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평포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표선 방향으로 걷는 길, 호기심으로 숲속 오솔길로 들어섰다가 무밭에서 처음 보는 풀을 만난다. 별꽃, 꼬딱지꽃(광대나물), 개민들레 등이 어우러진 밭이랑엔 알 듯하면서도 낯선 풀꽃이 눈에 띈다. 솔잎처럼 길다란 잎이 돌려난 줄기가 한뼘 남짓 기면서 고개를 들고 있는데, 그 끝에는 여러 개의 꽃봉오리가 달렸다. 그 중 몇은 꽃잎을 열었고 몇몇은 반쯤 핀 모습이다. 줄기와 잎으로만 보면 솔나물을 축소한 듯한 모습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다 생각하면서도 종내 생각나지 않은 이 꽃이 유럽 원산의 들개미자리임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제주도에 널리 퍼졌고 남해안 일부 지방에도 발견되는 석죽과의 외래종 한두해살이풀이다. 키가 50cm 정도로까지 자란다니 개미자리나 갯개미자리에 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