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패랭이꽃 Dianthus sinensis, 패랭이꽃을 노래한 한시 2편

모산재 2009. 1. 12. 12:52

 

돌 틈에서 자라는 대나무란 뜻의 석죽(石竹), 지여죽(枝如竹)이란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줄기가 가는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양지바른 산허리, 바위 틈과 같이 메마르고 척박한 곳에서 자라고 청초한 꽃을 피운다. 

 

꽃 모양이 옛날 민초들이 쓰던 모자인 패랭이 비슷한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패랭이꽃은 흔히 소시민에 비유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는 패랭이꽃을 십자가에 박힌 그리스도를 보고 성모마리아가 흘린 눈물에서 피어난 꽃이라 하여 귀히 여기며, 꽃말은 ‘영원하고 순결한 사랑’이다.

 

 

 

 

대모산 

 

 

 

 

   

 

 

 

● 패랭이꽃 Dianthus sinensis | Chinese pink, Rainbow pink / 중심자목 석죽과 패랭이꽃속

높이 30cm로서 하나 또는 여러 대가 같이 나와 곧게 자라며 가늘고 전체에 분백색이 돌며 털이 없고 매끈하며 마디는 부풀어 있다. 줄기뿌리가 있고 거기에서 잔뿌리가 성글게 난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엽병이 없고 길이 3-4cm, 폭 7-9mm로서 선형 내지는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서로 합쳐져서 짧게 통처럼 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여 거치는 없다.

꽃은 6-8월에 피며 줄기 끝부분에서 약간의 가지가 갈라져서 그 끝에서 한 개씩 핀다. 꽃받침은 원통형이며 길이가 2cm에 5개로 갈라지고, 그 밑에 작은포는 보통 4개, 꽃받침통과 길이가 같거나 1/2정도 된다. 꽃잎은 5개이고, 기부는 가늘게 길며, 판연 옆으로 퍼지고 가장자리가 얕게 갈라지며 바로 그 밑에 짙은 무늬와 더불어 긴 털이 약간 있다.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2개이다. 삭과는 원통형으로 9월에 익어 끝이 4개로 갈라지고 꽃받침으로 둘러싸인다. 종자를 구맥자(瞿麥子)라 한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패랭이꽃속은 꽃받침이 융합되어 통 모양이고, 꽃이 크고 암술대가 2개인 특징으로 석죽과 내에서 구별된다. 꽃받침 아래에 1쌍의 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잎에 사포닌(saponin)이 함유되어 있고 쓴맛을 내어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비뇨기 계통의 치료 및 열을 내리거나 혈압을 낮추는 데 이용한다. 패랭이꽃의 씨앗을 한방에서는 구맥자라 하여 이뇨제나 통경제, 항염제로 쓴다.

 

 

 

 

※ 패랭이꽃을 노래한 한시

 

1. 고려 문신 정습명(鄭襲明)의 오언율시 '석죽화(石竹花)'

 

世愛牧丹紅(세애목단홍) : 세상은 모란 붉은 꽃을 사랑하여서

栽培滿園中(재배만원중) : 정원 가득히 기르고 가꾸네.

誰知荒草野(수지황초야) : 누가 알 수 있을까, 거친 풀밭에도

亦有好花叢(역유호화총) : 또한 좋은 꽃덤불이 있음을.

色透村塘月(색투촌당월) : 빛깔은 시골 연못 속 달빛이 스민듯

香傳隴樹風(향전롱수풍) : 향기는 언덕 나무위 바람에 전하네.

地偏公子小(지편공자소) : 땅이 외져 찾는 귀공자가 적으니

嬌態屬田翁(교태속전옹) : 아리따운 자태는 농부의 차지로구나.

 

<동문선>에 실려 있다. 초야에 묻혀 사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촐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피어나는 야생화인 패랭이꽃(석죽화)에 비유하여, 세속에서 사랑 받는 모란꽃과 대조시켜 읊은 것이다. 어느 환관(宦官)이 '석죽화'를 읊어 임금에게까지 들리니 임금이 감탄하여 정습명을 옥당(玉堂)에 보임하였다는 일화가 <파한집>에 전한다.

 

● 정습명(鄭襲明, 1095~1151) : 고려 중기 인종 때의 문신. 예부시랑, 한림학사, 추밀원지주사 등을 역임. 정몽주의 선조로, 김부식과 함께 인종에게 시폐 십조를 올렸으나 거부되었다. 의종의 태자 시절 스승이었으며 즉위 후 비정을 거침없이 간하여 왕의 미움을 샀으며, 의종이 등용한 김존중, 정함 등 매관매직을 일삼던 폐신(嬖臣)들의 무고를 입게 되자 자결하였다.. 

 

 

2. 이규보(李奎報)의 오언절구 '石竹花(패랭이꽃)'

 

節肖此君高(절초차군고) : 마디는 대나무 닮아서 고고한데
花開兒女艶(화개아녀염) : 꽃이 피면 아녀자처럼 곱기도 하다.
飄零不耐秋(표령불내추) : 가을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버리니
爲竹能無濫(위죽능무남) : 석죽이라 하기에는 무람하구나.

 

* 차군(此君) ; 대나무를 일컫는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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