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사패산에서 금마타리꽃을 만나고...

모산재 2007. 6. 10. 18:00

사패산에서 금마타리꽃을 만나고...

2007. 06. 01 토요일

 

 

 

토요일, 오늘은 학생회장 선거일이다.

 

아침부터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인 가운데

등록한 후보자들이 열띤 유세를 펼치고 있다.

 

 

 

좀 느슨한 시간을 이용해서 화단에 핀 꽃들을 담아 본다.

 

 

낙상홍 꽃은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일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꽃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작년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인동덩굴이 낙상홍나무를 타고 앉아서

무더기로 꽃을 피웠다.

 

금은화라는 별명처럼 갓 핀 하얀 꽃과

시간이 좀 지나서 변한 금빛꽃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모르는 사이에 개회나무가 대부분 지고 있다.

 

수수꽃다리, 정향나무와 혈통이 가깝지만

꽃술이 길게 나와 있는 점과

꽃부리가 아주 짧은 점에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다행스럽다고 해야할 것은

학생회장을 하겠다고 나선 팀이 4팀이나 된다는 점이다.

 

선거 유세도 제법 열기가 있는데,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학생회에 주어진 권한이란 게 별로 없고

그러다보니 일상적인 활동도 특별한 활동도 없다.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내세우라고 윽박지르니

공약이란 것도 교육계획과 관련된 것을 베끼는 수준이니

선거만 끝나고 나면 이들이 할 수있는 것이 별로 없다.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하여 학생활동을 진작하는 일은 별로 없고

학교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성금을 대행해서 거두거나

도덕적인 캠페인을 벌이거나 하는 것은

군사독재시절의 학도호국단에서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내용은 별거 없어도 저렇게 열심히 몸짓하는 아이들,

그 열정이 살아 있는 한 희망이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저렇게 발전된 첨단 투개표시스템만큼

학생자치활동의 내용은 언제나 진전될 것인가... 

 

 

 

학생회 선거가 끝나고 나면

남한산을 오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선생이 사패산 등산을 제의한다.

 

집에서 너무 멀어지는 게 부담이기는 했지만,

말로만 듣던 사패산을 이 기회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

 

고, 문, 김 선생님과 함께 창동역으로 이동하여

2,500원짜리 선지해장국을 맛있게 먹고

전철을 타고 의정부역으로 향한다.

 

마로니에 가로수가 산뜻하게 느껴지는 거리를 걸어

의정부 시청과 의회,

그리고 말썽 많았던 사패산 터널을 지나

사패산을 오른다.

 

햇빛은 쨍쨍

날씨가 보통 더운 것이 아니다.

 

등산로 입구 풀섶에는

오리새로 보이는 것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벌써 싸리꽃의 계절이 되었는지

조록싸리꽃이 붉게 피었다.

 

 

 

등산로를 따라서 땅비싸리도 제철이다.

 

 

 

저 멀리 사패산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내려다본 의정부시

 

 

 

이 쪽은 서울 방향...

 

 

 

마당처럼 넓은 너럭바위와

거기에서 바라본 산의 암벽과

내려다보이는 노원, 도봉쪽 시내 모습

 

 

 

 

조금 더 오른 곳에서 본 지도

 

그러니까 우리가 오르는 능선이 범골능선인가 보다.

그리고사패능선과 포대능선을 지나

민초샘에서 다락능선, 은석암 쪽으로 가게 된다.

 

 

 

휴식 뒤 다시 출발

 

 

 

바위채송화

 

 

 

사패산과 사패능선이 갈라지는 곳에서

뜻밖에 올해 다른 학교로 가신 장 선생님을 만난다.

정상을 이미 다녀 내려오는 길이라시는데,

아프터하게 되면 만나기로 하고 사패산 정상으로 향한다.

 

쪽동백 꽃이 아직 남아 있다.

 

 

 

드디어 사패산 정상인데,

너럭바위에는 수십명의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멀리 사패능선, 포대능선,

도봉산(자운봉)과 북한산(인수봉)으로 이어지는 연봉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바로 아래 의정부 방향

 

 

 

그 반대 방향, 고양시쪽으로는 사패터널에서 나온 도로들의 풍경이 황량하다.

 

사패능선을 오르면서 뜻밖에 만난 회목나무

꽃이 제대로 핀 모습은 아닐지라도

처음 만나는 나무여서 정말 반갑다.

 

 

 

그리고 금마타리들이 꽃봉오리를 금방이라도 터뜨릴 듯한 표정이다.

 

 

 

 

포대산불감시초소 아래로 이어진 암릉

 

 

 

멀리 도봉산 자운봉

 

 

 

 

늦게까지 남은 한송이 노랑제비꽃

 

 

 

금마타리는 지천인데

한 주일만 늦게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포대능선의 어느 바위, 그 너머로 보이는 수락산

 

 

 

 

참회나무 꽃

 

 

 

돌양지꽃을 보려면

가을볕이 따가운 계절이라야겠지.

 

 

 

유난히 키가 작은

산앵도나무들 속에 꽃 한송이가 남았다. 

 

 

 

바위 절벽에서 꽃 필 준비하는 금마타리

 

 

 

높은 봉우리라고 아직도 노린재나무꽃이 피어 있다.

 

 

 

산딸나무 꽃도 활짝...

 

 

 

팥배나무꽃도 여지껏 피어 있다.

 

 

 

내려오는 길

넓은 마당 같은 바위 위에 올라서 본 암릉

 

 

산에서 자주보이는 나비(나방?)

 

 

 

늠름한 자운봉

 

 

 

노원들을 향해 내려서는 능선

 

 

 

멀리 건너다 보이는 망월사

 

 

 

그리고 은석암 곁을 지나 하산하다.

 

입구 먹자 거리에서 다시 장선생님이 합류하시고

2차까지 가면서 뒷풀이를 거나하게 하며

회포를 푼다.

 

모두들 마음이 맑은 분들인데

탐욕 때문에 멍드는 교육을 걱정하는 이야기들에

마음이 합쳐지면서 무거운 자리가 절로 즐겁다.

 

아직도 교육이 가야할 길은 멀었지만

욕심 없는 분들이 이렇게

학교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