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02

제주도 (4) 최고의 산책로를 거느린 깊고 푸른 물, 용연(龍淵)

2014. 06. 22. 일 귀경을 위해 공항으로 가는 길, 김 선생이 용연을 보자고 하여 용연을 들렀다. 일출봉에 이어 작년 가을에 갔던 곳을 또 간다. 제주시 용담동, 용두암과 지척인 곳에 쇠소깍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연못 용연(龍淵)이 자리잡고 있다. 한라산에서 흘러내린 한내(漢川)가 오라동을 거쳐 바다와 만나는 곳, 거울처럼 맑고 옥처럼 푸른 물이 잔잔한 깊은 연못을 이룬 곳, 양쪽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석벽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풍경 예사롭지 않다. 용연 위로는 출렁다리(구름다리)가 걸려 있다. 스페인어지 싶은 말을 쓰는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금발의 두 아가씨는 출렁거리는 다리가 신기한지 계속 발을 구르며 즐거워한다. 용연은 제주 12경의 하나로 '용연야범(龍淵夜泛)'이..

제주도 여행 2014.07.10

제주도 (3) 세계자연유산, 성산 일출봉

2014. 06. 22. 일 지난 가을에도 올랐던 성산 일출봉을 또 오른다. 김 선생이 아직 한번도 오른 적이 없다니 소원 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까마득해 보이는 일출봉, 5천 년 전 바다 속에서 수중 폭발해 솟아난 오름이다. 해발 182m인 정상까지 속보로는 10분, 보통 걸음이라도 25분 정도면 충분히 오른다. 주차장에서 일출봉을 바라보면 동암사(東巖寺)라는 절이 마치 출입문인 듯 버티고 있다. 일제시대 창건된 사찰이라는데 성산 주민들에게는 동짓날 팥죽 공양으로 기억되는 절이다. 예로부터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며, 2000년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육지와 연결된 서쪽을 제외한 일출봉의 동·남·북쪽 외벽은 깎아내린 듯한 절..

제주도 여행 2014.07.09

제주도 (2) 남원 해안 경승지, 큰엉

2014. 06. 21. 토 점심을 먹는 다음 김 선생이 큰엉을 가보고 싶다 하여 갔다.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소문나지 않은 명소란다. 남원읍 남원리, 올레 5코스 길이 지나는 곳이다. '엉'은 '넝'이란 말과 함께 낭떠러지로 알고 있었는데 과연 그랬다. 그런데 제주말로는 '엉'을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 그늘이나 굴', '큰엉'을 '큰언덕'을 의미한다고 풀이해 놓았는데, 실제 보고 나니 이 풀이가 그리 맞는 것 같지는 않다. 큰엉은 '바위 그늘이나 굴'이 아니라 그냥 '큰 바위 절벽'이었다. 이 안내석이 있는 곳으로부터 수백 m 해안은 바위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올레 5코스 길은 엉 위로 나 있다. 올레길 5코스는 절벽 위로 이어지는데, 잘 다듬어진 화산석 판석을..

제주도 여행 2014.07.09

제주도 (1) 아쉬움이 있는 에코랜드 테마파크

2014. 06. 21. 토 금요일 저녁 제주도에 도착하여 새로 지은 도사님 집에서 싱싱한 회에다 한라산 소주를 맘껏 마시며 회포를 풀다. 이튿날 오전 도사님이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기차를 탈 수 있는 곳이라며, 곶자왈 지대를 한 바퀴 돌며 원시림 생태를 살펴보는 게 썩 괜찮다며 우리를 데려간 곳은 에코랜드 테마파크. 산굼부리에서 멀지 않은 곳, 조천읍 교래 자연휴양림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인데도 주차장에 차를 세울 데가 없어 두 바퀴나 돌아서 먼 곳에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얼마나 멋진 곳이길래... 그런데, 입장료가 12000원.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들이 많고 연인들이나 여자들 끼리 온 경우도 많은 듯하다. 우리처럼 시커먼 남자..

제주도 여행 2014.07.09

제주올레 21코스 (2) 최고의 전망, 지미오름(지미봉)

하도해수욕장에서 철새도래지를 지나 해맞이해안도로를 따라 성산 방향으로 꺾어지자마자 오른쪽으로 들어서는 농로가 나타난다. 지미오름으로 이어지는 올레길 21코스! 멀리 지미봉 봉우리가 얼굴을 내밀고 농로를 따라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 동쪽 '땅끝'에 솟아 있어 지미오름, 또는 지미봉(地尾峰)이라 한다. 매년 1월 1일에는 해돋이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지미봉 가는 길 주변의 들판은 싱그러운 풀빛으로 가득하다. 지미봉은 말굽형 분화구를 지니고 있는 화산체. 분화구가 북쪽을 향해 벌어져 있는 정면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풀로 덮여 있는 부분이 많은 다른 오름과는 달리 지미오름은 솔숲이 울창하다. 21코스의 화룡점정, 지미오름 입구 해발 165.8m로 경사는 가파르지만, 등산로 길이는 5..

