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검룡소와 정암사
2007. 07. 14. 토요일
금대봉, 대덕산 야생화를 보러 가는 게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검룡소 구경이 되어 버린 여행이었다.
금요일 늦은 오후 후배와 함께 서울을 출발하여
태백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가 넘었다.
출발할 때 날씨가 워낙 좋아서
비가 오리라 생각하지도 않았건만
자고 일어난 아침은 안개같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일본을 향해 간 태풍의 여파가 이곳까지 미친 모양이다.
아침 식사로 황태해장국을 먹고 나올 때는
빗방울로 느껴질 정도로 더 나빠지고 있었고
게다가 바람까지 만만하지 않게 분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안개비를 헤치고 두문동재로 올라가니
이게 웬일인가,
등산로 입구 관리 초소에서 입산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막아선다.
그러면서 친절하게 알려준다.
워낙 훼손이 심해서 태백, 정선, 평창 3개군 공동 관할지역인 이곳은 폐쇄하였지만
태백시 관할인 대덕산은 입산이 허용된다고...
그걸 증명이나 하듯이
한떼의 등산객들이 저쪽 등산로로부터 쏟아져 나오지 않느냐.
눈 가리고 아웅도 유분수지,
그렇다면 대덕산쪽에서 오는 사람들도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333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서 대덕산 쪽으로...
대덕산 입구에서 검룡소를 먼저 돌아보기로 한다.
바람에 실린 빗발을 우산으로 받으며 오르는 등산로 옆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흘러내린다.
길섶엔 큰조아재비들이 이삭을 세우고 나란히 섰다.
산우엉으로 봐야 할까...
숲 곳곳엔 산외들이 덩굴을 뻗치며 꽃 피울 날을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한강의 발원지라는 검룡소 입구
검룡소로부터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의 모습
용출수 웅덩이로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에 비해 훨씬 아담하다.
바닥엔 사람들이 던져 넣은 동전들이 보인다.
검룡소(오른쪽)로부터 발원하여 흘러내리는 물.
하지만 (비록 수량은 적지만) 왼쪽에 흘러내리는 물에서 보듯이
더 위쪽에 있는 금대봉 아래의 샘에서부터 한강물은 시작된다.
검룡소로부터 나온 물은 너럭바위 틈으로 힘차게 흘러서
누운 폭포를 이룬다.
곰취로 봐야 할까요...
검룡소를 나와서 대덕산으로 오르려고 하였지만
비바람도 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등산로의 풀들이 우거져서 헤쳐나가기도 쉽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꽃피려고 하는 병조희풀
선백미꽃의 열매
나방
부채마, 암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있다.
꽃이 지고 난 뒤의 초롱꽃 씨방
노란장대의 길다란 씨방
다시 입구로 돌아와서
컵라면을 시켜서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로 향한다.
안개구름이 자욱하여 풍차도 고랭지 배추밭의 장관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바람은 거세게 불어댄다.
잘 보이지도 않는 풍력발전기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는 사이
꼭대기 거센 바람 속에 몸을 흔들어대는 초롱꽃을 담아본다.
다시 되내려오는 길가에서 만난 꽃이 참좁쌀풀일까 하여 차를 세우고 봤더니
그냥 좁쌀풀이다.
그냥 돌아가기는 허무해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는 정암사를 잠시 들러보기로 한다.
함백산의 중턱,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수마노탑이 보이고
바로 그 아래쪽에 적멸보궁이 자리잡고 있다.
적멸보궁
정암사의 적멸보궁은 우리 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이다.
(5대 적멸보궁 : 양산의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산 중턱에 자리잡은 수마노탑을 향한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한다.
금대봉의 야생화는 보지도 못하고 태백을 벗어나 돌아오는 길,
서쪽 하늘은 어디 비가 왔느냐는 듯이 가을하늘보다도 더 높푸르다.
멀리 동쪽 하늘은 여전히 구름이 덮고 있었지만...
☞* 정암사 보기 => http://blog.daum.net/kheenn/902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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