화식물임을 확인하게 된다.
봉래폭포로 오르는 길, 오른쪽 산 언덕에 천연 에어컨이라고 부르는 풍혈(風穴)이 있다.
아침부터 따가운 햇살에 땀이 범벅인데, 풍혈 앞에 서니 금방 등줄기가 서늘해질 정도로 냉기가 엄청나다. 바로 옆 식당집에서 술통을 보관하는 냉장고로 이용하고 있다.
왜젓가락나물로 봐야 할까...
봉래폭포 입구에는 늘씬한 삼나무로 숲을 이룬 삼림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봉래폭포 못 미쳐 급경사를 이룬 긴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폭포 못지 않게 시원스럽다.
길가 풀섶에서 만난 풀꽃 하나. 탑꽃일까 산층층이일까... 가지가 벌지 않고 줄기에 구불구불한 털이 없으니 산층층이로 보는 게 옳겠다.
드디어 봉래폭포에 이르렀다.
폭포에는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철망을 쳐 놓았고, 폭포를 알맞은 높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세워 놓았다.
자그마한 화산섬의 산간 폭포라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가파른 화산섬 봉우리 어디에서 저렇게 많은 물이 흘러나올까 싶게 장관이다. 폭포의 높이는 25m. 성인봉 원시림에서 흘러 내린 물이 3단폭포를 이루었다.
하루 흘러내리는 수량이 2,500 톤 정도 된다고 하는데, 바로 이 물이 울릉읍 주민들의 소중한 식수원이 되고 있다.
봉래폭포 구경울 마치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다시 저동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린다.
마침 내려올 때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단체 여행객들을 태운 버스 기사가 호의를 베풀어 버스를 함께 탔는데, 마침 다음 목적지도 같아서 저동항 거북바위까지 편안히 간다.
저동항에는 물안개가 뭉게뭉게 피고 있고 방파제 한 켠에 서 있는 촛대바위는 푸른 하늘을 이고 있다.
촛대바위에는 믿거나 말거나 아래와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한다.
모시개 마을(저동)에 한 노인이 아내와 사별하고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조업을 나간 노인의 배가 심한 풍랑을 맞아 돌아오지 않았다. 상심한 딸은 바다를 바라보며 울며불며 밤낮을 보내는데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버지가 탄 돛단배가 돌아오는 환영을 보게된다. 아버지를 만난다는 기쁨으로 딸은 배 있는 쪽으로 파도를 헤치고 다가갔다. 그러나 지친 몸으로 파도를 이기지 못하여 그 자리에 서 버렸고 굳어버린 그녀의 몸은 바위가 되어 솟았다. 그 후 이 바위를 촛대바위 또는 효녀바위라고 부른다.
촛대바위는 일출이 아름다운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부근은 낚시터로 개발되어 있다.
촛대바위에서 눈을 돌리면 저동항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저 뒤쪽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들 중 하나가 성인봉이 아닐까 싶은데, 이곳에서도 성인봉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왼쪽에 보이는 저 뾰족한 봉우리는 아마도 관음봉이 아닌가 싶고 , 성인봉은 그 봉우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지...
저동은 개척민들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모시풀이 많아서 모시개로 불렀다고 한다. 이것이 한자어로 표기되면서 저동(苧洞 ;모시 저 마을 동)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저동항은 1967년 어업 전진기지로 지정되었는데 촛대바위로 이어지는 방파제를 쌓고 항만을 완공한 것은 1979년이니 지금부터 30여 년 전의 일이다.
도동항이 워낙 좁아 태풍 등 기상특보 시에는 동해 먼 바다에서 조업중인 선박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울릉도의 가장 큰 항만이다.
항구 옆 산의 벼랑 위에 핀 참나리꽃
이렇게 봉래폭포와 저동항을 둘러보고 첫날 지나치며 잠시 보았던 학포의 만물상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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