제주도 여행 2014.03.09

제주도 (8) 제주공항과 제주시를 한눈에 굽어보는 도두봉

제주의 마지막 일정은 도두봉에서 멈춰졌다. 몇몇 사내들이 해수탕으로 사우나를 간 사이, 남은 사내들은 도두봉을 한 바퀴 돌고 편의점에서 켄맥주를 사서 차 안에 앉아서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오름 들어서는 입구 쪽의 바다 풍경 제주공항 바로 앞에 솟은 작은 오름인 도두봉(道頭峰)은 한라산과 제주공항, 그리고 제주 시내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곳. 동쪽의 사라봉과 호응하며 제주의 관문 노릇을 한다. 그래서 도두봉은 섬의 머리라는 뜻으로 도두(島頭)로 표기되기도 한다. '도들오름'이란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야트막한 오름이 바다를 배경으로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두봉은 정상부에 분화구가 없는 원추형 화산체로 이른바 숫오름이다. 이 오름은 화산체의 내부를 관찰할..

제주도 여행 2012.04.09

제주도 (7)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 함덕 서우봉(망오름, 서모봉)

김녕을 지나 조천읍 함덕에 이른다. 동승한 사내들이 함덕해안에서 막걸리나 한 잔 하고 있겠다 하여 함덕해수욕장에 떨어뜨려 주어 홀로 서우봉을 오르기로 한다. 거센 바람이 소리를 내며 불어대는데, 좁은 함덕해수욕장 백사장으로 바다는 연신 흰 파랑을 일으키며 달려든다. 백사장을 건너 서우봉 길로 접어들자 모래바람이 귀를 따끔하게 때리며 빠르게 지나간다. 서우봉(犀牛峰)은 함덕해수욕장 동쪽에 바다를 끼고 솟아 있는 오름이다. 제주올레길 19코스가 바로 이 서우봉 해안으로 통과한다. 완만한 등성이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남북으로 나란히 솟아 있는데, 남사면은 완만하고 북사면은 바다쪽으로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북쪽 봉우리를 '망오름'이라 하고 남쪽 봉우리를 '서모봉'이라 하며 둘을 합쳐 '서..

제주도 여행 2012.04.09

제주도 (6) 종달리 갯바위의 신당, 생개납 돈짓당

지미봉 동쪽 해맞이해안도로를 따라 하도리를 향해 달리다, 종달리 옛 소금밭과 두문포 포구를 지나자마자 바닷가 바위에 원색의 천들이 물결치고 있는 서낭당 같은 장면을 발견한다. 이 선생님이 제주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당이라고 한다. 하도리 해안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바다 풍경을 구경하다, 당을 살펴보지 못한 아쉬움을 말하자 되돌아가 가서 보기로 한다. 우도와 일출봉을 수호신인 듯 좌우 앞바다에 두고 종달리 지미봉 바닷가 시커먼 현무암 바위 틈에 자리잡은 신당. 이 신당의 이름, '종달리'와 '신당'이란 말을 키워드로 검색하다가 겨우 '생개납 돈짓당'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성산 일출봉을 앞에 두고 오른쪽에 솟은 갯바위가 생개납 돈짓당 제주도 바닷가 마을에는 돌을 쌓아 간단한 제단을 만들거나 울타리를 ..

제주도 여행 2012.04.08

제주도 (5)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 붉은오름과 선돌바위

따라비오름 산책을 마친 뒤 신산리포구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제주도 동쪽해안을 드라이브하며 공항으로 가기로 한다. 성산 일출봉 전망이 좋다고 하여 섭지코지 선돌바위로 향한다. 일출봉이 보이는 북쪽 해안길은 입장료도 없단다. ※ 성산 일출봉 높이 182m의 성산 일출봉은 2000년에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성을 연상시키는 산 모양으로 성산봉이라 하고, 제주도의 가장 동쪽에 자리잡은 지형에서 최고의 일출 장관을 자랑하여 일출봉이라 하였다. 약 5천 년 전 얕은 수심의 해저에서 마그마가 분출하여 형성된 화산이다. 분화구 직경 약 600m, 분화구 바닥의 해발고도 90m이다. 산 전체가 그대로 정상으로 큰 분화구를 형성하고 분화구 주위에는 99개의 기암이 절경을..

제주도 여행 201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