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상 4

보물 제93호,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여행 마지막날, 일어나자마자 아침 식사도 거른 채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을 보러 출발! 98번 도로로 들어서자 맞은편 야산 중턱 솔숲에 우람하게 선 석불 2존이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에서도 투박한 얼굴 모습이 또렷한데 나란히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정답게 느껴진다. 파주 광탄면 용미리 장지산(長芝山), 석불상 아래에는 용암사(龍岩寺)라는 절이 자리잡고 있다. 일주문 아래 주차장 용암사 일주문 쌍미륵불이 있어서 '쌍석불사'라고도 하는 용암사. 조계종 사찰로 봉선사의 말사이다. 쌍미륵불이 조성된 11세기경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창건 이후의 역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전란 등으로 소실된 채로 있다. 1936년 옛 절터 위에 새롭게 중창되었고, 1979년에 대웅전, 1984년에는 범..

경주 남산 (6) 상선암 선각보살입상, 마애석가여래좌상

복원한 보물 666호 석조여래좌상을 돌아본 다음 다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남산은 참 편하다. 단조로운 흙산도 아니고 험준한 암릉이 늘어선 악산도 아닌데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곳곳에 솟아 있어 변화가 있으면서도 길은 힘들지 않다. 숲은 너무 어둡지도 않고 밝지도 않고 적당히 깊다. 갑자기 길섶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들꿩 한 마리가 마치 닭처럼 슬슬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다. 길가에서 불과 몇 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불국토 경주 남산에서는 꿩까지도 불심을 가지셨나. 사람을 통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건 말건 한번 흘낏 쳐다보곤 딴전이다. 꿩고기 맛을 아는 사람 만나면 안 되는데... 남산이 그런 살생의 욕망을 막아 주려나.....

경주 남산 (5) 삼릉계 석조여래좌상(보물 제666호)

붓으로 스케치한 듯 활달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선각육존불을 떠나 다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등산로 위로 보이는 능선에는 크고작은 바위들이 아담하게 솟아 있는데, 그 모든 바위들에 불상들이 새겨져 있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자꾸만 그 바위들을 흘끔흘끔 살펴보게 된다. 계곡 풍경 ■ 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 보물 제666호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능선을 이룬 언덕 위에 모셔진, 커다란 광배가 도드라진 멋진 석조여래좌상을 만난다. 그런데 보물로 지정된 불상의 모습이 천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끼가 없이 너무도 깨끗하여 의아스럽게 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이 불상은 마애불이 아닌 불상으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불상으로서 꽤 알려진 것이다. 남산의 석불상 중 자연석에 새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