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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행

<울릉도 여행 8> 나리분지와 풀꽃나무들 (3)

by 모산재 2007. 8. 19.

<울릉도 여행 8> 나리분지와 풀꽃나무들 (3)

2007. 07. 25

 

 

흔히 나리분지라고 하는 이곳을 좀더 세분화하여

나리분지와 알봉분지로 나누기도 한다.

 

멀리 왼쪽으로 높이 솟은 산은 미륵봉(900m)이고,

바로 그 앞에 펑퍼짐하게 솟은 봉우리가 바로 알봉(539m)이다.

 

바로 앞 알봉에서 이어지는 길다란 마을 뒷산은 

나리분지를 둘로 가르는 역할을 하는데,

미륵봉에서  동쪽으로  성인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과

알봉 아래로 가두어진 땅을 알봉분지라고 하고,

바로 눈 앞에 펼쳐진 들판을 나리분지라고 하는 것이다.

 

 

 

 

묘한 것은 이곳 사람들에게 알봉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예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알봉마을은 알지만

알봉이란 산이 있는지는 모른다며

서로에게 그런 게 다 있느냐고 묻고 있지 않는가...

 

현재는 알봉분지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숲만 가득 차 있지만

예전에는 알봉마을이 있어서 농사를 지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나리분지만 들판을 이루고 있어서

더덕, 섬엉겅퀴(=물엉겅퀴), 고비, 부지깽이나물(섬쑥부쟁이) 등을 기르고 있다.

 

 

 

이곳에서도 털별꽃아재비들이 종종 보인다.

 

 

 

 

마을 주변에 섬뽕나무이지 싶은 것이 눈에 띈다.

철이 많이 늦은데 오디가 아직도 덜 익었다.

 

 

 

 

너와집

 

지붕에는 너와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무거운 누름돌을 많이 올려 놓았다.

 

 

 

 

투막집

 

울릉도 가옥의 특징인 우데기로 처마 밑의 공간을 둘렀다.

우데기는 눈이 많은 울릉도에서 눈이 들이치지 않게 막음으로써

활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주민들의 지혜가 담긴 것인데 억새로 엮었다.

 

물론 지붕도 벼농사가 안 되는 곳이니 볏짚이 아닌 억새로 였었다.

 

 

 

 

흥미롭게도 울릉도 민가에서는 애기범부채가 흔하게 눈에 띈다.

워낙 자연 환경이 좋아서인지 원색의 꽃의 빛깔이 시원스럽기만하다.

 

 

 

 

수국

 

 

 

 

10시가 넘어 아침을 굶었다고 배가 소리를 낸다.

비빔밥에 동동주 한잔 곁들여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한다. 

 

 

 

 

알봉 가는 길을 식당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알봉이 어딘지를 잘 모른다.

 

다만 예전에 있었다는 알봉 마을의 위치를 알려 줄 뿐이다.

아마도 알봉을 찾는 사람도 별 없는 모양이다.

 

 

지도를 보면서 대조를 해 본 결과

앞에서 말한 펑퍼짐한 봉우리가 알봉이라고 확신하고

그곳으로 가는 산길을 물어서 확인한 다음

마을 뒷산을 넘어 알봉으로 향한다.

 

 

길은 산 속에 있는 밭(이미 묵어 버린)을 향하여 나 있긴 했지만 흔적만 있을뿐

다닌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때로는 수풀에 막혀 있기도 하고

때로는 끊기어 보이지 않기도 해서 여러번 헤매어야 했다.

 

 

이것은 붉은가시딸기(=곰딸기)로 봐야 할듯...

 

 

 

 

이것도 개곽향일까.

 

 

 

 

 

흔하고 흔한 큰두루미꽃의 열매

 

 

 

 

묵어 버린 밭에서 만난 바늘꽃

 

 

 

 

애기도둑놈의갈고리

 

 

 

 

이것은 탑꽃으로 봐야 하나... 싶었는데,

줄기에 꾸불꾸불한 털이 없고 가지를 거의 벌지 않은 점이 이상한데,

아마도 산층층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보는 나비

 

 

 

 

섬바디나물

 

 

 

 

 

 

층층나무과로 보이는데 잎맥의 수로 보아 곰의말채가 아닐까...

 

 

 

 

울릉도 사람들이 고비라고 부르며 밭에서 대대적으로 재배하는 섬고사리

 

 

 

 

도둑놈의갈고리

 

 

 

 

소태나무 비슷한 이 나무는 혹시 울릉도에 자생한다는 가시가 없는 민머귀나무?

 

 

 

 

이 쥐똥나무는 섬쥐똥나무라 봐도 될까...

 

 

 

 

이것은 섬팽나무?

 

 

 

 

바로 알봉 아래까지 접근

알봉은 숲이 차서 접근 불가하여

일봉의 왼쪽으로 알봉분지 방향으로 향한다.

 

여전히 길은 수풀로 가득차 있어서 씨름을 하다시피하며 전진한다.

묵은 밭길은 노출되어 있어서 땡볕과의 싸움도 벌이며...

 

 

 

 

이곳 숲그늘에서도 개곽향이 자생하고 있다.

 

 

 

 

그리고 그늘진 곳에서 우거진 풀덤불을 헤쳐 지나는데

고약한 비린내가 나서 돌아보니 약모밀(어성초) 군락이 넓게 펼쳐져 있지 않은가!

 

 

 

 

야생화를 탐사한다고 풀섶을 헤치며 알봉분지까지 들어왔건만

어제 실컷 보았던 큰두루미꽃, 섬남성, 연령초 등만 보일 뿐

더 이상 색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섬고로쇠나무

 

 

 

 

밭으로 트인 공간을 통해 바라본 성인봉 쪽 능선

 

 

 

 

알봉분지로 이어진 넓은 길

 

 

 

 

섬백리향 군락지로 이어지는 길로 다시 나오고

어제 왔던 길을 따라 다시 나리분지로 향한다.

 

섬오리나무

 

 

 

 

섬벚나무

 

 

 

 

 

 

다시 나리분지 도착하여

 

동백나무 열매

 

 

 

 

울릉도의 주목, 회솔나무

 

주목과 비슷한 모습인데 열매의 씨앗이 과육 바깥으로 길게 나온 점이 눈에 띈다.

 

 

 

 

이렇게 해서 나리분지 야생화 탐사는 끝났다.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별 새로운 것을 얻은 것이 없어 좀은 허탈한 기분이다.

 

 

더위에 시달리며 풀숲을 헤치고 다녀 피곤한데,

마침 과일장수가 와서 자두를 사서 과일 맛을 보며 원기를 찾는다.

 

 

3시가 가까워진 시간에 어제 그 기사의 버스를 타고

또 다시 석포를 향한다.

 

석포에서 내수전 전망대를 거쳐

저동까지 가는 것이 오늘 남은 우리의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