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5

운남 여행 (18) 중뎬(샹그릴라), 송찬림사와 나파하이 호수

3000m를 넘는 고산 분지의 드넓은 평원에 자리잡은 중뎬. 샹그릴라는 운남성 티베트인(장족)의 중심지이자 티베트 땅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나파하이(纳帕海) 호수는 이 드넓은 분지의 북서쪽에 있는 호수다. 중뎬은 차마고도를 오가는 마방들에게는 최고의 휴식처였다. 드넓은 능토로 농산물이 풍족하고, 나파하이 호수 주변에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말들도 배불리 먹일 수 있었다. 이 초원을 '의라초원(依拉草原)'이라 부른다. 나파하이 의라초원 가는 중간에 동쪽으로 보이는 이 길은 송찬림사로 연결되는 길인 듯하다. 초원에는 말과 소는 물론 돼지들도 자유롭게 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소는 황소와 야크의 잡종인 편우(犏牛)가 많다. 편우의 젖은 장족에게 없어서는..

운남 여행 (17) 중뎬(中甸), '마음 속의 해와 달' 샹그릴라 옛 마을

샹그릴라(香格里拉)는 티베트어로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이다.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이 1933년에 발표한 에 나오는 지명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로 묘사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인도와 파키스탄 내전 중에 인도 주재 영국 영사인 콘웨이는 세 명의 백인들과 함께 여객기에서 납치되어 티베트의 오지에 도착한다. 해발 8천 미터 가량의 험난한 산맥을 넘어서 그들이 이끌려 간 곳은 크고 장엄한 라마 사원. 마을은 푸른 달의 산’이라는 8,400미터의 카라칼라 산과 험준한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 세계와 단절된 불가사의한 땅으로,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탈출하기가 어려우며 세월도 느리게 흐르는 불로장생의 땅이다. 이곳..

운남 여행 (16) 중뎬(샹그릴라), 3500m 고산 호수 비타하이의 야생 풀꽃들

8시쯤 일어났다. 쌀죽과 쌀국수, 삶은 계란, 만두, 빵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9시경 비타하이(碧塔海) 호수를 향해 출발한다. 하늘은 잔뜩 찌푸린 모습이다. 농가 주변 들판에는 노란 유채꽃, 희고 붉은 감자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파란 이삭을 내민 밀밭이 출렁이고 있다. 소와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 초원을 지난다. 소들은 야크와 황소의 잡종인 '티벳 편우(犏牛)', 장족말로 조(Dzo)라는 잡종이라 한다. 편우의 젖으로 만든 수유차(酥油茶)는 최고로 친단다. 9시 45분쯤 비타하이 입구에 도착한다. 비가 내리고 있어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 이동하여 투어 버스에 오른다. 우리 일행이 거의 전부인 버스에서 중국어 안내가 시작된다. 안개까지 잔뜩 끼어 호수를 제대로 볼수 있을까 걱정... 비타하이는..

운남 여행 (15) 백마설산에서 만난 고산 야생화들, 중뎬 장족의 저녁 공연과 놀이

더친 골짜기를 돌아 샹그릴라(중뎬)로 돌아오는 길, 매리설산을 이별하는 마음이 몹시 안타깝다. 어쩐지 더친이야말로 진짜 샹그릴라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설산과 계곡과 마을이 신비로웠는데... 한번 온 길인데도 돌아가는 길은 눈에 이미 익숙하다. 눈을 감으면 샹그릴라까지의 길이 환히 떠오른다. 184 km나 되는 길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어찌 이리 선명히 떠오르는지...! 백마설산을 넘는 4292m 고개까지는 5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더친에서 왔던 길. 굽이굽이 오르는 길 위에 마방들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진다. 그리고 또 4170m 고개를 넘어 작은 골짜기로 내려서는 길, 골짜기는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의 천국을 이루고 있다. 차를 세워달라고 부탁하고 10여 분 간 야생화와 만나는 시간을 가진다. 용..