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큰개별꽃의 비밀 (3)

모산재 2007. 6. 22. 00:09

 

<앞글 = http://blog.daum.net/kheenn/11820075에 이어서 계속>

 

 

 

 

내 판단에 심증을 굳히게 해 준 것은 주변에 무더기로 자라고 있는 다른 풀들이었는데,

그것은 줄기가 큰 잎사귀 위로 따로 자라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풀꽃의 정체를 의심의 여지없이 밝혀내기 위해서

아직까지 낙엽만 긁어내고 줄기가 들쳤던 것을 뿌리채 뽑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마침내 산삼을 닮은 뿌리가 드러나면서 나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런데, 세상에나!

 

각각 따로 난 포기인 줄 알았던 줄기가 뿌리에서 한 몸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침 옆에 출처를 알 수 없는 합성수지판이 버려져 있어서 산삼을 모시듯 정중히 눕혀 보았다.

 

 

 

 

뿌리와 줄기의 아랫부분을 좀더 자세히 담아 보았다. 

 

 

 

 

꽃잎을 활짝 연 폐쇄화도 뚜렷하지 않느냐! 

 

 

  

 

그리고 부위별 모습

 

 

 

 

이 풀꽃이 무엇인지는 이쯤에서는 다들 알아챘으리라...

 

잎을 보면 개별꽃의 전형적인 모습이고,

뿌리를 보면 '태자삼'이라고 불리는 개별꽃의 전형적인 뿌리 형태 아닌가!

 

이것이 바로 꽃 피는 시기의 개별꽃인데,

지금가지 내가 본 개별꽃은 이런 모습이 전부였던 것이다.

 

 

 

4월 마지막날에 본 이런 모습에서

꽃이 지고 난 후 저렇게 새로이 줄기가 자라나고

마디마디 층층으로 잎이 마주난 모습으로 변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것은

개별꽃의 정상적인 꽃과 폐쇄화가 피는 시기가 차이가 난다는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이나 도감에서 설명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여기서 개별꽃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시 한번 차례대로 살펴보자.

 

앞에서 보았던 이즈음의 모습(6월 9일)

 

 

 

 

그리고 처음에 보았던 9월의 마지막날,

지금에서 석 달 이상을 더 자라서 억세어진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은 개별꽃이었나 싶을 정도로

본래의 모습에서 많이 멀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줄기를 찬찬히 살펴보면 두 줄의 하얀 선모가 뚜렷한 것이

"나, 개별꽃이오." 라고 외치는 듯하다.

   

 

 

 

다만 의문으로 남는 것은 이것이 기본종 개별꽃인가

아니면 큰개별꽃 등 다른 종류의 개별꽃인가가 문제로 남는데,

이 문제에 들어가면 머리가 터질지 모른다.

 

개별꽃에 대한 백과사전이나 도감의 설명과 제시된 사진 자료 등이 저마다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단서를 제공하듯이

줄기의 꼭대기에는 서로 다른 모습의 꽃 흔적이 달렸다.

 

한가운데에는 길다란 꽃자루에 마른 씨방이 달렸는데

분명 그를 둘러싸고 있는 짧은 꽃자루에 달린 열매(또는 폐쇄화?)의 모습과 다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는 더 충분한 자료가 필요한데,

이것을 발견했을 당시에는 나는 이런 생각까지 하지 못하였다.

 

그래도 짐작해 본다면,

저 가운데 마른 열매는 봄에 핀 정상적인 꽃이고

둘레의 싱싱한 열매는 정상적인 꽃이 지고 난 다음에 생긴 폐쇄화(또는 그 열매)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별꽃이 아니라 큰개별꽃인 걸까?

둘레의 저 싱싱한 열매의 정체가 그 답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인데

좀더 시간을 두고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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