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4

함양 (4) 화림동계곡의 선비 문화, 군자정 · 영귀정 · 거연정

동호정을 뒤로 하고 금천을 끼고 벋어 있는 국도를 거슬러 2km가량 더 오르면 또 하나의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새들(鳳田)'이라 부르는 마을 앞 계곡에는 거연정, 군자정, 영귀정이라는 정자들이 소리를 지르면 들릴 만한 거리에 흩어져 있다. 숲이 우거진 개울 너머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화림계곡 탐방 안내도를 보니, 황암사라는 사당에서부터 람천정, 경모정을 거쳐 영귀정, 거연정에 이르는 계곡 언덕길을 따라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다. 바쁘지 않게 탐방로를 따라 걸어 봤으면 좋으련만 8명이나 되는 동행들을 설득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 화림동 계곡 탐방 안내도 동호정을 떠날 때 후두둑 듣기 시작하던 비가 제법 젖을 만큼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을 쓰고 길 아래로 내려서니 강가..

함양 (3) 화림동 계곡, 농월정과 동호정

함양 상림을 구경한 다음 화림동계곡(花林洞溪谷)의 정자들을 둘러보기로 한다. 안의면에서 육십령으로 향하는 26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멀리 황석산(1,190m)과 기백산(1,331m)이 우뚝 솟아 있다. 영남과 호남을 가르며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하는 이들 산자락 속에 농월정으로 유명한 화림동계곡과 용추폭포로 유명한 용추계곡이 숨어 있다. 용추계곡, 화림동계곡, 거창의 원학동계곡을 합쳐 화림 삼동(三洞)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황석산의 화림동계곡은 영남 정자의 진수를 보여 주는 계곡이다. 화림동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비단 같은 물결, 금천(錦川)이 흘러내리면서 멋진 너럭바위와 담과 소를 만들며 계곡 곳곳에 세워진 정자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수만 년을 흘러내린 금천의 맑은 물살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

함양 (2) 아름다운 함양 상림(上林), 역사인물공원 유감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함양읍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상림(上林) 으로 향한다. 상림은 함양읍 서쪽을 흐르는 위천(渭川)강둑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인공숲이다. 상림은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신라 진성여왕 때 최치원 선생이 지금의 함양 땅인 천령군 태수로 있을 때 조성되었다고 전한다. 당시에는 위천이 함양읍 중앙을 흐르고 있어 홍수의 피해가 극심하였다고 하는데, 최치원 선생이 둑을 쌓아 강물을 지금의 위치로 돌리고 그 둑을 따라 나무를 심어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숲을 조성하였다. 길이 약 1.6km에 너비는 80~200m, 넓이는 6만여 평 규모다. 강기슭과 하천 부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강둑에 조성한 숲을 '호안림(護岸林)'이라 한다. 함양 상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멋진 호..

함양 (1) 용추계곡의 연암 물레방아공원, 함양 약초과학관

나제통문에서 국도를 타고 함양을 향해 달린다. 덕유산자락을 타고 넘는 고개를 넘어섰는가 했더니 어느덧 3번국도로 들어섰다. 함양 안의땅인지 황석산과 용추계곡을 가리키는 도로 표지판이 나타나자, 문득 용추계곡을 찾아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한적한 계곡을 기대하며 급 우회전하여 용추계곡길로 들어섰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돌아나올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갓길은 몰려든 차들로 빈 자리가 없을 지경이고, 도로 아래 계곡은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중간에 돌아설 수 없어 주차장까지 갔다가 언덕에 외로이 솟아 있는 장수사 일주문만 바라보고 그냥 돌아서고 만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용추계곡이지만, 지난 겨울 함양군이 하도 준설사업을 추진하며 포크레인으로 파내고 계단식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