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9

따라비오름, 세 개의 굼부리를 가진 오름의 여왕

환상의 억새밭길을 따라 드디어 따라비오름에 도착하였다. 억새와 가시덩굴이 엉켜 있는 덤불을 헤치고 오르는 오름의 모습은 여느 오름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거대한 화륜과 굼부리로 되어 있는 단순한 모습이 아니라 봉우리가 여럿 보인다. 바로 따라비오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3개의 굼부리와 6개의 봉우리가 어울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뒤돌아본 풍경. 새끼오름 오른쪽으로 펼쳐진 억새밭 갑마장길, 모지오름으로 이어진다. 울을 이룬 쑥대낭(삼나무) 바깥 지대는 모두 억새밭. 오른쪽 모지오름에서부터 우리가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따라비오름 굼부리 다랑쉬오름을 '오름의 여왕'으로 알고 있었는데, 따라비오름도 '오름의 여왕'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세 개의 굼부리로..

제주도 여행 2014.03.16

환상의 억새길 따라 따라비오름 가는 길

두번째로 찾은 따라비오름. 처음 찾았을 때는 가시리를 지나 따라비오름의 남쪽 주차장으로 가서 솔숲이 우거진 계단길을 따라 올랐는데, 이번에는 성읍마을의 북쪽에서 모지오름을 곁에 두고 한없이 이어지는 억새밭길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며 따라비오름 북쪽 갑마장길로 접근하였다. 모지오름 입구 주변에 잠시 들판이 있지만 앞에 보이는 쑥대낭(삼나무)을 지나면 억새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아마도 갑마장길일텐데, 따리비오름으로 이어지는 억새밭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따라비오름이 희미한 실루엣으로 하늘에 솟아 있고, 오른족으로는 새끼오름이 살짝 보인다. 멀리 앞쪽으로 새끼오름과 그 너머로 큰사슴이오름이 나타난다.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밭. 아마도 억새꽃이 바람에 일렁이는 가을에 찾았더라면 정말 환상의 길이었을 것 같다..

제주도 여행 2014.03.12

제주올레 7코스 (1) 명승 제 79호, 외돌개

점심을 먹은 후 오후 한 나절이나 지난 시간에 제주올레 7코스를 걷기로 하였다. 2011년 여름에 태풍이 휩쓸고 가는 바람에 대신 6코스를 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7코스의 출발점인 외돌개로 향한다. 7코스는 제주 올레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바당길. 서귀포 삼매봉 앞바다에 솟은 외돌개로부터 강정 해안을 지나 월평포구에 이르기까지 모두 14.2㎞의 해안올레로 방문객이 가장 많은 찾는 길이다. '대장금 촬영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그래선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해안 곳곳에서 나무를 타고 올라간 후추등과 그 열매를 볼 수 있다. 아직은 겨울인데 밀사초가 꽃을 피웠다. 외돌개 해안. 동쪽으로 서귀포 새섬과 새연교, 그 너머로 섶섬, 오른쪽으로 문섬이 보인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범섬이 보인다. 용암이 반..

제주도 여행 2014.03.02

제주 올레 6코스 (4) 정방폭포의 절경, 그리고 4.3 대학살의 아픈 역사

정방폭포에서 서쪽으로 300여 m 쯤 걸어가자 정방폭포 입구 주차장이 나타난다. 입구 매표소 주변은 몰려든 사람들로 몹시 붐빈다. 영주 12경의 하나로 꼽히는 국가 명승이자 바다로 떨어지는 유일한 동양의 폭포라는 정방폭포, 장대하게 펼쳐지는 해안 절벽에 하얀 비단 두 폭이 드리워진..

제주도 여행 2011.10.06

제주 올레 6코스 (2) 염포해수욕장, 소금막 포구(하효항), 제지기오름, 보목항

쇠소깍의 아름다운 풍광에 꽤 많은 시간을 보낸 뒤, 길을 떠난다. 쇠소깍을 벗어나면 아담한 검은 모래 해수욕장이 이어진다. 개장된 지 몇 년 안 되는 염포해수욕장... 옛날 이 부근에 소금을 나르는 소금막 포구가 있어 염포라고도 불렀다 한다. 해변 언덕에는 스탠드도 예쁘게 꾸미고 벤치도 충분히 마련해 두었건만 쇠소깍에만 사람들이 붐빌 뿐이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즈음에는 어여쁜 인어상과 해녀상이 있다. 아마도 제주도에서 만나는 해녀상 중에서 가장 발랄하고 섹시한 해녀상이지 싶다. 가슴을 드러낸 인어와 물안경을 올린 날씬한 해녀들의 시선이 당차고 씩씩하기만 한데... 그러나 요즘 제주도에서 이런 해녀를 만날 수 있던가... 어느 중국인 관광객이 인터뷰 중 "바람과 돌은 많은데, 여자는 못 본 것 같다."고 ..

제주도 여행 2011.10.03

제주 4.3의 슬픈 증언 (1)

오늘은 잠들지 않은 남도 제주도에서 4.3항쟁의 비극이 일어난 지 59돌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되새기고 기억하기 위하여 스크랩한 자료를 게시합니다. 1~8회에 걸쳐 연속해서 싣는 이 글은 다음에서 퍼 온 글임을 밝힙니다. => http://blog.ohmynews.com/rufdml/130384(내 마음속의 굴렁쇠) ▲ 녹두 / 강요배 그림 4월, 그 슬픈 아우성 해마다 4월이 오면 제주는 눈물의 섬이 된다. 4월에 꽃망울을 터트린 노오란 유채꽃에도 그날의 슬픈 영혼이 되살아 난다. 지천을 떠돌고 있는 섬사람들의 피울음이 산천을 떠돌면서 살아남은 자들을 향해 통곡한다. 애달픈 우리들의 억울한 죽음을 해원해 달라고, 왜 우리가 죽어갔는지,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밝혀 달라고 슬픈 아우성이다. 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